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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우리학교는 모든 교직원을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by 참교육 201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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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는 모두가 선생님입니다"
"행정실장님도, 조리사님도 모두 선생님으로 호칭하는 이유는 우리가 다 한배를 탄 교육자이기 때문입니다.
어디 한번 보십시오. 교무실 교무보조선생님도 행정실 000선생님도 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분들은 역할이 다를 뿐 함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교장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선생님들은 각각 맡은 일이 따로 있지 않습니까? 그 직분에 따라 아이들을 교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교장선생님!'
이렇게 불러주기 보다 '태전쌤!' 이렇게 불러 주는 게 좋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기숙형 공립대안학교 여태전교장선생님이 직원 연수에서 한 말이다. 
사실 태봉고등학교는 교장실에 아이이들이 자기 집 안방처럼 드나든다. 
차를 마시기도 하고 동아리활동 모임을 의논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점심을 먹고 난 선생님들이 '차 한잔'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교사연수를 위한 모임에서 열띤 토론장이 되기도 한다. 

처음 이 학교가 문을 열기 전, 교장으로 내정 됐을 때 TF팀장을 맡았던 필자와 나눈 얘기가 있다.

"교장선생님! 우리학교가 개교하거든 선생님들의 호칭문제는  
모든 교사와 직원을 모두 '선생님'으로 부르는게 어떻겠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끝이다.

그리고 개교하고 난 후 태봉고등학교는 모든 교직원은 선생님으로 불러왔다. 
교직원이 모두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사유를 직원연수 시간에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교직원과 교장, 학생과 교장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전통적으로 교장선생님은 너무 높아 학생들이나 선생님들과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평교사가 특히 초보교사가 교장선생님을 만나 애로사항을 얘기한다거나 상담을한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화려한 교장실이 싱징하듯 교장선생님은 높은 사람이었고 학생들과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사진설명 : 지난 24~25일 교직원 워크 샾이 끝나고 한 때 죽림원에서 선생님들과 눈싸움하는 교장선생님>

학생들은 말없이 배운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가르친다면서 교장과 교사가, 혹은 교장과 학생들이 마음이 닫혀 대화조차 단절된다면 아이들은 뭘보고 민주주의를 배우겠는가? 

여태전 교장선생님이 '태전쌤'으로 불린다고 해서 그 사람이 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무시당하거나 애로가 있다는 걸 들어 본 일이 없다.
문제는 권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다.
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일과 사적으로 인간적으로 만나는 것만 구별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위엄을 부린다고 권위가 서고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걸 권위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존경은 그 사람의 행동과 철학이 어떤가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지 교장실을 화려하게 꾸미고 억지 모습을 한다고 가능한게 아니다. 
학교는 바뀌어야 한다. 정책도 달라지고 교사의 자질 연수도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까운데 있는 작은 문제부터 고치고 바꾸지 못한다면 정책이 바뀌어도 달라지기 어렵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는 교장선생님의 가짜 권위를 벗어 던저 버릴 때 한 발 앞서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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