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은 학생일까, 아니면 일반시민일까? 

신분은 학생인데 현실은 전혀 학생이 아닌 사람.... 이제 며칠만 있으면 개학하고 학생들이 학교에 간다. 고 3 학생들... 행정적으로는 분명히 고등학교 학생이지만 수능이 끝나고 진학할 학교까지 결정이 나 고등학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개학을 하면 교복부터가 학생이 아니다. 교칙이 시퍼렇게 살아있지만 그들에게 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 일베저장소>


3년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학교가 시혜를 베풀어 예외로 하고 싶어서일까? 그들이 학생이면서도 학생이 아닌 이유는 수능이 끝난 후부터 열외(?)학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의 얼굴에는 화장도 하고 머리카락 파마까지 한 학생, 얼굴을 성형해 누군지 알아보기 힘든 모습으로 학교에 나타난다. 입은 옷도 교복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시민 옷 같지도 않다. 두발이며 외모도 학생으로 보기도 일반시민으로 보기도 애매한 사람....


수업일수가 며칠 남아 공부를 해야 하지만 이미 수능전에 다 태워버린 교과서가 남아 있을 리 없다. 삼삼오오 모여 TV를 보거나 영화감상을 하다 오전 수업시간이 끝나기 바쁘게 집으로 돌아간다. 아니 집으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시내를 배회하며 영화관이나 게임방으로 혹은 자본주의 수습기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내를 방황하며 예비시민의 수습기간(?)을 즐기며 지낸다.


교육청에서는 '공교육정상화'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시내를 방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하지만 그게 먹혀 들어갈리 없다. 학교에 따라서는 열흘 남짓한 마지막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특강이나 졸업후 설계를 세우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진로가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그런게 귀에 들어 올리 없다. 오히려 시간 날 때 운전면허증이나 따놓자고 면허시험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도 있다.


수능 끝난 고 3학생... 이맘때가 되면 대학의 학생 모시기 경쟁이 시작된다. 해마다 줄어드는 학생 수 문제 때문에 폐과를 하는 대학이늘어나자 초비상이 걸린다. 결국 교수님들의 학생모집 탐방이 시작된다. 대학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수수방관할 대학이 있을 리 없다. 학교를 직접찾아가 홍보를 하기도 하지만 학교에 특별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자기 학교가 최고라는 홍보에 진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진로가 결정난 학생들까지 학교에 모셔(?)와 학교홍보를 하는데 열심이지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 졸업생도 일반시민도 아닌 고 3학생.... 그들은 수능이 끝난 지난 해 2015년11월12일 이후부터는 이미 학생이 아니다. 교과서도 없이 법정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등교는 하지만 공부가 될리 없다. 그런데 공납금은 어떻게 할까? 고 3학생들은 그 다음 해 2월 10일 전후가 아닌 2월말까지 공납금을 내야 한다. 올해의 경우 2월 10일 졸업한다면 11일에서 2월 말일인 29일까지 19일분의 공납금을 미리 납부했다. 수능이 끝나고 수업을 하지 않은 3~개월간의 공납금만 내는 것이 아니라 11월 10일 이후의 졸업하는 2월 말까지 공납금을 한푼도 에누리없(?)이 모두 납부해야 한다. 그래야 졸업이 가능하다. 학생도 아닌 19일간의 공납금은 왜 내야할까? 


교육을 상품이라고 한다. 구매하지 않은 상품을 왜 값을 지불해야 하는가? 이런 모순을 어느 학부모 한 사람, 어느 교사도 학교도 문제삼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내려 온 관행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공부도 하지 않은 날까지 모두 합산해 공납금을 내는 이상한 상품... 아니 공납금을 내더라도 11월 수능끝난 날부터 무려 3, 4개월동안, 그 황금같은 시간을 자신을 위해 공부할 수 있도록 졸업을 시키든가 자가연수 기회를 주면 왜 안될까?


 공부도 하지 않는 학생들을 등교시키 시간 낭비하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가적인 손해다. 세금은 하루가 늦어도 득달같이 채납 가산금까지 내야 하는데... 졸업생에게 공납금을 받은 정부는 이들에게 소급해 공납금을 환불해야하지 않을까? 졸업한 학생들에게 내는 공납금 언제까지 이런 모순을 당연시하고 지내야할까?


아래 글은 2001년 12월 5일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바로가기▶)'고3, 말이 학생이지 졸업한 지 오래'





고3, 말이 학생이지 졸업한 지 오래



2001.12. 05



거국적인 행사인 수학능력고사가 끝났다.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두서너 개씩 싸 가지고 등교하면 밤 12시가 가까워야 집으로 돌아오던 고통의 세월이 끝난 것이다. 세 시간 자면 붙고 네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냉엄한 살아남기 작전(?)의 수능이 끝나자 거리는 갑자기 젊은이들로 넘친다. 


자유를 찾은 해방의 기쁨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도시는 그들로 하여금 갑자기 젊어진 기분이다. 성급한 학생은 사복도 교복도 아닌 복장에 머리까지 염색하고 이성친구와 손을 잡고 걷는 학생도 있다. 


운명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것. 성적발표 따위는 신경 쓸 이유가 없는 듯이 보인다. 묶였던 세월을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받아야겠다는 듯한 모습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확인한다. 


고3 학생들은 수능시험이 있기 하루 전, 배우던 교과서나 참고서는 쓰레기장에 폐기처분(?)했다. 그들은 졸업시험까지 끝나고 학생생활기록부 성적처리도 끝난 상태다. 출석부 정리까지 마친 고3 학생들은 교사들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지 이미 오래다. 


학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아침 10시가 넘어 책가방도 없이 학생복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자율복 차림으로 어슬렁어슬렁 학교에 나타난다. 어제까지 서슬퍼렇던 학생부의 단속은 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말이 학생이지 실질적으로는 졸업한 지 오래다. 오전 수업을 하는 날이 있지만 교과서까지 폐기 처분한 그들에게 정규수업이란 말도 안 된다. 가끔 특별강의가 있지만 자신들이 관심 없는 분야는 아예 통제불능이다. 


교육과정은 대통령령이다. 학교는 교육과정이 교육지침서다. 연간 수업시수와 이수과목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학교나 교사의 자율성은 조금도 없다. 그러나 수능고사가 끝난 순간부터 졸업생에게는 예외다. 


그토록 서슬퍼렇던 교칙이나 교육과정 따위는 그들에게는 구속력이 없다. 실제로 4개월에 가까운 세월을 세상수업에 무작정 팽개쳐두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학설명회에도 다니고 수시 모집에 대비해 논술준비를 하는 학생도 없지 않다. 


부족한 영어회화나 컴퓨터실력을 쌓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학생의 개인적인 필요에 의한 판단이지 대부분의 학생은 방랑자(?)들이다. 


분명한 사실은 그들은 아직도 학생신분이라는 것이다. 법이나 다름없는 대통령령도, 교칙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치외법권자로 묵인하고 있는 것이다. 치외법권자가 된 그들에게는 사회를 배울 수 있는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프로그램이란 없다.


학교도 교육인적자원부도 그들에게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를 폐기 처분할 때 교육과정도 함께 폐기 처분했다. 공납금은 내지만 수업도 받지 않으면서 왜 납부해야 하는지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도 없다. 


물론 여유 있는 가정에서는 이러한 자유가 자기도야를 할 수 있는 호기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졸업 예비생들은 갑자기 닥친 무진장한 자유 앞에 감당할 수 없는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키지도 못하는 법은 개정하든지 폐기 처분해야 한다. 어제까지 귀밑 몇 센티미터는 학생답고 그렇지 못하면 불량학생으로 취급받던 교칙은 필요할 때만 지켜도 된다는 기회주의자를 키운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법도 교칙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교육적이지 못하다. 


책가방의 색깔이나 양말까지 통제를 받던 교칙이 수능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무용지물이 되고 만 것이다. 교칙은 학생들을 위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학교를 위해 존재했던 것인가. 학생의 신분이면 당연히 지켜야 할 법이나 교칙을 폐기처분한다면 후배들에게 어떻게 준법정신을 가르칠 것인가.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본다는 풍토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준법정신과 원칙을 가르쳐야 할 학교가 엄연히 교육과정이 정한 수업일수와 교칙을 무시한다는 것은 교육의 포기다. 지키지도 못할 법이나 교육과정은 현실적으로 개폐해야 옳다. 불법이나 범법을 모른 채하고 묵인하는 학교도 행정관청도 똑같은 방관자들이다. 


수능고사가 끝나면 학교가 할 수 있는 사회적응 교육과정을 다시 만들든지 차라리 조기 졸업시키는 것이 옳다. 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어정쩡한 신분으로 인생을 낭비하도록 묶어두는 일은 경제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못하다. 소중한 젊음을 4개월 동안 방황케 하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제가 방송에 출연했던 원고, 경남도민일보 사설이나 칼럼, 대학학보사, 일간지, 교육희망, 우리교육, 역사교사모임, 국어교과모임, 우리교육, 오마이뉴스, 그밖의 주간 혹은 일간지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1년 12월 05일 (바로가기▶)'고3, 말이 학생이지 졸업한 지 오래'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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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1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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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