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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

이제 우리도 아이들에게 철학교육을 해야 합니다

by 참교육 202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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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두 명의 창기가 솔로몬 왕 앞에 왔습니다. 그들은 둘 다 갓난아이를 데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창기가 잠을 자다가 아기를 깔고 눕는 바람에 아기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창기의 살아있는 아기와 자신의 죽은 아기를 바꿨습니다. 이 일로 재판을 받으러 온 두 창기는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살아있는 아기가 내 아이이고, 죽은 아기는 저 여자의 아들입니다!”

 

두 사람의 말과 표정, 행동을 봐서는 도저히 누가 살아있는 아기의 진짜 엄마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모두가 깜짝 놀랄 명령을 내렸습니다.

 

살아있는 아들을 둘로 나눠 반은 이 창기에게 주고 반은 저 창기에게 주라!”

 

아기의 진짜 엄마는 아들이 죽는다는 소리에 견딜 수 없어 솔로몬 왕께 말씀드렸어요.

청컨대 내 주여! 살아있는 아들을 저에게 주시고 죽이지 마옵소서!”

그런데 다른 한 창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아들도 되지 말고, 저 여자의 아들도 되지 말게 나눠도 됩니다.”>

 

 

<누가 진짜 어머니였을까요?>

‘솔로몬의 재판’. 구약성서 열왕기상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수학능력고사가 끝났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그리고 초등 6년 중고 6년 그리고 대학과 대학원 20여년을 학문탐구에 진력(盡力)해 왔습니다. 과거 농업사회나 지식산업사회는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알파고 시대, 4차산업사회입니다, 지식보다 창의력과 판단력이 경쟁력인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수험생들이 살아갈 세상은 창의력과 판단력이 승패를 가르는 시대입니다. 지식이 많다고 사리를 분별하고 시비를 가릴 수 있는 판단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식과 지혜는 다름니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이유는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필요한 가치나 기술, 지식, 규범을 내면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에서 솔로몬 왕의 지혜는 지식과 다릅니다. 지식이란 지식(知識)은 ‘교육, 학습, 숙련 등을 통해 사람이 재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기술’이라면 지혜란 ‘이치를 빨리 깨우치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을 말합니다. 농업사회나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했지만, 알파고시대에는 지식보다 창의력이나 지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나요? 지식이 많다고 지혜로운 사람은 아닙니다. 지혜보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 왜 우리나라는 지혜교육을 하지 않을 까요?

 

<지혜보다 지식을 가르치는 학교교육>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철학교육을 받아왔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학생들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 각 영역에서 출현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 분석·비판하고 창조적으로 사유하는 철학적 삶을 생활화해왔습니다. 특히 오래전부터 바칼로레아(Baccalauréat) 시험을 치러온 프랑스 학생들은 철학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사유하고 정당하게 행동하는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독일 학생들도 철학 정신, 즉 ‘논쟁적 사유하기’에 기초하여 주어진 현안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보이텔스바흐 합의(Beutelsbach Konsens)’ 정신을 생활 속에 실천해왔습니다. 이처럼 이들은 철학적 대화를 통해 진리와 정의를 실현하려고 했던 소크라테스의 철학하기 정신을 오늘에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의 철학교육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학생들이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해 온 것입니다.

 

 

<한 줄 세우기 경쟁교육은 폭력이다>

“한국교육 100년 중 30년간 식민교육, 40년간 반공교육, 또 30년간은 인적자원교육이었습니다. 오죽하면 현직 대학교수가 “한국교육 100년 중 30년간 식민교육, 40년간 반공교육, 또 30년간은 인적자원교육이었으며 사람을 위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교육다운 교육을 해 본 일이 없다.”고 고백했을까요? 해마다 수학능력고사가 다가오면 수능을 치러야 할 학생들이 시험을 거부하고 ‘획일적인 경쟁에서 밀려난 누군가는 불행해져야만 하고, 그래서 모두가 불안과 불행을 안고 살아야만 하는 이 사회’에 대해 저항하는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모임 소속 청소년들은 입시를 거부하는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던 필자는 사람의 가치까지 한 줄로 세우는 입시교육을 바꾸자고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쫓겨나 5년간이나 해직생활을 복직. 정년퇴임 후 제가 사는 아파트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를 찾아가는 철학여행’이라는 주제의 생각을 키우는 지혜교육>을 하기도 하고 대학을 포기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옛동료 교사와 제자가 힘을 모아 대안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암이 찾아와 투병생활을 하느라 작은 힘이라도 희망을 잃은 청소년들의 삶의 안내자가 되고 싶었던 대안교육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학교육을 다시 해야겠습니다>

투병생활 중에도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라는 블로그를 비롯해 텔레그램이나 카톡 밴드..와 같은 SNS를 통해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한 지혜교육을 하기도 하고 헌법을 읽어 주권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앞당기고자 노력했지만 ‘전립선암’이라는 복병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나’보다 ‘우리’, ‘우리’보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앞당기려는 적은 노력조차 신은 허락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도 연초에 약속한 ‘줌(Zoom)을 통한 매주 수요일 헌법강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아무리 극성을 떨어도 내년에는 중단했던 철학교육을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철학교육과정.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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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파일은 제가 아파트학생들에게 1년간 공부했던 철학교육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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