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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이야기

'주자가례' 이제 ‘차례상 표준안’으로 바꾸세요

by 참교육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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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 여기에 육류, 생선, 떡을 추가할 수 있고, 상차림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할 수 있다. 만들기 수고로운 전을 차례상에 올리지 말고, 음식 가짓수도 최대 9개면 족하다.”

- 성균관이 발표한 ' 추석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와 ' 표준화 차례상' -

성균관(관장 손진우) ·외부의 의례 전문가들이 모인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위원장 최영갑, 이하 '위원회')’가 지난해 95일 전통명절 추석을 앞두고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입니다.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명절증후군이라는 신조어까지 나타나고 성차별, 세대갈등 논란까지 그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보다 못한 성균관의 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을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표준안에 따르면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4가지)과 술을 포함해 9가지로 권고됐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린다면 육류, 생선을 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는 내용입니다.

사진과 지방(紙榜)은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나 사진을 두고 지내도 괜찮고, 과일 놓는 방법은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으니 편하게 놓으면 된다. 또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성묘는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가정도 있고, 차례를 지내지 않고 바로 성묘하는 가정도 있어 가족이 논의해서 정하면 된다.”는 내용입니다.

<아직도 주자가례 예법인가>

우리 조상들은 언제부터 송나라 때 주희의 <주자가례>에 따라 차례상을 차렸을까요? 유가 사서오경의 하나인 <예기>에는 대부는 조상 3, ()1대에 한해 제사를 올리는 게 예법으로 돼 있었습니다. 송나라 때 주희의 <주자가례>에 이르러 사대부 모두 지위에 관계없이 조상 4대까지 제사를 올릴 수 있게 했습니다. 장인용의 <주나라와 조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애초 고려 때까지 제사와 상속에 외손들도 동등하게 참여했습니다.

조선 초기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으며 <주자가례>의 예법을 도입해 제사와 상속에서 남자 중심, 장자승계를 원칙으로 세웠습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친 17세기 중반 이후엔 사대부 실권이 왕권 못잖게 강해지면서 가문을 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의 차례상 예법을 보면 신위(神位) 앞에 시접과 잔반을 놓고 밥(), () 등을 놓는다. 다음으로 둘째 줄에는 적과 전을 놓는다. 셋째 줄은 나물, 맨 끝줄에는 과실과 조과(造菓)를 진설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제사란 무엇인가>

제사(祭祀)란 신이나 신령, 죽은 사람의 넋 등에게 제물을 봉헌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제사에 해당하는 조상 추모 의식은 존재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유교적 제례 행위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교식으로는 기본적으로 사대봉사(四代奉祀)라고 하여 '제주(祭主)'4대조(, 조부, 증조부, 고조부)까지의 제사를 지내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4대가 넘어가면 매안(埋安)이라고 하여 신위를 사당에서 옮겨 땅에 묻고 원칙적으로 더 이상 제사를 지내지 않았습니다.

이후 5대조 이상의 조상은 개개인의 기일이 아닌 음력 10월에 동시에 기리는 묘사(墓祀)를 지내거나, 큰 공을 세운 조상의 신위는 시대가 지나도 옮겨 그만두지 않고 계속 제사를 지내는 불천위(不遷位) 같은 예외가 추가되었습니다. 고려, 조선 전기까지는 아들딸 상관없이 재산을 공평하게 분배받고 제사의 주체에서도 남녀차별이 없었으나 조선 중기 이후 소중화 의식이 강해지면서, 유교에서 제사를 지내는 장남이 아버지의 재산 2/3을 받고, 나머지를 다른 아들들이 나누고, 딸은 받지 못하는 인습(因習)이 집성촌일 경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왜 제사를 지내야 하지...?>

제사란 옛날 아주 옛날, 원시시대에는 천재지변이나 사나운 맹수들의 공격과 질병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하여 하늘과 땅 그리고 큰 산, 큰 물, 크고 괴상한 돌, 큰 나무와 그리고 조상에게 절차를 갖추어 빌었던 의례가 제사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제사라고 하면 조상님에 대한 추모 의례가 제사라는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례의 발생에 대해서는 인간은 죽어도 영혼은 불멸하다는 영육이중구조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설과 조상에 대한 애정과 공포라는 설 등이 있습니다.

진화주의 인류학자 타일러(Edward Burnett Tylor)"인간은 죽어도 영혼은 불멸하다"는 원시적인 사고 때문에 시체에 대한 제의가 발상되고, 여기에서 조상숭배의 의례가 제사의 기원이었다고 합니다. 다른 학자들은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가족원의 상실에서 오는 아쉬움과 죽은 자에 대한 공포가 조상숭배를 낳게 했다"고 했습니다. 알파고시대, GPT 시대 중국 남송 시대 주희(朱熹)가 쓴 <주자가례>에 매달리지 말고 성균관이 발표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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