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13:00. 페북 그룹 '교육자들'이 주최하는 이색행사 '교육망실대회'가 대전 전교조 강당에서 열렸다. 서울과 강원도 그리고 경상도와 전라도 곳곳에서,.., 27명의 교사들이 모여 교육망실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3:00에서 18:00까지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무려 5시간 동안 만나 웃고 웃으며 보낸 시간... 이름이 망실대회다. 해석하는 이에 따라 망한 교육실천...? 아니면 희망교육실천대회...? 이날 행사에는 경남 김해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도 1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216 망실대회 : 미친 얘기 같지만 전부 사실인 이야기들> ‘보는 내가 창피한 전국교육망실대회’라는 주제의 모임... 학교현장에서 부끄러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찾아 보자는 ‘희망실천대회’는 주제가 재미있어 찾아왔다는 선생님들이며 SNS를 통해 익숙한 친구들이 만나 가슴 속에 묻어 둔 말 못할 사연들을 털어 놓았다. 이야기의 주제는 ‘우리’와 ‘나’ 그리고 ‘정치’였다.
제1부 ‘정치’ 섹션에서는 5명이 발표하였다.
회식비 카드깡에 부상당한 교사에게 주차장에서 차를 빼라고 강요하는 교장에 맞서 싸우는 교사는 천성이 투사였을까. 치열한 ‘벌떡 교사’(?)의 삶을 살아가는 그는 “(싸우는) 순간 순간 아프지 않을 때가 없었다”는 고백이며.... “너희가 말하는 것 다 들어주면 학교가 운영이 안 된다”라는 말 한 마디로 자기 목소리를 내려던 교사들을 일거에 잠재운 교장 이야기.. 교장이 무언가를 결정하면 학교 내 모든 일정이 그에 맞춰 순식간에 바뀌어버리는 '교장왕국'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종된 학교 민주주의를 고발했다.
제 2부 제2부 '우리'라는 섹션에는 6명이 참여하였다.
이 주제에는 학생과 관계를 맺으면서 겪은 어려움과 좌절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되고 싶었으나 사랑 받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고백한 선생님... 혁신학교 8년의 노력이 우르르 무너졌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은 ‘거짓말 보고서’가 가져온 가공할 결과를 실감 나게 말씀해 주시기도 했다. 끈끈한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교직 사회 내부의 불합리한 구조를 ‘심각한 적폐’로 규정한 선생님 의견에 크게 공감이 가기도 하고 그가 아프게 고백한 학교들의 이름에는 놀랍게도 ‘명품’과 ‘창조’가 들어 있었다.
제도권 초등학교와 초등대안학교 등 제도권 교육 안팎을 두루 넘나들면서 교육 문제를 붙들고 고민하던 어느 선생님은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 새내기 초등교사가 되기까지 겪은 소회를 담담히 술회하기도 했다....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은 한 학생의 지각에서 비롯된 학급회의 경험을 토대로 학교 민주주의 문제를 솔직하게 토로해 주었다. 학생들 말을 들으면서 불편과 욱함을 느끼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 김해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갈색머리 파마를 허용하는 학교생활규정 개정을 위해 1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 우여곡절 끝에 개정안이 학운위에 제안됐지만 회의 10분만에 “안 돼” 하는 결정시스템을 보면서 이런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는지 물었다.
제3부 섹션 ‘나’에서는 7명이 발표하였다.
교육은 삶의 과정 자체이며, 장차의 삶을 위한 과정이 아니다. 듀이가 한 이 말을 인용한 선생님은 교육과정 자체가 망한 것 같다고 하였다. 교사인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의구심과 혼란을 가진 채 18년 동안 교사 생활을 해왔다는 고백이며... 학생과 교사가 같은 식대를 내면서 반찬 가짓수가 다른 모습을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가 동료교사와 교장선생님에게 이상한 교사로 찍힌 어느 교사 이야기... 거듭된 싸움의 경험과 과정 속에서 공동체 문화가 깨진 학교를 무망히 바라봐야 했던 선생님의 이야기는 벌떡 교사처럼 살아가는 비판적인 교사들이 학교와 교무실 안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경험 이야기들...
수업을 못하면서까지 공을 들여 만든 900만 원짜리 서가가 졸작으로 평가되는 등 주변의 온갖 부정적인 시선을 온전히 자신이 뒤집어 써야 했다는 이야기... 18명의 교육자들이 전국망실대회에서 쏟아낸 실패담은 학교 안에서 가슴앓이를 하는 선생님들에게는 잊혀 지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다. 혼자듣기 아까운 얘기라더니 이날 참석한 27명의 교사들이 듣고 잊어버리기는 너무 아까운 얘기(?)들이었다.
‘보는 내가 창피한 전국교육 망실 대회’... 시간이 모자라 정리할 시간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런 모임이 대전에서 처음으로 시작했지만 다음에는 서울과 부산 전라도와 경상도...전국에서 선생님들이 만나 부끄러운 망실대회가 아닌 ‘희망실천대회’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다음에는 교사들의 망실대회뿐만 아니라 ‘학부모 망실대회’ 그리고 ‘학생망실대회’가 열려 실패를 통해 희망을 찾는 그런 망실대회가 지역에서 계속되기를 기대 해 본다.
이날 행사를 위해 준비하신 ‘학교민주주의 불한당들’의 저자 정은균선생님과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의 저자 김현희선생님 그리고 행사준비를 위해 수고해주신 대전지부선생님들... 특별히 경남김해에서 달려와 학교에서 학교현장에서 학생 인권부재 현실을 들려 준 이수경학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파일은 정은균선생님이 정리해 주셨습니다. 전문이 정리되는 대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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