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정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은 되고 제창은 안된다...?

by 참교육 2013. 5. 18.
반응형

 

 

국가보훈처가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노동·진보단체 '민중의례' 때 애국가 대신 불리는 노래로, 정부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 등이 제기돼 '제창'의 형태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보훈처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행사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고, 일부 노동·진보단체에서 '민중의례' 때 애국가 대신 불리는 노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훈처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5·18 단체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5·18 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는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사퇴와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천막 농성과 침묵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시쳇말로 블랙코미디다. 기념식이란 ‘뜻깊은 일이나 사건을 잊지 않고 마음에 되새기기 위해 행하는 의식’이다. 5·18은 광주민중항쟁의 진저리나는 국가폭력의 역사를 기억해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의미를 다짐하는 날이다. 당연히 희생자의 가족과 관련단체들의 의사가 반영돼 그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결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어떤 노래인가?

 

사망자 163명, 행방불명자 166명, 부상 뒤 숨진 사람이 101명, 부상자가 3,139명, 구속 및 구금 등의 기타 피해자 1,589명, 아직 연고가 확인되지 않아 묘비명도 없이 묻혀 있는 희생자 5명 등 총 5,189명의 억울한 사람들이 희생된 아픈 역사가 바로 5·18이다.

 

자식을 잃고 혹은 남편과 아내를 혹은 부모를 잃고 통한의 33년을 살아 온 그들에게 무슨 말로 의로한들 그들의 아픔이 다 치유될 수 있겠는가? 희생자 중 아직도 병원에서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합창은 되고 제장을 안된다’는 꼼수를 부릴 수 있는가?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아픔을 당사자들이 원하는데 국가가 무슨 염치로 반대하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보훈처가? 솔직히 말해 이날만은 국가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돈 몇 푼으로 혹은 기념식을 하기 때문에.. 혹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으로 보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당사자의 입장에서 혹은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임을 위한 행진곡이란 바로 그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광주의 정서요, 희생자들과 관련단체들의 절절한 요구이기도 하다. 5·18기념식장은 당연히 희생자들의 정서가 담긴 아픈 추억 하나나도 소중하게 되살려 후손들에게 알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게 도리다.

 

 

그런데, 제창은 되고 합창은 안 된다...?

 

도대체 제항이란 무엇이고 합창이란 무엇인가?

무식한 사람이 국어사전을 뒤졌더니 ‘합창은 여러 사람이 서로 화성을 이루면서 다른 선율로 노래’요 ‘제창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동시에 노래를 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무슨 뜻인지 몰라 다시 지식검색을 하고나서야 '합창은 행사에 참여한 합창단이 부르는 것’이고 ‘제창은 참석자 모두가 함께 부르는 노래’라는 뜻을 겨우 알게 되었다. 국가는 분명히 깨우쳐야 한다. 전두확일당이 계엄령을 선포하자 겁을 집어먹은 다른 도시의 사람들은 숨죽이며 침묵하고 있을 때 오직 광주만은 혼자 불의와 맞섰다. 권력의 눈이 어두운 정치군인들은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권력을 도둑질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로 시작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은 소설가 황석영씨가 백기완씨의 시 '묏비나리'를 개작한 노랫말에 전남대생 김종률씨가 곡을 붙여 완성된 노래다. 80~90년대 이 노래는 기타와 꽹과리 반주가 어우러져 투쟁 분위기를 북돋운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운동권에서 상징적인 노래로 사랑을 받아 온 역사가 담겨 있다.

 

보훈처는 지금이라도 권력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이 노래에 담긴 정서를 되살려 그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잘못을 사과하겠다는 국가가 희생자들이 원하는 정서를 무시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국가의 폭력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