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은 어떤 모습일까? ‘위장전입, 탈세의혹, 논문표절, 위장이민.... 장관 후보, 검찰총장후보를 비롯한 대법관 등 고위 공직자가 인사청문회에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그렇다.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느끼는 얘기지만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든다. 학교는 어떤 인간을 길러내고 있기에 대학을 나오고 해외유학이며 박사학위까지 받은 지도자급 인사들의 도덕성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을까? 이 땅의 서민들은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무슨 심장을 가졌기에 불법, 탈법을 밥먹듯이 하고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없는 것일까?

<일제고사 반대하는 서울시민모임 등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불참 학생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교육희망에서>

학교가 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은 어떤 모습일까? 교육법 제1조를 보면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학교가 길러내고자 하는 ‘홍익인간!’ 그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격완성, 자주적 능력, 공민으로서 자질’을 갖춰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는 인간을 기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념과 목적이 제대로 설정되고 실현된다면 국가를 경영할 지도자급 인사들이 도덕성을 갖춘 인격자로 양성해낼 수 있을까?

목적이 분명하지 못한 교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전통사회가 산업사회로 이행되면서 환경오염과 인간성파괴 도덕성 상실, 인격파탄 등 제대로 된 구석이라고는 찾아 보기 어렵다. 상업주의가 만들어 놓은 물신숭배는 인간의 생존조차 위협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육이 출세의 수단이 된 사회, 강자독식의 무한경쟁이 생존의 수단이 된 사회에서 양심이나 도덕은 순진한 사람이나 지켜야 하는 것일까? 사회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을 보면서 학교는 교육의 목적 달성이 아닌 개인의 출세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전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개인을 출세시켜주는 목적전치의 학교에서는 ‘학교가 죽었다’, ‘교실에는 교육이 없다’는 비판만 난무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키울 것인가? 산업사회를 지나 정보화사회를 살아야할 사람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교육일까? 교육의 목적이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단군(檀君)의 건국이념, 고조선 개국이념인 홍익인간으로 정보화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할 수 있을까? 농경시대 가치관인 홍익인간을 양성해 정보화사회에 적은할 수 있을까?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라면서 홍익인간과 같은 개인적인 존재로 키워서 어떻게 나라를 경영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겠는가? 목적은 남을 널리 이롭게 한다면서 ‘내게 이익이 되는 게 선’이라는 경쟁논리로 ‘인격파탄과 도덕성 상실’의 인간만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교육현장인 학교로 가보자. 학교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구현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 학교의 교육목표는 한결같이 ‘근면, 성실, 정직...’가 같은 개인적인 존재로 키우고 있으면서 홍익인간을 양성한다는 것은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불의한 사회에서 근면, 성실, 정직과 같은 상대적 가치는 약잘르 지배하기 위한 강자의 이데올로기는 아닐까? 왜 거창고등학교와 같이 ‘이 세상에는 ’나‘만큼 귀한 ’너‘가 살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기 삶을 사는 사람, 정의로운 사람,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 작은 곳을 비추는 등불인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없을까? 일류대학 입학이 교육의 목표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생들을 시험 치는 기계로 만드는 교육이 ‘나만큼 귀한 너’를 양성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거창고등학교가 얼마나 교육목표와 직업관에 충실한 인간을 길러냈는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목표가 확실하다면 성공의 확률 또한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공장가서 미싱할래, 대학가서 미팅할래’가 아니라 ‘부모나 아내가 결사반대 하는 곳이면 의심치 말고 가라’는 직업관을 가르치는 거창고등학교처럼 교육할 수는 없을까? ‘일류대학에 나와 좋은 아내, 좋은 직장.. 그래서 남보다 더 호의호식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자손에게 대물림하는 게 출세요, 성공이라고 가치관을 양성하는 학교가 있는 한 탈법과 기회주의자가 판치는 인사청문회의 모습은 바꿔지지 않는다.  

홍익인간이라는 추상적이고 전시적인 이념으로는 ‘널리 이로운 사람’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만 양성할 뿐이다. ‘학생의 창의력 계발과 전인적(全人的) 교육’을 하겠다면서 개인적인 출세나 시키는 교육을 계속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개인적인 존재로 키우는 학교가 있고 내자식 출세가 꿈인 치마바람의 학부모가 있는 한 학교가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강자독식의 시장논리로는 ‘교육의 기회균등’이 아니라 교육양극화화 대물림을 고착화할 뿐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