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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좌파와 진보를 구별 못하는 사회

by 참교육 2009.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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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를 고치겠다고 난리다.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가 좌편향되어 있다는 이유다. 10년도 넘게 배우던 멀쩡한 책이 어느 날 갑자기 빨갱이(좌편향) 교과서가 된 이유가 뭘까? 정권이 바꿨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참말도 거짓말이 되고, 사실도 좌편향이 되는가? 지금 한반도에는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해괴한 논리들이 판을 치고 있다. 소위 색깔논쟁이 그것이다. 역사박물관에 들어가 숨도 못 쉬고 거의 죽어가던 괴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서 제 세상을 만난 것이다.

논리가 통하지 않는 사회는 암흑세계다. 사상이나 학문의 자유가 권력에 짓밟혀 질식하는 사회는 문명사회가 아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 되는 사회. 선이 아닌 것은 모두가 악인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는 이성이 숨 쉴 공간이 없다. 수십년동안 피흘리며 지켜 온 민주주의가 ‘경제를 살린다’는 한나라당의 기만에 홀려 민중들이 집단 마취를 당하고 만 것이다. 혹자는 ‘국민도 이제 당해봐야 한다’고 고소해 하기도 하지만 당할 사람은 늘 순진한 민초들뿐이다.

한나라당의 역사 거꾸로 돌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제를 살린다더니 그 경제가 서민의 경제가 아닌 1%의 부자들 경제라는 걸 그들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고 난 뒤에야 깨닫게 됐다. 경제만 쑥밭으로 만들기만 한다면 5년간은 표 찍은 죄값 때문에라도 참아야겠지만 경제뿐만 아니다. 서울시도 모자라 나라 전체를 하느님께 바치겠다는 대통령의 신앙이 불교신도들 가슴에 못질을 하고 부모의 경제력으로 자식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교육정책도 모자라 교과서까지 자기네 코드에 맞추겠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군 법무관들이 국방부 지침에 헌법소원을 내고 감사원 직원들은 ‘감사원이 권력에 휘둘리고 있다’며 탄식까지 하겠는가? 이제 도덕이니 정의 따위는 문제될 게 없다. 농가부채 때문에 농민들이 목을 매는 현실에서 농민들이 받아야 할 쌀 직불금을 가로채는 공무원이며 1% 부자들을 위해 양도세며 종합소득세율까지 낮추겠다고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귀를 기울이는 게 사람의 도리요, 예의다. 교육을 살리겠다고 만든 전체 교사의 삼분의 일이 전교조 조합원인데 전교조라면 빨갱이로 매도되고 있다.

멀쩡한 사실을 언론이 나서서 왜곡하면 얼마든지 거짓말이 되는 나라! 가정이며 직장에서 문제점이 있으면 이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게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그런데 바른 말을 하면 빨갱이 색칠을 당하고 직장에서 정당한 비판조차 허용되지 않고 성과급이며 승진에 불이익을 당하는 세상이다. 내 생각은 맞고 네 생각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는 사회라면 깡패조직보다 나을 게 없다.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가 선이 되는 사회는 막가파 세상에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게 통한다. 돈이나 사회적 지위가 사람의 인격보다 존중되는 사회라면 병이 들어도 치유 불가능한 중병에 든 사회다.

피눈물 나게 공부해 출세(?)하면 다음 차례는 수뢰사건 아니면 비리와 연루돼 쇠고랑을 차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교사들은 제자들에게 출세하라고 하기조차 부끄럽다. 청소년들에게 교육보다 영향을 더 미치는 TV는 한 수 위다. 억지웃음에 감각주의와 상업주의의 끝장 경쟁이라도 할 태세다. 시청률이 목표가 되고 만 미디어가 교육의 기능이라는 게 있다는 걸 제작자들은 알기나 할까?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정당화시키겠다는 권력과 이에 편승해 잇속을 채우겠다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이끄는 사회는 거대 한 암흑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민중이 희생다하고 고통을 겪어야 정상적인 세상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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