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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자식까지 생이별시킨 신종플루, 어디 갔지?

by 참교육 2010.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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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좀 조용해질 때까지 집에 데려가지 말고 우리가 데리고 잘께.”
이이가 있을 수 없었다. 회사에 다니는 사위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하고 초등학교교사로 근무하는 딸은 혹시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학생들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4살짜리 외손자를 부모와 떼어놓는 잔인한 결정(?)을 하게 되었다.
외손자가 어린이 집에 다니면서 적응을 못해 두달 이상이나 중이염을 앓고 있는 걸 보다 못한 아내가 승용차에 이불 보자기를 싣고 골방 같은 원룸으로 이사 온지 반년. 온 세계가 신종플루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일이다. ‘미국 인구의 절반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느니, ‘국내 감염자 숫자가 몇천명을 넘었다’느니.... 텔레비전을 켜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학생들까지 신종플루에 걸리고 교문에 서서 체온계로 아이들의 체온을 재야하는 딸을 보다 못한 아내의 그 지극한 손자 사랑병이 도진 것이다.

                   <사진설명 : 수능...별도로 마련된 신종플루 시험, 민중의 소리에서> 

손자사랑 병이 아니더라도 그 공포의 신종플루에 겁을 집어먹지 않은 이가 누굴까? 온통거리며 학교며 심지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신자까지 마스크를 한 사람들로 물결쳤다. 텔레비전에는 신종플루 얘기뿐이었다. TV를 켜기가 무섭게 ‘오늘을 몇 명의 환자가 더 늘어났고 몇 명이 죽었다더라. 탈렌트 누구누구도 신종플루에 걸렸다더라, 유명인사 아들도 신종플루에 걸렸고....’ 언론의 위력은 대단했다. ‘타미플루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타미플루를 구하겠다는 사람은 줄을 서고 부르는 게 값이었다. 신종플루의 공포는 가난한 사람들을 더 춥게 만들었다. 온 국민은 공포에 떨어야 했고 자식을 둔 부모는 전전긍긍했다. 시민단체들은 임시휴교를 하지 않은 학교에 비난이 화살을 퍼부었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안다. 서너살 된 아이를 하루 종일 돌봐준다는 것은 중노동 중의 중노동이다. 어린이 집을 오전반이라도 보내면 여유가 있겠다 싶었지만 말만 꺼내면 자지러질 듯 우는 아이를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맡아야 했다. 결국 외손자를 씻기고 재우는 일까지 떠맡아 24시간을 아이와 씨름을 해야 했다. 손자의 반찬이며 가정교사역할까지 떠맡은 아내의 힘들어 하는 모습을 나는 속수무책으로 구경만 해야 했다. 딸은 아이를 보고 싶어도 아이의 마음을 다칠까봐 전화도 자제하고 어쩌다 창문너머에서 지켜보다 돌아가곤 하기를 몇 달.

<사진설명 : 다국적제약사들과 WHO가 유착해 신종플루 위험을 과장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유럽회의 보건위원장의 주장을 보도한 영국 일간 '더 선'-민중의 소리에서>

이게 웬일일까? 어느 날 거짓말처럼 신종플루는 텔레비전 화면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 큰 KBS나 MBC는 물론 조중동과 같은 거대언론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침묵했고 이름도 없는 신문에서 그것도 아주 작게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플루 대유행 선언이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꾸민 음모’라는 기사가 잠간 실렸다 사라졌다. 그게 끝이다.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는 그렇게 막을 내린 것이다. 그 잘난 언론들이 좋아하는 ‘후속기사’라는 것도 있을 법한데 그런 건 눈 닦고 찾아봐도 없다. 그렇다면 전 세계인을 상대로 다국적 제약회사가 장난을 쳤다는 것이 사실일까?
아무도 그 누구도 이이를 제기하는 사람도 궁금해 하는 이도 없다. 마치 나와 내 가족이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고 비켜간 걸 다행스럽기라도 하다는 듯이 말이다. 정말 이해 못할 일은 조중동이나 MBC, KBS같은 언론은 그렇다 치고 한겨레나 경향신문은 왜 말이 없는가? 혹 내가 뉴스를 못 본게 아닐까 싶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더더구나 이상하다. 민중의 편에 선 오마이뉴스나 인터넷신문은 왜 침묵할까? 이정도면 언론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라도 하자고 야단법석을 피워야 할 텐데... 잘나가는 변호사 그 누구도 입에 껌이 붙었는지 말을 잃었다.
금기사항이 된 신종플루 얘기를 세삼스럽게 꺼내는 내가 생뚱맞은 것일까? 불안에 떨었던 고위험군(?) 대상자들.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불귀의 객이 된 희생자들. 타미플루를 구하겠다고 동분서주하던 시민들, 이들은 입도 뻥긋하지 말고 죽은 듯이 있어야 하는가? 신종플루 얘길 꺼내면 좌익으로 분류될까봐 겁이나서 침묵하는 건 아닐까? 백번 양보해 그 게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치더라도 사실은 사실대로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제 2, 제 3의 신종플루현상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숨죽이며 살면서 이웃이며 친구들을 예비신종플루환자로 의심했던 과오를 용서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꾸민 음모인지 아닌지 알아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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