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평화보다 전쟁이 더 좋은가?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하여 유엔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습니다.“

지난달 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을 두고 사실상 전 정부와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한번 뱉은 말은 쉬 지워질리 없다.

남을 갉아 낮춘다고 자신이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실이 그런 일을 하는 곳인지는 몰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천박한 세계관은 다니는 곳마다 실언을 해 대통령실이 주워 담기 바쁘다. 반국가 세력들이 부르고 다닌다는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이란 무엇일까? 윤 대통령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2만 8500명의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으로 연간 1조389억원(약 8억6000만달러)를 방위비 분담금을 지원해 왔다.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도 이런 예산이 필요할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가 6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한국전쟁 정전 70년,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성명’을 통해 종전선언을 촉구했음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가 나오게 된 계기는 문재인 전 대통령아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듣고 "분단국가로서 전쟁을 겪은 우리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다"면서 보수정부였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대전환이고 결단이었다"고 추켜 세웠다.

내란 등의 혐의로 실형선고까지 받았던 노태우를 칭송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지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그 정책을 계승 발전시켰고, 남북관계의 발전과 상대적 평화 속에 국민소득이 2만 불, 3만 불 시대로 도약한 것도 이때였다"는 주장은 틀린 말이아닌 사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도 이런 전직대통령 시대에는 긴장이 완화되고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한 일이 없다.

<윤 대통령의 냉전적 사고가 위험한 이유>

우리나라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에는 ‘민주시민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을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태도,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삶의 태도와 주인정신, 그리고 관용의 정신, 합리적 정신과 태도, 의무수행과 준법정신, 공동체 의식 등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충암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출신이다. 이런 사람이 ‘민주시민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을 배우지 않을 리가 없는데 왜 이런 냉정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 정도의 민주주의를 누리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역사를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망쳐 놓은 남북관계를 동족으로 적으로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 박정희는 ‘7·4 남북 공동 선언’조차 유신헌법을 만들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전두환, 김영삼,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 4조의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헌법을 무시하고 이승만은 두 차례, 박정희는 세 차례 개헌을 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6·15 남북 공동 선언〉, 노무현 대통령의 <10.4 남북공동선언>,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공동선언> 때에도 남북이 이렇게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처했었는가? 윤 대통령은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약속하지 않았는가?

'한국인은 뱃속 벌레'라며 "한국전쟁=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한 나라가 우방인가? "일본의 전쟁은 침략이 아니며, 식민통치는 한국에게도 이로웠다"느니, "한일병합은 합의 아래 합법적으로 맺어진 것이다"느니, "좁은 의미에서의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없었다"고 말 한 자들이 누구인가? 최근 10년간 미국의 무기수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미국산 무기의 제3위 수입국으로 올해 우리나라 국방예산 46조원의 16%수준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1년 만에 미국산 무기만 무려 18조원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동안의 약 2조5000억원보다 7배 이상 많은 것이다. 왜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겠는가? 킬체인이 어쩌고 하면서 국민의 혈세로 이렇게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국익인가? 통일보다 분단이 좋다는 국우세력의 논리를 실천하는 윤석열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미국은 평화보다 전쟁을 좋아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미국의 국방 예산 급증이 무기 제조사들에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은 미 국방부 예산 확대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강대국들의 이권 놀이에 편성해 국민을 공포분위기로 몰아넣고 살상부기를 판매해 돈벌이를 하겠다는 나라의 뒷바라지를 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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