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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고등학교를 만들 필요가 뭐 있습니까?
학생 모집을 못해 2차, 3차 공고 내는 시골학교, 그거 대안학교로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뭐할라꼬 70~100억이라는 국민세금 낭비해 가며 대안학교 만들어요? 안그래요?"
어떤 모임에 갔다가 공립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 신입생모집 경쟁이 3대일이라는 보도가 화제가 되어 나온 얘기다.
그말이 옳은 것 같아 수긍을 하고 돌아 오는 길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경남에 대여섯군데 대안학교를 만들면 그런 학교에 지원할 선생님들을 찾을 수 있을까?'
'없다 있을 리 없고 말고 어떤 공립학교선생님이 사서 고생할려고 대안학교에 지원해?'
대안학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절대 대안학교에 근무할 선생님들을 그만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문자답해 봅니다.
나의 그런 생각은 태봉고등학교와 같은 대안학교를 더 짓고 나서 보면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 판명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지원할 선생님이 없으면 신규교사를 발령내거나 임시교사를 선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예상을 뒤엎고 고생을 사서 하겠다는 지원자가 그것도 경쟁으로 면접을 보게 된 것입니다.
12월 3일은 2.7대일이라는 태봉고등학교 신입생 면접에 합격한 학생명단이 발표되는 날입니다. 같은 날, 태봉고등학교에 오시겠다는 선생님 면접도 있었습니다. 지원하신 선생님은 국어교과 3명, 사회교과 2명, 체육교과 2명이었습니다. 국어과는 2명 모집에 3명이, 사회과와 체육과는 각각 1명 모집에 2명의 교사가 지원했습니다. 지원하신 선생님의 연령도 3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그리고 체육과 국어과는 박사학위를 가진 분도 2명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 태봉고등학교 교장실에서 교직원회의 모습>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공립학교 선생님들이 대안학교에 지원하겠다고 면접표를 달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모습 말입니다.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선생님에서부터 자녀가 대학에 다니는 어머니 선생님이 고등학교 수험생처럼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보겠다고 지원을 하고 나선 것입니다. 상상이 되십니까?
요즈음 선생님이 어떤 분입니까? 공립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사범대학이나 혹은 일반대학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교사자격증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자격증이 있다고 다 선생님이 되는 게 아닙니다. 소위 사법고시나 외무고시에 비견되기도 하는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공립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처럼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현실에서 일단 합격만 하면 정년퇴직까지 신분 보장에 퇴직 후 연금까지 보장받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장입니다.
<교원채용공고>
그런 공립학교 선생님이 태봉고등학교에 오면 어떻게 되는 지 아십니까?보통 다른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아침 8시 반 혹은 9시 출근, 오후 5시(하절기는 6시)에 퇴근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수당을 받는 방과후 학교 수업이 있는 날도 있지만 옛날처럼 숙직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태봉고등학교선생님들의 근무여건은 어떤지 아십니까? 새벽같이 출근해, 퇴근 시간이 없습니다. 보통 밤 8시, 9시 퇴근에, 토 일요일은 숙직까지 해야 합니다. 기숙형이기 때문에 순서에 따라 사감역할까지 해야합니다.(사감선생님이 있지만 한달에 몇번씩은 선생님들이 숙직을 담당함)
<사진 설명 : 학생면접, 학부모면접>
그것뿐만 아닙니다. 학교란 큰학교나 작은 학교나 교사 수에 관계없이 업무량은 똑같습니다. 교직원이 100명인 학교나 태봉처럼 10여명 남짓한 학교나 공문은 똑같이 오고 똑같이 업무를 처리 해야 합니다. 그기다 배움의 공동체니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니 공개수업이니 연구학교니 해서 눈코뜰새 없이 바쁩니다. 오죽하면 개교 후 선생님들 몇분이 과로로 입원까지 하는 소동(?)이 벌어졌겠습니까? 승진이나 이동에 필요한 가산점이 있지 않은냐고요? 천만에요, 농촌이면 아무나 받는 농어촌 점수외 어떤 인센티브도 없습니다.
<사진설명 : 주를 여는 아침, 기숙사전경, 공동체의 날, 식당>
이런 학교에 근무하겠다고 지원한 선생님들이 몰라서 지원했겠습니까?
"밤 10시, 11시에 퇴근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토요일이나 일요일까지 근무해야 된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 두살 된 아이가 있다면서 가족이 반대하지 않으십니까?"
"교사로서 당연히 그런 고통쯤 각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립학교선생님이 무엇이 답답해 그런 고생을 자초하려 하십니까?"
"일반학교에서는 이룰 수 없는 제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 힘겨워 대안학교인 태봉학교에서 교직생활의 보람을 찾고 싶습니다"
박사학위까지 갖고 계신 어느 지원 선생님의 답변입니다.
감동이었다. 면접관들이 면접 도중 박수가 나오는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필자가 공립대안학교설립 TF팀장을 맡았을 때 교육청 과장이나 장학사들 중에는
"그런 학교에 어떤 선생님들이 지원하겠습니까? 가산점이라도 듬뿍줘 좋은 선생님들을 유치해야 합니다"라고 염려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 상, 좌로부터 - 꼴찌도 행복한 교실 저자 무터킨더(박성숙)의 초청 강연을 마치고, 도종환 선생님 초청강연, 네팔학생들과 즐거운 수업시간, 거제 연극제에 참가 후 기념촬영>
"가산점을 주면 승진점수가 필요한 선생님들이 몰려와 학생들 교육은 뒷전이고 점수 따기 코스가 될 게 뻔합니다. 전체 경남 교사들 중에 그런 신념을 가진 교사도 몇명 없다면 경남교육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문제아를 모아 6~70억을 들여 학교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까?"
반대도 만만찮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개교. 45명의 기숙형 대안공립학교가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열고 2011학년도 전보특례교사 선발을 위한 심층면접을 치르게 된것입니다.
"만약 인연이 없어 함께 근무하지 못하더라도 선생님의 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면접을 마치고 나가시는 선생님을 보고
"정말 감동입니다. 저런 선생님들이 계시는 한 우리 교육은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고생을 마다않고 대안교육에 뜻을 펴겠다는 선생님!
필자는 태봉고등학교를 지켜 보면서 '저런 선생님들이 있는 한 우리교육은 희망을 노래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가슴벅차 옴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학생 모집을 못해 2차, 3차 공고 내는 시골학교, 그거 대안학교로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뭐할라꼬 70~100억이라는 국민세금 낭비해 가며 대안학교 만들어요? 안그래요?"
어떤 모임에 갔다가 공립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 신입생모집 경쟁이 3대일이라는 보도가 화제가 되어 나온 얘기다.
그말이 옳은 것 같아 수긍을 하고 돌아 오는 길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경남에 대여섯군데 대안학교를 만들면 그런 학교에 지원할 선생님들을 찾을 수 있을까?'
'없다 있을 리 없고 말고 어떤 공립학교선생님이 사서 고생할려고 대안학교에 지원해?'
대안학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절대 대안학교에 근무할 선생님들을 그만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문자답해 봅니다.
나의 그런 생각은 태봉고등학교와 같은 대안학교를 더 짓고 나서 보면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 판명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지원할 선생님이 없으면 신규교사를 발령내거나 임시교사를 선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예상을 뒤엎고 고생을 사서 하겠다는 지원자가 그것도 경쟁으로 면접을 보게 된 것입니다.
12월 3일은 2.7대일이라는 태봉고등학교 신입생 면접에 합격한 학생명단이 발표되는 날입니다. 같은 날, 태봉고등학교에 오시겠다는 선생님 면접도 있었습니다. 지원하신 선생님은 국어교과 3명, 사회교과 2명, 체육교과 2명이었습니다. 국어과는 2명 모집에 3명이, 사회과와 체육과는 각각 1명 모집에 2명의 교사가 지원했습니다. 지원하신 선생님의 연령도 3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그리고 체육과 국어과는 박사학위를 가진 분도 2명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 태봉고등학교 교장실에서 교직원회의 모습>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공립학교 선생님들이 대안학교에 지원하겠다고 면접표를 달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모습 말입니다.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선생님에서부터 자녀가 대학에 다니는 어머니 선생님이 고등학교 수험생처럼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보겠다고 지원을 하고 나선 것입니다. 상상이 되십니까?
요즈음 선생님이 어떤 분입니까? 공립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사범대학이나 혹은 일반대학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교사자격증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자격증이 있다고 다 선생님이 되는 게 아닙니다. 소위 사법고시나 외무고시에 비견되기도 하는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공립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처럼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현실에서 일단 합격만 하면 정년퇴직까지 신분 보장에 퇴직 후 연금까지 보장받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장입니다.
<교원채용공고>
그런 공립학교 선생님이 태봉고등학교에 오면 어떻게 되는 지 아십니까?보통 다른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아침 8시 반 혹은 9시 출근, 오후 5시(하절기는 6시)에 퇴근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수당을 받는 방과후 학교 수업이 있는 날도 있지만 옛날처럼 숙직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태봉고등학교선생님들의 근무여건은 어떤지 아십니까? 새벽같이 출근해, 퇴근 시간이 없습니다. 보통 밤 8시, 9시 퇴근에, 토 일요일은 숙직까지 해야 합니다. 기숙형이기 때문에 순서에 따라 사감역할까지 해야합니다.(사감선생님이 있지만 한달에 몇번씩은 선생님들이 숙직을 담당함)
<사진 설명 : 학생면접, 학부모면접>
그것뿐만 아닙니다. 학교란 큰학교나 작은 학교나 교사 수에 관계없이 업무량은 똑같습니다. 교직원이 100명인 학교나 태봉처럼 10여명 남짓한 학교나 공문은 똑같이 오고 똑같이 업무를 처리 해야 합니다. 그기다 배움의 공동체니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니 공개수업이니 연구학교니 해서 눈코뜰새 없이 바쁩니다. 오죽하면 개교 후 선생님들 몇분이 과로로 입원까지 하는 소동(?)이 벌어졌겠습니까? 승진이나 이동에 필요한 가산점이 있지 않은냐고요? 천만에요, 농촌이면 아무나 받는 농어촌 점수외 어떤 인센티브도 없습니다.
<사진설명 : 주를 여는 아침, 기숙사전경, 공동체의 날, 식당>
이런 학교에 근무하겠다고 지원한 선생님들이 몰라서 지원했겠습니까?
"밤 10시, 11시에 퇴근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토요일이나 일요일까지 근무해야 된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 두살 된 아이가 있다면서 가족이 반대하지 않으십니까?"
"교사로서 당연히 그런 고통쯤 각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립학교선생님이 무엇이 답답해 그런 고생을 자초하려 하십니까?"
"일반학교에서는 이룰 수 없는 제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 힘겨워 대안학교인 태봉학교에서 교직생활의 보람을 찾고 싶습니다"
박사학위까지 갖고 계신 어느 지원 선생님의 답변입니다.
감동이었다. 면접관들이 면접 도중 박수가 나오는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필자가 공립대안학교설립 TF팀장을 맡았을 때 교육청 과장이나 장학사들 중에는
"그런 학교에 어떤 선생님들이 지원하겠습니까? 가산점이라도 듬뿍줘 좋은 선생님들을 유치해야 합니다"라고 염려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 상, 좌로부터 - 꼴찌도 행복한 교실 저자 무터킨더(박성숙)의 초청 강연을 마치고, 도종환 선생님 초청강연, 네팔학생들과 즐거운 수업시간, 거제 연극제에 참가 후 기념촬영>
"가산점을 주면 승진점수가 필요한 선생님들이 몰려와 학생들 교육은 뒷전이고 점수 따기 코스가 될 게 뻔합니다. 전체 경남 교사들 중에 그런 신념을 가진 교사도 몇명 없다면 경남교육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문제아를 모아 6~70억을 들여 학교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까?"
반대도 만만찮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개교. 45명의 기숙형 대안공립학교가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열고 2011학년도 전보특례교사 선발을 위한 심층면접을 치르게 된것입니다.
"만약 인연이 없어 함께 근무하지 못하더라도 선생님의 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면접을 마치고 나가시는 선생님을 보고
"정말 감동입니다. 저런 선생님들이 계시는 한 우리 교육은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고생을 마다않고 대안교육에 뜻을 펴겠다는 선생님!
필자는 태봉고등학교를 지켜 보면서 '저런 선생님들이 있는 한 우리교육은 희망을 노래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가슴벅차 옴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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