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2014. 3. 6. 07:00


세계 학력평가(PISA)에서 핀란드 1위, 한국 2위로 결과가 발표되자 한국 교육관계자는 핀란드 교육관계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허허, 근소한 차이로 우리가 졌습니다.
그러자 핀란드 교육관계자가 허허 웃으면 말했습니다.
“저희가 큰 차이로 앞섰습니다.
핀란드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세계학력평가(Pisa)에서 우리나라가 핀란드에게 진 후 나눈 이 대화는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나이, 성별, 경제력,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교육기회가 주어지고, 대학까지 공부만 하고 싶으면 누구나 무상교육이 가능한 나라, 경쟁은 있어도 등수가 없고 시험은 있어도 서열을 매기지 않는나라, 대학 서열이 없으니 사교육도 없는 나라, 핀란드....

   

핀란드 교육만 그런 게 아니다. 대학입학을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입학시험도, 수십만명이 벌이는 정보전도 없는 나라. 대학 입학은 개인적인 일일뿐 공공의 관심사항이 아니라서 입학철이 조용한 나라. 언론이나 뉴스에서 대학입학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없는 나라.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요, 대학공부를 하는 동안 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나라...
캐나다 교육이야기다.

 <이미지 출처 : Yiroom에서>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캐나다 교육이야기’(양철북)를 보면 어쩌다 우리나라는 이 지경이 됐을까 분노와 함께 한숨이 나온다. 해마다 수학능력고사를 치르는 날이 오면 비행기 이착륙시간까지 통제하는 전시작전을 방불케 한다. SKY입학을 위해 목숨을 거는 전쟁... 누가 어느 대학을 들어가느냐의 여부로 사람의 가치까지 달라지는 나라. 졸업장 하나로 평생을 울궈먹는 이상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캐나다는 어떨까? 일류대학... 좋은 대학 나쁜 대학이 없으니 사교육이이니 입시전쟁이 있을 리 없다. 시험은 치르지만 객관식 시험이 없고 비교할 등수를 매기지 않으니 누가 누구보다 얼마나 더 잘하느냐 서열을 매길 수 없는 나라가 캐나다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이 없는게 아니다. 등수는 아니지만 개인별 점수가 있고 객관식 시험은 없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의 실력은 어느 나라에 못지않다.

의무교육인데도 고교 졸업률이 81%인 나라.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가지 않는 이유는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차별받지 않고 억지로 대학에 가도 성적이 떨어지면 졸업할 수 없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학은 공부를 잘한 사람만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할 사람을 뽑는 과정이다. 고등학교까지 배운 지식은 어느 수준만 되면 다를 게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1초 만에 나오는 것들을 몇 개 더 알거나 수학문제 한두 개 맞힌 것이 우수한 대학의 선발 기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대학을 졸업해 사회에 나갈 인재로서 인성과 덕목을 갖추었는지가 선발과정에서 중요하다. 앞으로 학교를 빛내고 사회에 이바지할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 입학사정관의 중요한 안목이다.(본문에서...)

 


이렇다 보니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내신 성적과 작문, 자기 소개서, 추천서 등을 보고 합격, 불합격을 결정한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잣대가 공개되지 않아 문제제기라도 할라치면 ‘우리학교에 들어 올 학생을 우리 맘대로 뽑는데 왜 그기에 이의를 제기 하느냐?’라는 게 대학의 태도다.

캐나다에는 전공변경도 참 개방적이다. 전공변경이 마치 온라인 쇼핑에서 물건을 샀다가 취소하는 것처럼 간단하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전학이 가능하다. 입학시험이 없는 것처럼 편입학시험도 없다. 편입하기를 원하는 학과에 편입신청을 하면 학교에서 그 학과에 공부를 잘 할 것 같다는 판단이 되면 편입이 허용된다. 공부를 못해 성적이 떨어지면 졸업을 할 수 없으니 억지로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평등교육’을 말하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내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데 ‘왜 똑같이 취급하는가?’라는 부모들 생각 때문이다. 핀란드나 캐나다의 부모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평준화가 가능할까? 핀란드나 캐나다의 교육철학은 '모든 사람이 똑같아야 한다'는 기계적인 평등 아니라 ‘모든 사람은 공정하고 포괄적으로 존중하여 대우하는 상태나 조건을 의미하는 Equity다.

모든 학생이 상위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적절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동등하며 적용되는 교육. 학생 개인의 성적에 관계없이 개별학생들을 사회에서나 집에서나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캐나다 교육당국의 교육철학이다.

개성과 소질이 다른 학생을 똑같은 내용을 가르쳐 시험을 치러 한 줄로 등수를 매긴다는 것은 참으로 야만적이다. 그것이 Equity이요, 맞춤교육을 하는 이유다. 캐나다는 고교나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다고 모두 똑같아야 한다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Equity다. 캐나다에도 우열반이라고 할 수 있는 우반과 특목반이 있지만 그런 반에 가도 낙제를 하기 때문에 자기 실력이 모자라면 지원하지 않는다.

캐나다 교육은 우리가 보기는 이상에 가깝다. 캐나다는 어떻게 그런 교육이 가능할까?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교육의 보는 관점의 차이다. 우리는 교육을 상품으로 보고 공급과 수요의 개념으로 이해한다. 수요자의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고급교육(사교육)도 받고 그렇지 못한 교육(사교육)도 받는다. 캐나다는 사교육으로 승자가 결정되는 구조가 아닌 교육을 상품이 아닌 물과 공기처럼 공공재로 본다. 학생이 능력에 따라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 그것을 정부기 제도적으로 안정화 시켜 둔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모둔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학교. 개념을 이해시켜 저절로 알도록 하는 수학교육이며 사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나라. 캐나다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자녀 양육비나 소득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캐나다다.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고 배우는 것이 재미난 교육.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이길 수 있는 그런 경쟁 아니라 자신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배우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제도가 정착된 나라... 우리는 왜 불가능하기만 할까?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캐나다의 교육이야기의 본문 중의 글이 참 인상적이네요
    우리도 그런 나라를 꿈꿔봅니다^^
    고운 날 되십시오

    2014.03.06 08:31 [ ADDR : EDIT/ DEL : REPLY ]
  3. 학력과 국력은 전혀 다르지요.
    정치가 안 바뀌면 말짱 꽝입니다.

    2014.03.06 08: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우리도 그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견고한 기득권은 이를 포기할리가 없지요. 자신들만의 리그를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교육서열화이기 때문입니다.

    2014.03.06 08:39 [ ADDR : EDIT/ DEL : REPLY ]
  5. 일류대학 가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고 보니, 일류대학을 나온 아이들이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려 방황하는 모습들을 보입니다.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구요. 너무 좋은 책입니다 :)

    그리고, 교육이 공공재라는 이야기 백번 맞습니다. 일류대학도 있고 사교육도 있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일류대에 보내서 인생을 조금 더 잘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사교육을 시켜주고,
    아이는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오로지 경쟁만 배우며 살죠.

    교육이 공공재가 되는 날이 올까요?

    2014.03.06 1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ㅇㅇ

    교육1등국가 핀란드
    따라잡자고 혈안이 되어있는 참교육님..
    아닌척하면서 1등주의 병폐가 참..

    2014.03.06 10:21 [ ADDR : EDIT/ DEL : REPLY ]
  7. 결국 제도가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교육은 지금도 문제지만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어 더 절망적으로 느껴집니다.
    교육을 경제 원리로만 따지니 점점 더 병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2014.03.06 10:24 [ ADDR : EDIT/ DEL : REPLY ]
  8. 잘 보고 간답니다!!
    알차게 오늘을 보내셔요~

    2014.03.06 10: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고졸, 대졸 임금 차별이 없어저야 기본 토대가 마련될 듯 합니다..

    2014.03.06 10:35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우리나라의 사교육의 문제점들을 돌아볼 때
    등 수에 들지 못한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교육의 방향은 철학도 없고 방향도 없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랬다 저랬다 애완견들을 훈련시키듯
    제 멋대로 아이들만 훈련시켜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등록금은 왜 그렇게 비싼지...
    대학 수능은 자격증 따기일까요?
    아니면 출세를 위한 통과관문일까요?

    차라리 중국이나 아시아권 다른 국가가 오히려 부럽습니다.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드림

    2014.03.06 10:36 [ ADDR : EDIT/ DEL : REPLY ]
  11. 웃으면서 공부하고
    울면서 공부하고...
    이번에 아이들 데리고 체험학습하면서 느낀 게 참 많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종종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4.03.06 10: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티코햄

    지난달 <스톡홀름, 오후 두시의 기억>이란 책으로 온라인 독서모임을 했었는데 그곳에는 스웨덴 교육 시스템과 차별 없는 면학 분위기에 대한 글이 있더군요. 특히 '안테의 법칙'이 눈에 띄었는데요. 안테는 덴마크 소설에 나오는 어느 마을 이름인데, 그 마을은 아무리 우수하고 뛰어난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곳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 소설을 읽으면 안테가 말하는 법칙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비슷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군요. 한 사람의 튀는 자유의지를 내버려두기보다는 평범한 다수의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기회를 주자는 거고요 잘 나가는 소수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 사회는 그들 위주로 굴러가게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경계를 하는 거라 합니다. 이를 두고 나눔 멤버 중 캐나다 교민이 계시는데 캐나다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누가 잘난 것 별로 인정 안 해줘서 이민자들이라 비교 당하는 경우 없고 초등 졸업할땐 우등상 같은 거도 안주고 좀 튀려는 애들 있으면 오히려 말리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고등학교쯤 가면 아이들끼리 스스로의 경쟁으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알아서 하는 분위라는 군요.

    2014.03.06 10:55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저렇게 하면서 직장없는 국민은 거의 없고 0.2% 실업률이 발생하니까 정부 각처 위원 및 국회의원들이 밤샘토론하는 나라라는게 더 부럽습니다....

    2014.03.06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우리도 언젠가는 공부가 재미있어 하는
    그런 시대가 오겠지요?^^~

    2014.03.06 12:32 [ ADDR : EDIT/ DEL : REPLY ]
  15. 독일은 꼴찌도 행복하다는 책이 나왔는가 하면
    캐나다는 좋은 대학, 나쁜 대학이 없으니 사교육이나 입시전쟁이 없고,
    누구나 평등하게 하고픈 공부를 한다는 책이 나왔군요.
    공부 안 해도 되는 서비스 직업은(임금이 낮은) 외국인이 하면 되고,
    캐나다인들은 공부와 관계없이 모두 잘산다 그말인가요?

    부자 나라 스칸디나비아는 인간이 적어서(천만도 안 됨) 어느 정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체계를 이룬 거 같고,
    캐나다는 그 넓은 땅에 수많은 이민자로 만들어져서 교육뿐만 아니라 정치나 사회 등 우리보단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 미국처럼 외국인들이 3 D 직업(요즘에 멸시까지 받는 4 D 직업이라고 함) 다 하면 되고,
    주류층 캐나다인들은 입시전쟁을 안 겪으면서도 본래대로 누리면서 잘 살겠죠.

    그러나 캐나다에 사는 한국 분들이 말하기를 거기도 한국 못지않게 사교육과 학원이 널렸던데요?
    아는 지인들은(그곳 캐나다 정직원이 아닌 한국분) 모두 아는만큼(학문이니 음악이니) 개인지도를 합니다.

    저는 가끔 남의 나라 칭찬하는 글을 보면 다른 나라는 얼마나 한국을 칭찬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약 85%가 대학 가는 나라, 교육열이 높은 나라, 똑똑하고 머리 좋은 나라, 잘사는 부자 나라 등등,,,,,,
    그 속을 잘 모르고 그러는 거겠죠.

    저는 한국 교육은 시스템이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 많고, 개인의 이익만 챙기는 부모와 교사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03.06 16:17 [ ADDR : EDIT/ DEL : REPLY ]
  16. 잠시 인사드리러 왓답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4.03.06 17: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우리는 교육을 정치,경제와 하나로 묶는 못된 습관을 가진 나라죠..
    너무 멀었습니다..ㅠㅠ

    2014.03.06 1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ㄷㄷ

    한국은 돌아가는 시스템과 사람들 마인드가 그래서 안 바꿔는거죠
    당장 어떤 조건도 없이 일자리를 구한다고 하면 제대로 된 일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교육 자체가 직업 세계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보니 학생들이 들이는 노력이 불필요하게 되죠

    2014.03.06 20:34 [ ADDR : EDIT/ DEL : REPLY ]
  19. 101. 쾅!

    2014.03.06 2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성황

    노동에 대한 가치 인정부터가 중요합니다. 그럴려면 사회안전망이 먼저 확보 되어야하겠죠. 기업이 인건비에 많은 지출을 하여도 사회가 기업을 지원해주거나 근로자가 월급이 적어도 사회시스템이 도와주거나.. 일단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먹고사는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게 공부라면 .. 인간의 본능에 의해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릴수 밖에없습니다.

    2014.03.07 08:50 [ ADDR : EDIT/ DEL : REPLY ]
  21. 한국은 소수 몇몇을 위한 나라죠
    교육과정조차 그들을 위해 설계됩니다
    평범한 부모들이 그들 자식을 위해 헌신했다 말해봐야 헛거입니다
    이미 짜여진 판에서 그 부속품이 되어 살아가는 존재가 될 뿐이죠

    2014.06.22 20:2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