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사람은 다 훌륭한 사람일까? 세상에는 유명한 사람은 많지만 훌륭한 사람은 많지 않다. 유명한 사람이란 남다른 특기가 있거나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맨, 기업가, 정치인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이 아무리 유명해도 무조건 훌륭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유명한 사람과 훌륭한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보면 대학을 나와 외국에서 수년간 연수까지 하고 온 지식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을 보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비판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을까. 춘추전국시대 맹자는 사단칠정(四端七情)에서 시비지심(是非之心)을, 중국의 당 태종은 관리를 선발하는 기준이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중시했다. 민주주의에서 주권자들은 어떤 기준에서 나라의 일꾼을 선택하는가?
■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나라의 주인이 대통령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다. 대통령은 주권자가 국민을 위해 임기 동안 정치를 하라고 선택한 고용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우리나라가 민국(民國)인지 제국(帝國)인지 분별이 안 된다. 엄연히 헌법에는 ‘입법권은 국회에, 행정권은 정부에, 사법권은 법원에 있다’고 삼권분립을 명시하고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여당은 대통령의 행정부 직속 기관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 재선은 1회 가능한 단선이지만 대통령의 막강한 힘은 ’인사권‘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는 대략 9000개 안팎이다. 많게는 1만개 남짓으로도 본다. 장관급 27명과 차관급 90명 등 고위 공직자 117명에 3급 이상 정부 부처 고위 공무원 1500여명, 검사 이상 검찰 직원과 경정 이상 경찰 직원, 참사관 이상 외무 공무원, 국립대 총장 등 교육 공무원을 모두 합한 숫자다.
행정부와 대통령 직속기완 이외에도 대법원장을 비롯해 대법관 14명,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 9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3명 등 헌법기관 고위직 26명도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기업 기관장과 감사도 대통령의 인사 대상이다. 대통령은 한국관광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 17개와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준정부기관 29개 등 총 46개 기관의 80여명에 대한 인사권도 갖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에는 ‘유명 인사’라 쓰고 ‘유능 인사’라고 읽는다. 전직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입법, 사법, 행정부의 장·차관을 지냈거나 전직 언론인, 검찰, 교수, 의사라면 그가 그 직에서 무슨 짓(?)을 했거나 상관없이 다 훌륭한 사람(?)이 된다. 심지어 일제강점기시대 고위직에서 근무 경력이나 유신시대 복무한 인사들까지도 유명한 사람(훌륭한 사람)으로 인정해 줄 정도니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왜 주인에게 꼬리를 치는 강아지 노릇인들 못하겠는가.
■ “각하시원하시겠습니다” 기억하세요?
과거 “이승만 대통령이 광나루에서 낚시를 하던 중 방귀를 뀌자 옆에 있던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익흥 내무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라고 아부(阿附)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아첨은 참으로 무섭다. 소크라테스 말대로 아첨배는 ‘생사람을 잡아 먹기’도 하고 ‘한 나라를 망쳐 먹기’도 한다. 아첨배는 권력자에게의 직언을 방해한다. 맹목적으로 충성심만 강요한다. 권력자 앞에서 알랑거리며 맹목적 충성심만 강요하는 사람, 공익을 빙자해 사욕을 채우는 사람 등이 그런 부류들이다.
이 정도는 술자리 안줏감으로 웃고 넘길 일이지만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의 주변에는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는 사람들로 들끓고 있다.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쥔 군주 시대에도 임금을 보필하는 보좌관들은 목숨을 걸고 ”전하 아니되옵니다“라고 했는데 대통령 비서실이나 정책 담당 보좌관들은 대통령의 안색이나 살피고 그의 실수나 불의를 감추어주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대표적으로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쇼핑’ 논란을 보면 그렇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호객 행위”에 따라 방문한 것이라 했고, 여당은 “문화 탐방” “외교 행위”라고 두둔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쟁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또 “김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이 나온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용산 어린이 정원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주제로 한 색칠 놀이 도안을 제공해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현장에 빈 도화지도 있다”라고 했다. 이런 현실을 두고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의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시비지심이 없는 사람들로 들끓는 세상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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