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폭행, 살해사건으로 언론이 난리다. 경기도 부천시에 살고 있는 최경원이라는 사람은 7살된 아들을 무차별폭행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 내 냉장고에 냉동보관하고 시신 일부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해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이런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어린 자녀를 폭행해 앞니를 부러뜨리는가 하면 어떤 부모는 사업실패와 뒤이은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다 자녀에게 차마 못할 폭행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생각해 보자. 동물의 세계에도 새끼사랑은 지극정성이다. 하물며 사람으로 태어나 자기 자식이 미운 사람이 있을까? 보통사람들의 정서는 자식이란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하고 자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그래서 그 자식에게는 내가 살아 온 힘든 삶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동분서주하며 살고 있다.
자녀폭행을 합리화하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범죄는 과연 개인의 도덕성이나 인간성의 타락 때문이기만 할까? 이런 범죄의 주인공을 살펴보면 대부분 살다지쳐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사람들이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지친 사람들이 자포자기의 삶을 살다 그 화풀이로 만만한 자녀나 아내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생활환경이 넉넉하고 유복한 가정에서 살았다면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그렇다면 이런 범죄의 원인은 어디 있을까? 청소년문제나 자살문제 그리고 학교폭력문제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시각은 이런 문제를 개인의 인간성이나 도덕성 타락으로 본다. 사실이 그럴까? 최근 몇몇 신문에 참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해 19개 교도소 폐쇄를 확정한 데 이어 추가로 5개 교도소의 문을 더 닫기로 했다는 기사다. 비어 있는 감방이 너무 많아 추가적인 폐쇄가 불가피 하다는 이유다.
이런 기사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왜 우리는 갈수록 더 많은 법을 만들고 범죄를 줄이기 위해 골목마다 폐쇄회로 카메라(CCTV)를 설치하고 더 무거운 형벌을 주는 법으로 바꾸고 있다. 그런데 어떤가? 범죄가 줄어들고 있는가? 범죄가 줄기는커녕 갈수록 더 잔인하고 더 연령대가 낮아진 범법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하루에 35명씩 자살, 20·30대 사망원인 '자살', 6년째 1위’다. 낙태율 세계 1위, 자살율 세계1위, 연간 노동시간 세계1위, 1인당 음주률 세계1위, 폐암 사망율 세계1위, 강간 범죄 비율 세계1위, 노인빈곤1위, ..다.
동방예의지국이라던 나라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됐을까?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도덕성만 무너졌기 때문일까? 알고 보면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이 젊은이들의 표현대로 헬조선이 된 이유는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북유럽국가들의 삶은 우리가 보기는 천국이다. 같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인데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 수 있을까? 그 원인은 정치를 잘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금제도 하나만 보자.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가 똑같은 세금을 내는데 어떻게 빈부격차가 늘어나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나라는 간접세가 직접세의 4배다. 대분의 서비스재화의 상품에 세금이 그렇게 부과된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자동차와 세탁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상품에 똑같은 세금을 매기면 소득 재분배가 이루어지는가? 평등 세상이 되는가? 소득 재분배정책이 부자들에게 유리하게 해 놓고 복지를 말하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누진세를 비롯해 사회보험제도나 공공부조와 같은 재분배정책이라도 제대로 한다면 우리사회가 이 지경이 돼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년들이 N포 사회를 말하고 노~~력 해도 희망이 없는 헬조선이라고 자포자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현실을 두고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경제 살리기’ 타령이다. 그들이 경제살리기 타령이 언제부터인데 아직도 못살리는가? 아니 안 살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그들이 살만한데 자기 눈에 재를 뿌리는 사람도 있는가? 국회 선진화법을 보면 알지 않은가?
<이미지 출처 : 늙은 도령의 세상보기>
왜 우리는 고양이나라 쥐들처럼 쥐를 잡아먹는 고양이들에게 우리 살림을 맡길까? 그들이 정말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믿어도 좋은가? 속고 또 속히고 수없이 반복하면서 가해자를 짝사랑하는 이 기막힌 현실이 오늘날 자식을 죽이고 폭행하는 부모를 만들지 않았는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헌법에 그렇게 적혀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시작된지 70년이 지났는데 왜 이제 와서 경제 민주화를 말하는가? 정치만 민주화되고 경제는 민주화되지 않았다는 말인가? 누구 책임인가?
그 화려한 스팩은 왜 쌓았는가? 국가가 머리 좋고 똑똑하다고 혈세를 투자해 키워놓은 범생이들은 왜 나라를 위해 제대로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가? 모든 청년들의 꿈인 SKY출신들 의사나 변호사 판검사는 진정으로 나라에서 받은 만큼 담세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는가? 학자들 언론인들, 교육자들... 그들은 자신이 받은 혜택만큼 돌려주고 있는가? 문제만 터지만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그들에게 몰매를 가하는 여론은 온당한가? 부자들을 위한 온갖 혜택을 주면서 경제민주화를 입에 달고 사는 저 파렴치한들을 심판하지 않는한 잔인한 부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래글은 10년전에 썼던 글입니다. 부모교육, 성인교육이 없는 사회는 막가파들이 여론 몰이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쥐나라 고양이들의 통치수법입니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데 몇 십 년 전에 배운 지식이 진리라고 믿는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겠습니까? 재사회화란 그래서 필요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학교에서만 교육을 한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살기 바빠 허덕이는 사람에게 눈을 뜨게 하는 재사회화 교육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은 안 배워도 될까?
국민의 재교육, 재사회화 제도화 필요
07.06.27 김용택(knms1)
1800년 1월 9일 프랑스의 생세랭이라는 마을에서 11~12세 정도로 보이는 한 소년이 발견됐다. 겉모습은 분명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행동거지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동물에 더 가깝게 보였다.
이 '늑대소년'은 정부의 지원 아래 정신과 의사와 언어학자들의 손에 넘겨져 인간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유전인자는 사람의 것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밤이면 네 다리로 기어 다니고 늑대처럼 울부짖으며 날고기를 씹어 먹는 그를 사람이라 해야 할 것인가, 늑대라 해야 할 것인가?
인간의 사회화를 말할 때 흔히 이 일화를 예로 들곤 한다. 사람이 도덕이나 이성도 없이 본능대로 산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일컬어 '사회적인 존재(zoon plitikon)'라고 규정했다. 사람이 사람다워진다는 것은 본능대로 살도록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사회화'를 통해 사람의 모습을 갖추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화란 '개인이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사회나 문화에 대한 적절하고 바람직한 가치 규범을 내면화하여, 자신이 속한 사회·문화 또는 조직·집단에 알맞은 행동양식을 취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이 사람다워질 수 있는 이 사회화란 어떤 과정을 겪어 가능하게 되는가?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 앞의 생세랭이라는 마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은 의도적이든 무의도적이든 태어나면서부터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유전에 의한 영향이 더 큰지 후천적인 학습의 영향이 더 큰지는 학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자.
그러나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학습을 통해 사람의 행동과 가치관을 학습하게 되고 사람으로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교육인 사회화는 주로 부모가 전수해 왔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사회화의 기능은 전문기구인 학원이나 학교 또는 매스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인간이 갖추어야할 기본적 행동이나 습관, 가치기준은 주로 의도적인 교육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오늘날 가정은 어떤가?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4, 5, 6학년 초등학생 43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초등학생의 생활 및 문화실태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하루 평균 대화시간은 30분 이내가 34.5%였으며 부모와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도 어머니 19.8%, 아버지 30.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40.6%가 부모와 대화시간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가 단절된 가정에서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랄까?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면서 부모와 대화도 없는 아이들은 기초적인 생활습관이나 행동양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 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 학교가 이를 보완해 줘야 한다. 그러나 '교육의 위기'니 '학교가 무너졌다'는 얘기는 학교가 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산업사회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이 하지 못할 땐 상업주의에 내맡겨지게 된다. 게임방이며 오락실, 만화방 그리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텔레비전이 교육의 기능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매스미디어가 다 자본의 논리나 상업주의에 매몰돼 교육의 역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아니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인간이 의도적인 사회화 과정을 밟지 못한다면 결국 개인의 욕구충족에 만족하는 본능이 지배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자본의 논리가 청소년들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보는 사회에서 말이다.
사회화는 개인의 일생에서 일정기간에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사회변화나 환경이 달라지면서 재사회화나 예비사회화는 필연이다. 이러한 교육의 기능은 제도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마치 이민을 가기 위해서는 이민국의 문화를 미리 배워야하듯이 신랑 신부가 된다든지 며느리와 사위가 된다든지 하는 새로운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사회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애기를 출산하는 엄마가 무조건 산달을 기다려 출산하지는 않는다. 통증을 줄이기 위한 과학적인 훈련이나 준비는 기본이요, 안전한 출산을 배우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그 피해는 자녀들에게 돌아간다. 자녀의 성장과정에 따라 가정교육을 보다 과학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부모의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심리적 특성이나 적절한 환경조건을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부모교육(재사회화)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 한국부모교육센터>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텔레비전문화를 보자. 초등학교를 졸업한 주부나 대학을 졸업한 주부를 가리지 않고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는 대중문화의 수용자로 쉽게 편입된다. '연속극 보는 재미로 사는 보통 사람'은 이렇게 길들여지고 가치관은 하향 평준화 된다. 대학시절 전공과목이나 문화는 대중문화에 마취되어 '보통시민'의 문화에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생애를 통해 사회화된다. 사회변화에 적응하고 삶의 주체로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다. 더구나 급변하는 산업사회에서 과거 어느 시점에서 얻은 낡은 지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철학을 가진 지도자라면 당연히 재사회화를 제도화해야 한다. 국민의 주권을 빼앗아 권력을 지탱하던 정권은 그런 일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는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사회화나 재사회화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옛날 썼던 글을 여기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7년 06월 27일 (바로가기▶) '어른들은 안 배워도 될까?'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함께 합시다.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 추진위원이 되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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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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