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09.01.29 18:30



“조직검사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대장암이 거의 확실합니다”

2009년 1월 12일. 마산 의료원에서 30여분동안 대장 내시경을... 그것도 수면도 아닌 생짜베기(?)로 했다가 거의 초죽음이 된 나에게 의사는 그렇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하늘이 노랗다‘고 하나? ‘암!’ 이란 특별한 사람이 받는 ’사형선고‘지 내게 그런 청천벽력이 떨어질 줄이야 꿈에나 생각했을까? '암’이라는 말이 의사의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모든 암 판정자들이 느끼는 생각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제 다 살았구나!...’ 죽음이라는 단어가다가오고... 또 ‘인생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구나’ 등등... 온갖 생각이 들면서 다리에 힘이 쭉 빠져 나가고 만감이 교차했다.

1월 3일 어머니 상을 당하여 슬픔 중에 친척들과 건강 얘기를 나누다 ‘혈변이 보인다’는 내 얘기를 듣고 ‘사람이 왜 그렇게 미련하냐?’며 호된 핀잔을 받았다. ‘병원에 가 본다’ 하는 게 차일 피일 하다가 늦춘 게 그제서야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허리가 좋지 않은 게 수십년이 됐기 때문에 최근 들어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진 것은 걸음을 걸으면 왼쪽 다리가 저리고 아파 ‘나이가 들면 이렇게 허리 통증도 더 심해지는 가 보다’하고 좋게 해석하고 지냈던 게 탈이라면 탈이었다.

삼오를 지내고 바로 마산 의료원을 찾아 대장 내시경을 한 결과에 어이가 없어 다음 날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월요일 조직검사를 결과를 보고 CT촬영을 하자고 예약했다. 대구 파티마에 처질녀와 처재가 근무하고 있어 전화를 했더니 거기서 CT검사를 해도 수술을 할 병원에서 다시 재검사를 해야 하니까 수술을 할 바에는 아예 대구로 오라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CT촬영을 취소하고 대구 파티마에 와서 진찰 후 입원 수속을 마쳤다.

마산 의료원에서 검사한 CD를 가지고 갔지만 파티마 담당 의사를 재검사를 해야 한다면서 13일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다시 했다. 마산 의료원과 다른 게 있다면 위벽에도 의심스러운 게 있어 그냥 두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대장암 수술 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위는 개복이 아닌 내시경 때 간단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엎친데 덥친 격이라더니 대장암에서 위에까지...

1월 15일 드디어 대장암 수술을 했다. 다행하게도 수술 후 걱정했던 임파선이나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술 전까지 불안했던 온갖 상념들이 사라지면서 ‘이제 죽지는 않겠구나!’ 안도의 한 숨이 나왔다. 여유가 생기자 ‘왜 사전에 미미 미리 내시경을 비롯한 검사를 하지 않았을까?’하는 후회가 밀려 왔다. 미리 검사만 했다면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게 아닌가?

사람은 누구나 암세포와 함께 산다. 그런데 그 암세포가 선천적이나 후천적으로 몸 속에서 기생할 수 있는 조건만 되면 누구나 암환자가 될 수 있다는 건 상식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깨달은 일이지만 수면으로 위나 대장을 내시경 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위와 대장까지 두 가지 검사해도 20만원 미만이고 또 수면으로 내시경을 할 경우 고통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한숨 자고 나면 “끝났습니다. 일어나세요”하면 끝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건 정해지 이치요, 누구나 한번은 그 길을 간다. 그러나 그런 과정은 혼자만의 불안이나 고통이 아니다. 가족이 있고 친지들의 안타까움을 빚으로 안아야 한다, 나도 이번 일을 겼으면서 멀리 서울에서 마산에서 창원에서 포항에서 밀양에서 거제에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의 빚을 참 많이도 졌다. 성서에는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 빚도 지지 말라. 호리(毫釐)라도 다 갚기 전에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저승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 내게 주어진 인생이 얼마나 더 남았는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결정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암을 앓다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의 여생 보내기는 가지각색이다. 어떤 이는 건강이 제일이니까 다른 건 돌보지 말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들어가 여생을 보내자는 사람도 있고, 이제 죽을 목숨이 살았으니 남은 생애는 남을 위해 살아야지.. 하며 봉사생화에 몰두하는 이도 있다.

밥 먹고 자고 숨만 쉰다고 사는 걸까? 삶의 질이란 뭘까? 한 인간이 세상에 왔다가 밥만 축내고 가는 사람도 있고, 남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과 봉사로 빛을 남기고 간 사람도 있다. 언젠가는 누구나 다 이 세상을 떠난다.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훗날 이웃에 빚만 지고 떠나지는 말아야지...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그건 건강을 회복 한 후 생각해도 늦지는 않겠지. 일단 위기를 넘겼으니 우선은 회복부터 하고 보자. 지금까지 부족한 나의 건강을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글을 통해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