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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단체

교총, 그렇게 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싶은가?

by 참교육 201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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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교감 5천명이 교육감직선 반대운동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교육감 직선제 폐지운동을 시작한 뒤 벌어진 일이다. '공무원의 단체행동금지'라는 실정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평교사도 아닌 전국의 교감 5천명이 ‘교육감 직선반대운동'에 나선 것이다. 왜 교감들이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이런 행동에 나섰을까?

 

 

행동에 나선 것은 교총소속 교감들이지만 알고 보면 배후 조종자는 따로 있다. 교총에 소속된 한국초등교장협의회(초등교장협)는 지난 4일 공문을 보내 “정치에 중립적인 학교현장을 지켜나가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국교총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모든 교장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드린다”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위한 헌법소원 운동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같은 교원단체이면서 전교조는 창립이래 수천명의 교사들이 파면, 해작당하고 지금도 '노조조아님'을 통보받아 상근자까지 학교로 돌아가는 탄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보다 훨씬 먼저 만든 교총은 창립이래 단 한 사람의 징계도 받은 일이 없는 어용단체다.

  

지난 6.4교육감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13개 시·도에서 진보교육감 당선이라는 이변(?)이 일어났다. 학생인권조례나 혁신학교 등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교육감으로 당선되자 위기를 느낀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세력들과 새누리당 그리고 정부는 ‘지자체단체장-러닝메이트제(동반 출마)'를 공공연히 거론해왔던 터다.

 

정부의 이런 고민을 알아채지 못할 교총이 아니다. 교총은 지난 6.4지방선거가 끝나기 바쁘게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감직선제 폐지 촉구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헌법 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 정신에 부합치 않는 교육감직선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

 

교총은 교장,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된 우리나라 최대의 교원단체다. 교총은 노동조합은 아니지만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 지금까지 권력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대표적인 어용단체다. 교총은 지난 2010년에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론에 대해 “직선제가 없어지면 교육이 정치에 예속되면서 근시안적 인기영합 정책의 남발로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반대하다가 2011년부터 직선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고 최근에는 임명제나 제한적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역사를 보면 교총이 어떤 성향의 단체인지 알 수 있다. 8.15 해방 직후 미군정 시기인 1946년 5월 17일 '조선교육자협회'라는 진보적인 교육단체가 결성되었지만 미군정에 의해 좌경 단체로 인식되어 강제 해산되고 대신 그들의 교육정책을 지지하여 줄 수 있는 '조선교육연합회'에 뿌리를 두고 만들어 진다. 회원이 교장, 교감, 교수, 그리고 교육전문직으로 대부분 평교사가 회원이지만 회장은 교사가 아니고, 부회장 6명 중에서 평교사는 단 1명뿐이라는 사실에서도 교총은 교원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는 걸 알수 있다.

 

<2월 6일 교총과 전교조가 교육자치 수호와 교육의원제도 유지 촉구 교육계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태생적인 한계 때문일까? 교총은 정부가 하는 일에 하나같이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지지하고 나선다. 진보교육감들이 인권교육을 위해 시작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고 정부가 뉴라이트 교과서를 만들어 역사왜곡을 하겠다는 의중을 먼저 간파하고 역사교육강화를 주장하는가 하면 한 술 더 떠서 국사교과서를 국정제로 바꾸겠다는 데 앞장선다. 정부의 눈치 보기에 이력이 난 교총은 조중동과 함께 교육감 간선제와 러닝 메이트제를 주장하다 지난 6.4교육감선거에서 진보교육감 대거당선이라는 이변(?)이 나타나자 서둘러 직선제 폐지 헌법소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교총은 왜 교육감직선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을까? 주민자치와 교육자치는 민주주의 꽃이다. 교육감직선제는 교육감이 교육주체들과 함께 민주적인 교육을 위해 만들어 내야 할 교육자들의 해묵은 과제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교총은 원칙도 철학도 없이 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 교총은 수구세력과 함께 집권세력의 아바타가 되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데 이력이 나 있다.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철학도 양심도 없이 오직 권력의 비위를 맞추며 학교민주화를 외면해 온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은 못 할망정 역사를 거꾸로 돌려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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