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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육칼럼

경기도 교육감도 맛이 갔다?

by 참교육 2009.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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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교육감 항의농성 중 50명 전원이 연행되었습니다.
이중에 유치원 교사 35명
교사 6명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9명 입니다.
농성 시작 5시간여 만인 8시 반 경부터 전원이 연행되어 현재 수원중부서에 있습니다.
8/4일 오전11시에 도교육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김태균 상임대표를 면회하려 했으나 재조사를 받는 중이어서 면회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홈페이지(http://parents.jinbo.net/)에 올라 온 속보다. 이 속보가 나온 후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는 ‘김상곤교육감과 경기도 교육청은 국민들 앞에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줄세우기 경쟁 교육, 상위 1%만을 위한 특권 교육, 부와 신분의 대물림하는 교육이 아닌 공교육을 살리겠다’며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사람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다.

김상곤교육감은 당선 후 지금까지 죽어가는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었다. “일제고사는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파악, 학습 부진층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모든 학생이 시험을 치러, 일등부터 꼴찌까지 서열화하는 것은 안 된다”며 “줄세우기식 획일적 일제고사는 앞으로 경기도 내에서 치르지 않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기도 했던 사람이다. 또 경쟁 및 수월성 중심의 현 정부(MB) 교육정책에 대해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은 시장주의적인 교육으로 이러한 무한경쟁의 특권교육은 우리 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므로 바꿔야 한다”면서 ‘진정한 교육자치 실현’을 내세우기도 했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던 경기도 교육감이 안산 동산고를 자율형사립고로 지정하자 ‘동산고 자사고 지정을 결정한 것은, 진보진영의 크나큰 과오로 남게 될 것이며 더 이상 진보교육감이라 부르기에 부끄러운 결과’라며 항의하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이명박정부출범 후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백척간두의 위기 앞에 섰다. 이명박정부는 과거 공안회의를 방불케하는 총체적인 진보진영 죽이기에 나선 것이다. 심지어 건강한 비판의 언론까지 입에 재갈을 물리는 후안무치한 법을 날치기 통과시키고 적반하장격으로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하고 있다. 진보성향의 단체 집단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김상곤교육감의 당선은 질식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등불이요, 김교육감의 당선은 공교육 회생의 불씨로 온 나라 민중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일대 사건이었다. 그랬던 그가 ‘변절(?)이라니? 자사고 한 학교설립을 허용했다고 변절이라는 표현은 성급한 진단이요, 지나친 과장일 수도 있다. 이명박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등 공갈과 협박도 불사한다는 것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러나 ‘부모의 부나 사회적 지위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교육‘을 약속한 교육감이 평등교육과는 정반대의 부자들의 자녀들이나 다닐 수 있는 ’사립형 사립고‘를 설립하겠다니 문제다.

이유 없는 무덤이 없다던가? 어릴 때 굽은 길맛가지(As the twig is bent, so is the tree inclined)라고도 했다. 역사적으로 변절자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다 있었다. 민족을 배신한 변절자도, 독재자나 살인정권에 부역한 자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김상곤교육감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재선을 위해서... 혹은 작은 것을 양보해 큰 것을 얻기 위해서...’라고 구차한 변명을 할 수도 있다. 경남교육감도 그랬다. 처음 무상급식에 대한 의욕과 학교운영지원비 전액삭감과 같은 정책으로 남다른 관심과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전교조와의 단협 폐기나 독서 인증제, 그린마일리지와 같은 정책을 수행하면서 서민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전교조로부터 고발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우리는 권력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소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변절하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평생을 노동운동으로 혹은 시민운동으로 살아온 사람이 명예를 이용해 살인정권과 혹은 독재정권과 야합해 민중에 등을 돌리는 야박한 모습을 말이다. 권정호교육감이든, 김상공교육감이든 처음 마음을 버린 것보다 더 큰 죄는 민중의 희망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민중의 한을 풀어주는 교육자, 그것은 특정 계급의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이기 이전에 원칙을 세우는 길이요, 땀 흘리는 사람이 대접받은 정의를 세우는 길이다. 지지자를 배신하고 식언을 밥 먹듯하는 지도자가 어떻게 교육을 살리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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