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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김용근선생을 통해 본 오늘날의 한국교육

by 참교육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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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민족교육상을 받았습니다

옛말에 그 “부모를 알고자하면 자식을 보면 알 수 있고, 그 사람을 알고자하면 그의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한 사람의 사람 됨됨이 즉 인품이란 “그가 어떤 학교 출신이며 어떤 직업, 지위나 경제력, 혹은 외모가 어떤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보면 짐작할 수가 있다.



제자들이 선생님의 선생님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사람들이 만났다. '김용근시념사업회' 그것도 이순(耳順)을 넘고 칠순(七旬)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석은 김용근 기념사업회라는 단체가 그런 모임이다. 이 단체는 그들의 스승이기도 한 항일독립운동 관련 독립유공자 김용근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선생의 글과 강연, 설교 등을 모아서 ‘나를 깨운 역사 강의’라는 책을 펴내고 해마다 교육운동, 사회운동을 한 사람씩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지난 달 필자는 노무현정부 때 인시수석을 지낸 정찬용선생님이 보내주신 ‘나를 깨운 역사 강의’를 읽기 전 까지는 김용근선생이 어떤 분인지 알지 못했다. 김용근선생이 덜 유명하신 분이라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3·1운동과 부마항쟁, 4·19혁명, 6월 항쟁, 5·18광주민중항쟁 등 역사의 변혁기마다 이름도 없이 나라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또 교단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다 가신 분들이 수없이 많다. 석은 김용근선생도 그런 분 중의 한 분이다. 그 수많은 스승들 중 왜 김용근선생님의 제자들이 이런 모임을 통해 은사의 삶을 따라 배우고 있을까?

과분하게도 김용근기념사업회가 선정한 올해의 김용근 상수상자로 선정돼 광주에 다녀왔다. 한해 한 사람씩 벌써 26회째다. 정찬용선생님이 보내주신 ‘나를 깨운 역사 강의’를 읽으면서 우리교육계에서 이런 선각자가 있었다는 게 새삼스럽게 놀랍고 신기했다. “교과서 덮어!, 시험 같은 건 걱정 하지 마!” 그러면서 시험예상문제를 등사기로 프린트에 나눠 주며 진짜 역사를 가르치신 선생님. 그 엄혹했던 유신정부시절, 친일사관, 영웅사관으로 기록한 국정교과서를 가르치기를 거부하고 민중사관에 입각한 살아 있는 역사를 가르치시다니...

우리나라는 교원양성과정에서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의식화시켜 교육현장에 투입해 왔다. 특히 윤리교과서를 통해 분단을 정당화하고, 국정교과서를 통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지식만 골라 담은 국정교과서를 가르치는 교사들을 길러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과서를 덮어버리고 '나는 누군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를 역사를 통해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선생님이 가시고 난 후 그의 가르침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뒤늦게 알게 된 제자들이 만났다. 그들은 김용근기념사업회를 만들어 선생님의 흉상을 세우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담은 책을 펴내고 수상자를 선정해 상을 주고 있다.



교과서에 담긴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야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불의에 맞서 온 몸으로 맞서 싸운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동학의 역사, 3,1의거, 제주항쟁, 부마항쟁, 4,19혁명, 6월항쟁과 5,18광주민중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이러한 불의에 저항하는 정의감이야 말로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서구유럽교육선진국에 비해 척박하기 이를데가 없다. 비록 정권이 가르치라는 내용만 골라 담은 국정교과서를 거부했지만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척박한 입시교육, 경쟁교육으로 청소년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우리는 왜 서구교육선진국처럼 피교육자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공부를 할 수 없는가? 왜 교육과정은 뒷전이요, 일류대학이 교육목표가 되다 시피하는가? 왜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할 수 없는가? 왜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라는 나라에 중학교의 22.9%, 고등학교 45.1%, 대학 84.8%, 전문대학 90.5%를 사학이 교육을 맡아 해야 하는가? 왜 참교육을 하겠다고 나선 교사들이 빨갱이 취급을 받고 사학민주화투쟁을 하는 교사들이 교단에서 쫓겨나 방황해야 하는가? 김용근선생같은 분이 지금 우리 교육현실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왜 오늘 날 수많은 김용근은 핍박받고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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