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자료/철학2015. 9. 17. 06:55


칠흑같이 깜깜한 밤 혼자서 길을 나섰다. 처음 가는 길이다. 누가 곁에서 도와 줄 사람도 없다. 내가 가는 길에는 숲인지 냇물인지 바위돌이 가로막고 있는지... 아차 하는 순간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질 지도 모른다. 이런 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


인생의 길이 그렇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내 부모, 우리 문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행복이란 무엇이며, 사랑이, 역사가. 종교가 무엇인지, 문화가 무엇인지... 그런 걸 모르고 먹고 자고 입고 살면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무조건 많이 배우고 많이 알고 전교에서 몇 등하고... 그렇게 학벌과 스펙을 쌓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가? 부모님들은 자기 자녀가 그렇게 살기를 바랄까?


‘고비처’라는 기관이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라는 기관의 준말이다. 청와대, 국회의원, 판사, 검사 등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전담하는 상설 국가기관이다. 오죽하면 이런 기관이 다 생겼을까? 실제로 우리나라 지식인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고위공직자 청문회 중계를 보면 비리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 특히 언론인 종교지도자, 교육자, 교수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지식인들, 사회지도층 인사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 많다.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 얻은 지식인가? 얼마나 힘들게 얻은 자리인가? 물론 모든 지식인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자만 누구나 부러워하는 지위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살고 있을까? 한마디로 철학부재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역사의식이 없는 지식인들은 오늘의 나는 ‘내가 똑똑하고 잘나서...’ 얻은 결과라고 단정한다. 내가 땀 흘리고 수고해 얻은 결과니 그 결과 특혜를 누리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학교가 사회적인 존재가 아닌 이기적인 인간, 개인적인 존재로 길러놓은 결과가 아닐까?


‘내가 공부한 것은 내 돈 내고 배웠으니, 내가 똑똑해서 일류대학을 나와 오늘날 이 자리까지 왔으니 과실도 내가 따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들이 다닌 학교는 누가 지었는가? 그들이 배운 선생님의 월급은 누가 주었는가? 그들이 먹고 입고, 길을 걷고, 자동차를 타고... 살아온 모든 것은 돈으로 대가를 모두 다 지불한 것일까? 숨 쉬는 공기 매일같이 마시는 물은 자신이 잘나서 얻은 것인가?


역사를 배우지만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은 이기적인 인간이다. 민주주의를 배우지만 소통하고 양보하고 타렵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런 자세를 체화하지 못한 사람은 민주적인 삶을 살지 않는다. 개인출세시켜주는 교육은 부모에 대한 고마움도, 전통문화에 대한 감사와 선배들의 땀 흘린 수고도 모르는 관념적인 인간을 만들어 놓는다. 내 몸만 귀하고 이 땅에 같이 숨 쉬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감사도 모르고 ‘내게 좋은 것이 선(善)’이라고 생각한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각박해지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 아파트 복도까지, 상가며 거리 곳곳에... 유치원이나 학교 안까지 구석구석까지 CCTV를 설치하고 지킴이 까지 세워놓고 있다. 사로가 서로를 밎지 못하고 도덕이니 법이라는 게 있지만 그런 건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보는 세상이 돼기고 있다. 아들이 아버지를 아버지가 아들을 고발하고 아파트 아래 윗 층 사람들이 소음문제로 칼부림까지 하는 세상이 됐다.

 

 


고급 아파트에 산다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임대 아파트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며 공동학군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돈이 많다고, 잘 생겼다고, 지위가 높다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경원시하고 과시하고 공동체 삶을 거부하고 있다. 공영방송이 먹방이 되고 편파왜곡 방송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소외와 차별 과시와 허세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철학이란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의 이름이나 외우는 공부가 아니다.  시비를 가릴 줄 알고, 사람을 사람답게 사는 길을 안내 해 주는 공부다. 서로 사랑하며 사는 법, 행복하게 사는 길을 안내해 주는 공부다. 옳고 그름을 분별해 악을 미워하고 선을 추구하며 정의롭게 사는 길로 이끌어주는 교육이 철학이다. 아무리 머릿속에 든 게 많아도 이기적인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모른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안내 하는 철학을 가르쳐 주지 않는 학교에 어떻게 훌륭한 사람을 길러낼 수 있겠는가. 철학을 가르쳐 주지 않는 교육은 우민화교육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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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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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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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간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세요. 철학수업 기대됩니다. 지.정.의가 균형있게 잡혀야 의식에서 출발해 바른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고 때론 오랜시간이 걸리기도하나 알고보면 거창한것도 심오한것도 아닌데. 그쵸 달콩멘토님^^
    오늘 아이들에게 쉬운 질문을 던져보는 하루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재밌을것 같네요. " 너와 나는 왜 다를까?" 하하하

    2015.09.17 07: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언제 한 번 백선생님과 차 한잔 나눠야겠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날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 밑 밴취에 앉아서.... 차 맛과 얘기 맛 어느게 더 맛이 있는지를...

      2015.09.17 09:52 신고 [ ADDR : EDIT/ DEL ]
  2. 철학은 근원에 대한 질문이고, 본질에 관한 질문입니다.
    모든 철학은 질문에서 시작되고, 생각을 끝까지 밀고나갈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유의 습관, 반성적 성찰,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 것, 그리고 숭고함에 대해 고찰하다 보면 철학은 조금씩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그것이 현상이던 표상이던, 그냥 넘기지 않는 것........... 철학은 그렇게 탄생했지요.

    2015.09.17 08: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리나라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교육선진국처럼 철학이 필수과목이 된다면.... 그런 꾼을 가끔 꾸어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가능하지도 않을 그런 꿈을 요..

      2015.09.17 09:50 신고 [ ADDR : EDIT/ DEL ]
  3. 철학 그러면 거창하게 생각되니 인생공부라 생각하는편이
    쉬울듯 합니다
    정의롭게 살아가는 인생.. 그걸 일깨워 줄수 있어야 합니다

    2015.09.17 08: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누구든 나그네가 될 수 있는데 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상처를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야 요즘은 혼자이고 싶어도 어려우니까요.
    인생의 길목에 사람답게 사는법을 안내해 주신 선생님께 힘을 얻었습니다.
    아직도 냉정함이 남아있는 저입니다.
    어젠 '인류애'를 외치시는 두 분의 교수님을 뵈었습니다.이미 삶자체가 그 모습이시더군요. 끊임없이 주려하고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제가 사람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제 곁에 이런 분들의 연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2015.09.17 0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선생님의 그 열린자세를 보면 참 신기하기도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선생님의 장점 중 가잔 큰 장점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이상한 자존심이라는 걸 가지고 살더군요.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고 사는...그래서 철저하게 닫고 사는.... 선생님의 겸손한 그리고 열린자세가 무한한 가능성을 예고해주고 있습니다.

      2015.09.17 09:48 신고 [ ADDR : EDIT/ DEL ]
  5. 당장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노력해서 나름의 위치에 있는 이들이 왜 그렇게 사는가에 공감하면서도 철학 없이 사는 제 자신에게도 예외가 아닐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2015.09.17 1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교가 문제지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교육선진국으 철학을 필수교과로 가르치는 데 우리나라는 무엇이 꾸린게 있어 아이들의 눈을 감기는 교육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2015.09.17 11:53 신고 [ ADDR : EDIT/ DEL ]
  6. 오늘 글...
    참 많은 울림이 있네요.
    이 울림을 많은 사람들이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습니다.
    글 공유할게요...^^

    2015.09.17 1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안타까워서요. 왜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리분별력을 길러주는 데 인색하지.. 이제 무너진 가정교육부터 회복해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2015.09.17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7. 생각하는 힘, 세상을 보는 눈,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기 위해 철학을 통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우리 시대 교육을 이를 철저히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2015.09.17 12: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이를 우님화교육이라고 단정합니다.
      분별력을 길러내지 못하고서 배운 지식을 어디다 써 먹겠습니까?
      학부모 주머니를 털고 아이들만 잡습니다.

      2015.09.17 12:33 신고 [ ADDR : EDIT/ DEL ]
  8. 생각없이 사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2015.09.17 2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방금 홍세화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오는 중이랍니다.
    제 글과 너무 비슷한 내용이란 참 재미있게 들었답니다.

    2015.09.17 21: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