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시작하려는데 한 학생이 뭘 가지러 다른 책상쪽으로 가려다 바지가 내려가서 팬티가 드러났다. 허리띠를 풀고 앉아있었든 것이었다.  

하도 궁금해 “예! 넌 왜 허리띠를 풀고 앉아 있는 거니?” 하고 물었더니 내 질문에 대답 대신 웃기만 했다.
“선생님! 쟤 변탭니다.”  옆에 있던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하는 바람에 교실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비몽사몽간에 졸음을 참고 있던 학생들도 웃음소리에 잠이 확 달아나 버린 것 같았다. 웃음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하게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한다. 수업도 하기 싫은 차에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거든다.


"맞아요! 게 원래부터 그래요" 그런 소리며 "변태는 여기도 또 있어요" 하는 소리도 들린다. 무슨 사연이 있기는 있는 것 같았다. 웃는 아이들 사이로 지켜봤더니 허리띠를 풀고 있는 학생은 하나뿐만 아니다. 밥을 금방 먹은 것도 아닌데 궁금증이 더해

“너희들 진짜 변태냐?” 했더니 “맞아요!” 하면 맞장구를 친다.  머리가 나빠선지 얼른 진의를 몰라 허리띠를 풀고 팬티가 드러나게 앉아 있는 학생 중 하나에게 직접 물었다?

“야 ! 말해봐! 왜 팬티바람에 앉아 있는 거니?” 이 녀석 웃으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선생님! 허리띠를 매고 앉아 있으면 숨이 답답해서.... !“ 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아차!’ 내가 교직생활 40년 가까이 해도 아이들의 세계를 이렇게 모르다니...! 부끄럽고 미안해 얼굴이 화끈 거렸다.

다음은 사이버에 떠도는 어느 고3 학생의 일과다

06:00 알람기상..
06:00 ~ 06:30 씻고 옷 입고.

06:30 ~06:50 까지 밥 먹고..
06:50 ~ 07:00 스쿨버스 탑승..
07:00 ~ 07:30 이동 중 버스에서 잠...
07:30 ~ 08:00 자유시간.. 대략 잠자는 시간..
08:00 ~ 09:00 EBS등 방송 시청..
09:00 ~ 12:50 .. 정규수업..;
12:50 ~ 13:50 점심... 남는 시간 놀거나.. 공부할 놈은 하는..
13:50 ~ 18:50 정규수업 과 보충..
18:50 ~ 19:30 저녁..;;
19:30 ~ 23:00 야자타임...야자놀이 하는 시간이 아님..
23:00 ~ 23:30 스쿨버스=_=;;보통 2시까지 도서실에서 공부하는 애들도 있음... 
4당 5락(4시간 자면 합격, 5시간 자면 불합격)은 아직도 유효하다.


식욕은 왕성한데 먹고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애들. 집과 학교를 개미 쳇바퀴돌듯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이 살이 지지 않을 수 있을까? 청소년기 열일곱, 여덟 청소년이 배가 나오는 현실. 그래서 허리띠를 매지 못하고 풀어헤치고 앉아 있는 교실. 솔직히 말해 특기나 소질개발이 아닌 시험문제풀이를 위해 하루 열일곱시간 이상을 책상 앞에 앉혀놓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야만적인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배만 나오는 게 아니다. 딱딱한 나무의자에 열일곱 시간을 앉혀놓으면 어떤 허리가 멀쩡하며 눈이며 위장이며 성한 곳이 있겠는가?  언젠가 친구들의 모임 자리에서 '사위를 보려면 서울대 졸업한 사위를 보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웃었던 일이 있다.

서울대학을 입학하려면 적어도 멀쩡한 체력을 가지고 합격할 수 없다는 해학적인 소리가 농담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 그렇게 한 공부가 정말 인생을 살아 가는데 도움이 되는 산지식인가 하는 게 문제다. 올해도 수능을 치기 전 날, 장도식을 마치면 지금까지 공부하던 교과서며 참고서를 쓰레기 하청업자를 불러 폐휴지창으로 보내진다.

시험을 위해 준비한 지식은 시험이 끝나면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열화된 대학을 두고서는 어떤 개혁도 불가능하다. 정부수립 후  20번 가까이 바뀐 입시제도가 말해 주듯 야만적인 입시교육은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입시교육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대통령. 교육부 장관...

그 누구도 하나같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니 지켜질리 없다. 내 아이 출세를 위해 '3년간만 죽었다고 생각해라!" 그게 어디 3년인가 초등학교부터 일류대학 준비를 위해 학원으로 내 몰면서. 내 제자 출세시켜 훌륭한(?)선생님이 되겠다는 교사가 있고 내자식 출세를 위해서라면 기러기 아빠도 파출부도 불사하는 나라.

교육개혁을 하겠다면서 시장논리를 내세워 불평등을 대물림시키는 정부....바른말 하는 전교조의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아랫돌 빼 윗돌괘는 교과부는 언제까지 국민들을 기만할 것인가?

- 필자가 정년퇴임 전 수업시간에 있었던 얘깁니다 -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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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말 열심히 공부하네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쉽지 않는 부분이라...

    정말 아이들을 이해 한다는 것이...

    변태 아닌 것 같아요.

    2011.02.26 06:41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내용이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라면 좋을텐데...
      그게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2011.02.26 23:21 신고 [ ADDR : EDIT/ DEL ]
  2. 영국의 유명 사립고등학교에서 꼭 했던 교육과목이 체육이라고 합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마음껏 육체를 쓰게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체육하면 피곤해서 공부못한다고 자꾸 줄인다니 ㅠㅠ
    아이들이 무엇을 위해 저렇게 하는지 교육이 아니라 시험 기계가 되고 있네요
    저는 솔직히 지금 체계에서 아이가 공부를 정말 잘한다면 아예 검정고시로 대학만 가게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할 때가 있습니다.

    2011.02.26 07: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국영수는 주요과목이고
      다른 교과는 기타과목이라 하지 않습니까?
      사회도 없애고 체육도 안하고....
      어떤 인간을 만들고 싶은지...?

      2011.02.26 23:22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는 하루라도 빨리 이 나라의 교육제도가 입시로 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1인 입니다. 대학에 가서 자신의 취향 등에 따라 자유롭게 공부하고 전문인이 되어 졸업할 때 까지 마음껏 뛰어놀며 자신의 창의를 자연으로 부터 배우고 발산하는 그런 기회가 있어야 하지않을까 싶습니다.황금같은 19세 까지는 감옥살이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우리 아이들이 넘 불쌍하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막상 대학을 졸업해도 4대문 안의 학생에 뒤쳐지면 하마마나한 교육제도....정말 갑갑한 나랍니다. 안튼 선생님 건강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2011.02.26 07:50 [ ADDR : EDIT/ DEL : REPLY ]
    • 고등학교에서는 많이 놀고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에 가서 열심히 하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는 산진국과 반대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2011.02.26 23:23 신고 [ ADDR : EDIT/ DEL ]
  4. 만년지기우근

    아이들이 불쌍합니다.
    억지공부만 해야하는데
    참 교육이란?
    책상앞에 앉아 있는 건가요.

    2011.02.26 07:58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습니다.
      비극입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들에게는 인권도 개성도 소질도... 유린당하는 현실이...

      2011.02.26 23:25 신고 [ ADDR : EDIT/ DEL ]
  5. 저희때는 3당4락이었습니다 ㅜㅜ

    2011.02.26 08: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초인적인 인간을 키우겠다는 걸까요?
      정말 그렇게 배운 지식이
      사회에 나가서 다 필요한 것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2011.02.26 23:26 신고 [ ADDR : EDIT/ DEL ]
  6. 3년만 죽었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이 없습니다. 이게 비극입니다. 건강한 주말되세요

    2011.02.26 08:26 [ ADDR : EDIT/ DEL : REPLY ]
    • 3년만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그런데 그 3년이 허송세월이였다면...?
      수능 시험 하루 전에 교과서면 참고서 다 꺼내 불태우던데요?
      그게 졸업과 동시에 사험이 끝나면 필요없다는 얘기 아닐까요?

      2011.02.26 23:28 신고 [ ADDR : EDIT/ DEL ]
  7. 이렇게 된 것에는 정치적 책임도 있고, 거기에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곧이 그대로 받아들여 아이들을 그저 인형으로 만드는 부모님들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1.02.26 08: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우민화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군대갔다오면 사람도니다는 말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폭력 앞에 알아서 기는 이중 인격자가 되는 것인데...
      교육도 현실에 필요하지 않은 것 배우다 우수한 학생들 보면 열패감 느끼며 공부모하면 가난하게 살아도 싸더 그런 생각하게 하는 건 아닐까요?

      2011.02.26 23:30 신고 [ ADDR : EDIT/ DEL ]
  8. 저렇게 생활만 하다보니..
    체력은 바닥이 된다죠.
    제가 볼때는 대학에서의 학업이 더 중요한데
    우리는 거꾸로 인거 같습니다.

    2011.02.26 09: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거꾸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개성과 소질과 치미와 특기를 찾아내고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혼신의 힘을 쏱아 공부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011.02.26 23:33 신고 [ ADDR : EDIT/ DEL ]
  9. 저렇게 죽어라
    공부만 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011.02.26 09:22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꼭 필요하다면 해야지요.
      그런데어른들에게 물어모면 살아가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배우지 않는 경향이 있다지 않습니까?

      2011.02.26 23:34 신고 [ ADDR : EDIT/ DEL ]
  10. 저는 이것에 순응을 잘 했던 것 같습니다.
    반에서 1등을 했는데, 반에서 1등한 아이는 맨 앞줄에 세우고, 등수가 낮은 애들은 뒤로뒤로.... 꼴등한 아이는 맨 뒤에(대걸레 있는데) 세웠습니다.
    저는 우월감을 맛보았죠.. - 최소한 공부를 한다는것에 싫증은 나지 않았었으니까, 싸움에서 이긴 것 같은 그런느낌...
    그러나 뒤에 있는 애들은, 얼마나 열등감을 느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신들도 하고 싶어하는, 원하는 다양한 것들이 있을텐데 오로지 입시에 종속되어야 하는, 모든 것은 깡그리 무시되고, 줄세우기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

    2011.02.26 09:42 [ ADDR : EDIT/ DEL : REPLY ]
    • 하루님 블로그에 가보니 일등한 학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못따라 가는 학생들...
      '공부 못하면 가난하고 푸대접받아도 싸다.'
      이렇게 되면 심각하지요?
      사실 학교는 그런 열등감을 심어주고 있잖아요?

      2011.02.26 23:37 신고 [ ADDR : EDIT/ DEL ]
  11. 아.. 참고로 저 일정은 거의 고등학생들에겐 사실입니다...
    근데, 더 황당한 건
    "야, 사회나가봐... 고등학교 때 이렇게 생활하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 건지 알아? 사회나가면... 이것보다 힘들어, 오히려 그땐 아마 그렇게 (시간표대로 했었을 때가) 그리워 질걸"
    이라고 말하는 선생도 있다는 거죠.

    2011.02.26 09:45 [ ADDR : EDIT/ DEL : REPLY ]
  12. 체육수업 비중을 키울필요도 없이 짜여진 커리큘럼대로만 수업을 제대로 해도 체육활동을 통해 어느정도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할겁니다. 허리띠 풀어헤치고 팬티보이게 앉아있는 아이들이 남학교라면 봐줄수
    있겠지만 남녀공학이라면 학생들도 문제가 많네요. 아마 사진은 그냥 참고용이겠지요?

    2011.02.26 10: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바로 그것입니다.
      체육이나 미술, 음악 같은 과목 교육과정대로 하는 것...
      그게 공교육정상화요, 학교를 살리는 확실한 길 맞습니다.

      2011.02.26 23:38 신고 [ ADDR : EDIT/ DEL ]
  13. 허리띠까지 풀고 공부해야하네요.
    변태소리 들어가며...
    공부하는 아이들은 소화시킬 시간도 부족하지요.
    참 문제네요. 정말....
    아이들 건강은 어찌되는 것인지.

    2011.02.26 10: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성인병 비만.. 청소년들에게 이런 병이 왜 생기겠습니까?
      그래도 우리나라 엄마들..
      '3년만 죽었다 하고 참고 살아라..!'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 3년간 배운 지식이 과연 3년을 고생한 만큼 가치가 있을까요?
      모든 아이들에게...

      2011.02.26 23:40 신고 [ ADDR : EDIT/ DEL ]
  14. 참 무조건 아이들을 다그칠 일이 아니군요 ^^

    2011.02.26 10:51 [ ADDR : EDIT/ DEL : REPLY ]
    • 전자사전 하나면 다 해결될
      지식을 달달 외우느라고 인생을 저당잡히는 나라...
      사고하고 판단하고 사람답게 살 길을 가르치는 일에는 외면하면서...
      그게 학교 교육의 현장이랍니다.

      2011.02.26 23:42 신고 [ ADDR : EDIT/ DEL ]
  15. 비밀댓글입니다

    2011.02.26 10:52 [ ADDR : EDIT/ DEL : REPLY ]
  16. 변태들 많지요. 학생들 입에 발린 말이 변태라는 소리입니다.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할라치면 무조건하고 일제히 터져 나오는 말. "변태". 변태라는 말이 어려서 우리 학창시절에는 어려웠던 단어였는데 요즈음에는 너무도 쉽게 내 뱉더군요. 변태. 세상이 악해진 결과일까요?

    2011.02.27 2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커는 아이들...
      교육의 목적이 뭔지...
      이대로 계속해도 좋은지...
      이런 교육을 받으면 사람답게 되는지...
      그런 건 개의치 않고 오직 경쟁.. 일등...만 찾는 교육.
      그게 교육인지 경쟁인지 구별이 안 됩니다.

      2011.02.27 22:11 신고 [ ADDR : EDIT/ DEL ]
  17. 우리나라가 언젠간 핀란드에 비슷해 지기를 바랄뿐입니다.

    2011.02.27 22: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 말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나 핀란드 같은나라..
      미국과 일본같은 막가파식 자본주의만 아니어도 좋을텐데
      유럽식으로 가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2011.02.27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18. 저를 속이고 있군요.

    2012.05.09 06:51 [ ADDR : EDIT/ DEL : REPLY ]
  19. 어떻게 지내십니까?

    2012.05.11 12:1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