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복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오면 화려한 연등을 줄지어 단다. 연등(燃燈)의 연원은 ‘석가모니 부처 당시 난타(難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부처님을 위해 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가진 것이 없어 구걸로 얻은 몇 푼의 돈으로 작은 등과 기름을 사서 불을 밝혔다. 시간이 흘러 새벽이 다가오자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은 꺼졌으나 난타의 등불만은 홀로 꺼지지 않고 주위를 밝게 비췄다’는데서 비롯됐다.
석가모니 부처는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이 정성으로 켠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제자 아난에게 이 여인이 훗날 성불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우경(賢愚經)의 빈녀난타품(貧女難陀品)에 나오는 유명한 빈자일등(貧者一燈) 이야기다. 연등은 연꽃 모양이 많아 연꽃을 가리키는 '련'(蓮)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불을 붙이거나 태운다는 '연'(燃)자를 쓴다. 말 그대로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밖에 등은 3만원, 법당 안의 등은 20만원...?>
2023년 부여 무량사 연등 가격 1년 극락전 개인등·가족등 10만원 1년 명부전 영가 등은 10만원이다. 종무소 접수처에는 “불기 2567년 계묘년 연등 접수합니다” “1년 극락전 개인등/가족등 10만원, 1년 명부전 영가등 10만원, 1년 극락전 대등(큰 등) 100만원, 1년 명부전,영산전, 관음전, 산신각 대등 50만원 ... ”이라는 안내판이 버젓이 내걸려 있다.
부처님은 신(神)이 아니다. 기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 신(神)처럼 무소부재(無所不在),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소불능(無所不能)의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神)이 아니다. 부처님은 기원전 6세기경 샤카족의 왕자로 태어난 싯다르타 고타마에 의해 창시된 종교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인간의 괴로움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29세에 출가해 35세 나이에 깨달음을 얻어 여든에 입멸할 때까지 45년동안 가르침을 폈던 분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입적 후 불교는 원시 불교, 부파 불교, 소승 및 대승 불교 등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하게 발전했고 기독교, 이슬람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로 자리 잡았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핵심은 3법인, 4성제, 8정도>
불교의 핵심은 3법인 4성제 8정도다. 3법인은 ① 제행무상(諸行無常), ② 제법무아(諸法無我), ③ 열반적정(涅槃寂靜)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일체의 모든 행위는 시간적으로 항상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제법무아(諸法無我)란 ‘일체의 모든 물체는 공간적으로 영원하지 않고 끝내는 무너져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열반적정(涅槃寂靜)은 ‘시간과 공간적으로 항상하지 않는 모든 존재에 대한 집착과 번뇌가 모두 소멸해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와같이 3법인은 “세상에서 틀림없음을 증명하는 표시로써 도장을 찍는 것과 같이, 진리임이 틀림없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 된다”는 뜻이다.
4성제(四聖諦)란 고제(苦諦), 집제(集諦), 멸제(滅諦), 도제(道諦)를 말한다. 고성제란 ‘자각없는 현실의 고뇌세계, 괴로워하는 상태’요, 집제(集諦)는 ‘현실 세계의 괴로움의 원인’, 멸제(滅諦)는 ‘소멸된 상태’, 도제(道諦)는 ‘이상세계의 원인을 소멸시키는 방법’을 일컫는다. 8정도(八顚倒)란 ‘세상에 몸을 받아 태어나거나 존재를 시작하여야 하는 데에서 오는 괴로움’인 생고(生苦)와 세월에 따라 늙거나 낡게 되는 것에서 오는 괴로움‘인 노고(老苦),...
그리고 ‘병들거나 고장나는 것에서 오는 괴로움’인 병고(病苦), ‘죽어 사라지는 두려움에 대한 괴로움’인 사고(死苦), ‘사랑하고 애욕하는 것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인 애별리고(愛別離苦),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과 함께해야 하는 괴로움’인 원증회고(怨憎會苦), ‘탐하여 구하여도 원하는 만큼 얻지 못하데서 오는 괴로움’인 구부득고(求不得苦),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음(五陰)에 집착함으로써 생기는 괴로움’인 오음성고(五陰盛苦) 등이다.
<세계 인구의 80%가 종교인,,,?>
세계 인구 84%가 믿는다는 종교. 각 종교단체에서 내놓은 부풀린 자료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70%인 27백만이 종교인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는 기독교가 세운 학교, 불교가 세운 학교는 있지만, 일반 학교에서는 종교가 무엇인가에 대한 종교교육을 하지 않는다. 학교가 종교교육을 하지 않는 이유는 종교단체가 무서워 외면하는 것일까 아니면 종교교육을 할 교사가 없어서일까?
<사관없는 역사, 신학없는 종교>
학교는 종교를 어떻게 가르칠까?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시간에 ‘동양과 한국윤리사상’이라는 단원에서는 ‘한국윤리사상의 흐름’이나 유교, 불교, 도교… 에 대해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다. ‘서양윤리사상’ 단원에서 그리스도교 윤리사상에 대해 가르치고 있지만 신이란 무엇인지 종교란 무엇인지에 대한 제대로된 설명이 없다. 종교철학을 전공한 교사들도 없지만 예수가 신인지 인간인지.. 천국이 있는지 없는지... 불교가 유신론인지 무신론인지..를 가르칠 ‘용기 있는 교사’(?)가 없어서일까?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종교철학이 필요하다. 사관(史觀)이 없이 배우는 역사란 지식만 암기하는 것처럼, 현실에서 종교를 만나면 제대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신비주의에 빠지거나 가정이 파탄나는 사례를 종종 본다. 예수와 석가모니가, 공자가 언제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 무슨 말을 남겼고… 이렇게 배운 지식 정도로는 종교가 무엇인지 그 종교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예수를 만나려거든 굶어 죽어라!>
케냐에서 신흥 종교 단체의 신자들이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강요한 교주의 교리를 따르다 집단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케냐 경찰은 남부 해안지역 킬리피 카운티의 말린디에 위치한 샤카홀라 숲에서 ‘굿뉴스 국제 교회’의 신도 변사 사건을 조사하다 주검 47구를 발굴했다. 무덤 58개를 확인했으며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이라 사망자는 더 늘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케냐뿐일까? 헌법 20조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광훈 목사는 목사이기도 하지만 초대 자유통일당 대표이다. 헌법 따위는 고려의 대상조차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통령실로부터 ‘민노총 세력을 막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한국 정치사를 조롱하는 모양새를 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종교란 ‘억압을 정당화하는 장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억압으로부터의 피난처’이기도 하다는 마르크스의 해석을 자구대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종교는 사회의 기존 질서를 간접으로 영속시키고 기존의 문명을 유지하도록 조장하는 이데올로기적인 기능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헌법 제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고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했을까?
스스로 깨우쳐 부처가 되도록 안내하는 종교인 불교가 구복신앙이 되어 입학철이 되면 입시백일 기도를 하고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수십만원을 내고 연등을 달아 기원하면 부처님이 들어줄 것이라고 믿도록 가르치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사기(詐欺)다. 무소부재(無所不在),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소불능(無所不能)의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神)이 거대하고 화려한 교회를 짓고 철야기도를 해야 들어 준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신이 없는 불교에 신을 만들고 전능하신 하느님을 무능한 신으로 만드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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