정치2011.04.14 06:02



조중동이 추구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올들어 카이스트 학생 네명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하나같이 서남표총장과 같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며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는 없다’는 논리다.

경쟁에 공짜는 없다? 이들은
“미국의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는 서총장의 논리에 동조하며 학생 한둘이 죽는 게 뭐 그리 대수냐는 논조다.


조선일보는 4월 8일자 “카이스트 개혁, 따뜻한 마음과 어루만지는 손길 보태져야”에서 이 나라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하나라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까지 떠내려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카이스트 학생자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투다. 

4월 11자 ‘KAIST, 멀리 내다보며 오늘의 문제 풀어야’라는 주제의 사설에서는 ‘정부와 정치권, 사회단체들이 끼어들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카이스트가 지닌 자생적(自生的) 문제 해결 능력을 훼손하고 '개혁을 개혁하겠다'는 명분으로 한국의 대표적 대학 하나를 망가뜨릴 위험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4.13일자 사설 ‘교육과학부, 카이스트 문제 本質을 바로 보라’까지 내보내 학생의 자살은 외면하고 서남표 구하기에 올인하고 있다.


중앙일보 논조는 코미디를 연상케 한다. 4.9일자 사설 ‘KAIST의 비극, 서남표식 개혁 재검토하라’는 기사에서는 ‘세계 일류 대학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학생들이 “우린 이런 학교를 원하지 않았다”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분위기에서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경쟁력이 나올 리 만무하다.’면서 ‘서 총장은 구성원의 신임을 다시 묻고, 교육시스템 개선에 장애가 된다면 용퇴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13일자 사설에는 9일자 내용과는 360도 다르다. 중앙은 ‘KAIST발 대학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는 사설에서 ‘학생 네 명과 교수 한 명이 자살한 사태는 분명히 커다란 비극이다.’면서 ‘세계 일류를 향한 KAIST발(發) 대학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며 말 바꾸기까지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4월 9일자 KIST학생자살과 ‘경쟁 탓’ 여론몰이라는 주제의 사설에서 ‘’학생들의 자살원인을 서총장의 경쟁중심 개혁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합리적인 분석이 아니라고 우리는 본다’고 했다. 또 ‘서총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4년 4명, 1996~97년 2년동안 8명이 지살했다... 미국 영국 등 외국명문대학자살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대학생 자살은 2008년 332명, 2009년 249명이나 됐다‘면서 유독 KIST학생 자살이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는 것은 ’과학영제집단’이라는 이 대학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자살이란 흔히 있는 일인데 카이스트 학생 몇 명 죽는 게 뭐 그리 대수냐는 논조다.

4.12일자 ‘카이스트교수들의 이성적선택 “개혁에 고통 따른다”’는 주제의 사설에서 좌파 진영과 일부 인터넷매체에서는 카이스트사태를 경쟁위주의 대학교육이 초래한 비극이라고 몰아가고 있다.’며 우리사회의 유별난 쏠림현상과 경박한 표플리스트들의 비난에 KIST가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중동이 추구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서남표식 개혁을 위해 학생들의 죽음따위는 문제가 되게 없다는 식인가? 효율과 경쟁, 승자만이 살아남는 경쟁지상주의, 승자지상주의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것인가? ‘경기 전에 승패가 결정난 게임’, 막가파식 경쟁만이 살길이라는 황당한 가치관의 신문이 조중동이다. 왜 조중동이 서남표 살리기에 올인하는 지 알만하지 않은가? 거기다 신문의 논조까지 바꿔가면서 서남표구하기는 꼴볼견이다.

학생의 자살이 징벌적 등록금제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0.01점 떨어질 때 6만원씩 내야하고 2.0 아래로 내려가면 한 학기에 750만원까지 내야하는 제도. 2008년에 등록금을 낸 학생이 302명에서 2009년에는 611명으로 증가했고, 재학생 7805명 중 1006명이 학점에 따라 1명 당 평균 254만원의 등록금을 납부하게 됐다면 책임을 개인에게만 지울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재학생 8명중 1명에 징벌적 등록금을 내고 있다면 서총장은 학생자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http://chamstory.tistory.com/531)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이들 권리는 자유, 소유권, 안전및 압제에의 저항이다"(헌법 제 10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고 한계상황에 도달해 죽음을 선택한 학생의 인권은 폐기처분의 대상인가? 7805명은 다 멀쩡한데 왜 4명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느냐고 힐난(詰難)할 것인가?

모든 학생이 다 3.0이상 점수를 받지 못한다. 말로만 절대평가라면서 서열을 만들고 낙오자는 자살을 택해도 모르쇠로 일관할 것인가? 확인할 수도 없는 어느 날의 행복을 위해 모든 날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인간적이지 못하다. 조중동의 서남표총장 구하기는 꼴사납다. 서남표총장은 학생자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옳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