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7일, 대한민국 문재인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넘었다가 다시 돌아 온 38선. 남북의 최고 지도자 두 분은 4.27만남에서 상징적으로 넘었다 다시 돌아왔지만 남북의 그 누구도 이 선을 넘었다 돌아오지 못하는 금기의 선이다. 같은 민족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함께 한 동족이 선 하나를 그어놓고 오도 가도 못하도록 한 세기 가까이 막고 있는 이 저주의 155마일 38선은 도대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그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참이 아닌 것도 있다. 38선 획정이나 신탁통치 결정과정을 보면 그렇다. 38선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조선독립이 처음으로 천명되고 미국은 일본과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었으나 소련이 8월 8일 대일본 선전포고와 함께 참전하게 된다. 소련이 북한에 상륙하여 계속 남하하자 위협을 느낀 미군은 38선을 경계로 북한지역의 일본군은 소련에게, 남한지역을 일본군은 미군에게 각각 항복하도록 규정한 ‘일반명령 1호’를 발표한다. 맥아더 장군이 일본군 무장해제의 지침으로 ‘일반명령 제1호’에는 조선은 38선을 경계로 이북은 소련군이, 이남은 미군이 각각 점령해 일본군의 항복을 접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해방 후 국내 상황>
1943년 말경 일본의 패망이 분명해지자 일단 한반도의 반이라도 점령함으로써 사회주의를 봉쇄하고 자국의 유리한 방향으로 장래를 끌어가고자 했던 미국의 대 한반도 전략이 민족의 비극을 불러온 분단의 시발점이 된다. 한반도 남쪽을 차지한 미국, 북쪽을 차지한 소련은 무슨 꿈을 꾸고 있었을까? 남북으로 하나로 하는 통일 정부를 만들어 한민족이 오순도순 잘 살도록 해 주려고 했을까? 38선 이남을 점령(?)한 미군정청장 하지중장은 “38선 이남의 조선 땅에는 미국정부만이 있을 뿐이며 그 외의 다른 정부는 존재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그해 12월 12일 하지 군정청장은 ”한나라 안에 두 정부가 있을 수 없다. 현재 남조선에는 유일한 정부로서 미군정이 있을 뿐이다. 아직 주권이 조선인민에 있을 수 없다. 조선 통치권은 우리 군정에 있으니 인민위원회의 주권을 취소하고 그 자체는 정당으로 존속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해산하라“고 했다. 그 후 11월 3일에 다시 ”정당, 정치적 조직 사회단체들은 미군의 통치하에 놓여야 한다. 그 활동이 군정의 요구와 목적에 일치하는 것들은 장려되어야 한다. 그 활동이 군정에 일치하지 않는 것들은 금지되어야 한다“는 지령을 내린다. 미군정의 요구는 남한 단독정부를 세워서라도 한반도를 자기지배권 아래 묶어 두고자 하는 것이었다.
<20~30년간 신탁통치를 제안한 미국의 루즈벨트>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루즈벨트 미국대통령이 ‘한반도에 대한 20~30년간 신탁통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소련의 스타린은 “한국인이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정부를 세울 수 있다면 왜 신탁통치가 필요하겠느냐”며 짧을수록 좋다고 주장한다. 그 해 12월 16일, 미국, 영국, 소련은 전후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외무장관 회의에서 〈한국 문제에 관한 4개항의 결의서〉라는 합의문을 발표한다. 이 합의문에서 세 나라는 한반도에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미소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미국, 소련, 영국, 중국이 최장 5년 기간 동안 신탁통치를 하기로 합의하였다.
해방이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이나 정치인들은 신탁통치란 '또 다른 형태의 식민통치'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동아일보는 ‘외상회의에 논의된 조선독립문제-소련은 신탁통치주장, 소련의 구실은 38선 분할 점령,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결정적인 오보가 정세를 뒤집는 계기를 만들어 놓았다. 이 보도를 계기로 우파는 ‘반탁=즉시 독립’이라는 반탁을, 좌파는 ‘선 임정수립, 후 반탁’이라는 찬탁운동을 벌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제안한 신탁통치안이 반탁이 애국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그들이 권력을 장악하는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대한민국문재인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김정은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38넘어 북쪽 땅을 밟았다 다시 남한 땅으로 돌아오는 꿈같은 장면을 8천만 아니 76억 세계인들이 지켜볼 수 있었다. 거짓말같은 판문점선언을 두 정상이 읽어 내려가는 모습을 우리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두정상이 손을 맞잡고 나누는 말 한 마디한마디를 보고 또 보고... 지겹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땅을 탐내던 강도들이... 이권쟁탈전이 된 한반도를 다시 평화의 땅으로 만들자. 그것이 우리가 촛불을 들고 만든 나라 아닌가? 우리는 하나다. 누가 이 진리를 거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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