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3.03.16 07:00


 

 

3·15를 '무모한 흥분'으로 폄훼…사설조차 싣지 않는 무관심

 

남녘의 작은 도시 마산이 시끄럽다. 이은상시인의 시비를 마산역 앞에 세우면서부터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마산관리역과 국제로타리클럽은 지난 2월, 마산역광장에 가고파 노래비를 건립하면서 철거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비석과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노래비는 마산역 허인수 역장이 국제로타리클럽에 제안해 마산 역광장에 세웠다.

 

이은상이 누군가?

 

이은상시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마산문인협회는 ‘이은상은 국가의 검증을 받은 애국지사이자 민족시인’이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시비철거 대책위는 ‘시류에 편승해 권력의 편에 섰던 마산정신과 배치되는 인물’로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은상은 일제시대부터 민족의 아픔에 동참하지 못했다. 이승만의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났던 3·15의거를 일컬어 ‘무모한 흥분으로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요, '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수립한 전두환정권을 '특수한 상황에서는 강력한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 일반 여론'이라며 권력에 아부한 일물이기도 하다. 민주공화당 창당 때. 창당선언문을 초안을 작성하고 박정희 대통령 추도가의 가사를 작시하기도 했던 인물이 이은상이다.

 

이은상에 대한 평가는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언론도 마찬가지다. 경남도민일보는 노래비건립당시부터 사실기사를 비롯해 여론, 칼럼, 사설 등 20여회에 걸친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가 하면 창간 67주년을 맞아 ‘할 말 제대로 하는 강한 신문이 되겠다’는 경남신문은 시비설립 전후 서너차례의 사실기사와 양시양비론적인 오피니언 기사 한두편이 전부다. 단 한 편의 사설조차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불편부당, 공명정대한 신문이 되겠다’, ‘긍지를 갖고 책임을 지겠다’는 신문, ‘신뢰받는 향토지’, ‘봉사하는 신문이 되겠다’는 신문이 지역의 쟁점논쟁에 대한 입장이 없다는 것은 언론으로서 역할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바른 길을 제시하려 한다면서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소신 없이 눈치를 본다는 것은 언론이 가야할 길이 아니다.

 

마산을 일컬어 민주의 성지라고 한다. 이승만 독재를 물리치고 이 땅에 민주주의의 씨앗이 된 3.15의거와 부마항쟁의 혼이 숨 쉬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자유와 정의, 민주’의 l3.15정신이 숨 쉬고 있는 도시. 이런 유서 깊은 마산에 3.15를 부정하고 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하고 독재권력을 미화한 인물이 마산의 얼굴인 역 앞에 이은상의 시비를 건립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이 할 말을 잃으면 사회는 병들고 부패하고 만다. 내일은 3·15의거가 일어난 지 53주년을 맞는다. 마산이 민주화의 성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마산시민의 삶이 3.15정신으로 하나 되어야 한다. 한쪽은 토착세력이 되어 권력의 편에 서고 다른 쪽은 3.15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 3. 15영령들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신정권과 광주시민을 학살한 정권이 가능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불의의 편에서 권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과 시류에 편성해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문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역사다. 다시 53주년을 맞는 3. 15, 영령들께 부끄럽지 않는 민주성지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불편부당, 공명정대한, 할 말을 하는 언론이 있어야 한다. 불의의 역사, 토착세력을 두둔하는 신문이 있고 권력의 편에 선 문인들이 있는 한 마산의 정신은 꽃피울 수 없다.

 

- 이기사는 경남도민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07982

 

 

안녕하세요?

불친님들과 구독자님들 덕분에 제가 운영하는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사단법인 한국블로그산업협회(KBBA)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 4회 2013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개인부문에 문화/예술 부문 Top100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투표는 3월 11일부터 31일까지 심사 및 투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옆의 주소로 가셔서 투표 부탁드립니다.    http://snsawards.com/iblog/vote2012_01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부마항쟁을 선뜻 떠올리게 돼죠. 그러니 논란거리가 될 수 밖에요.
    그런데도 언론은.. 침묵하는군요? 불리할땐 말을 삼켜라.. 이걸까요?

    2013.03.16 07:22 [ ADDR : EDIT/ DEL : REPLY ]
  2. 수원시청에서 주관하는 팸투어를 떠납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2013.03.16 07: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무나 민족시인하면 나라가 산으로 갈텐데 말이죠 ㅜㅜ

    잘 다녀오셔요 선생님 ^^

    2013.03.16 07: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쉽게 잊혀질 수 있는 부분들을 잘 알려주신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있는 계기도 되었구요
    잘 보고갑니다..

    2013.03.16 08: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론이 본래의 역할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2013.03.16 0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언론이 언론이 아니죠. 이은상 친일시인,독재찬양을 한 자 시비를 기리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입니다

    2013.03.16 09:06 [ ADDR : EDIT/ DEL : REPLY ]
  7. 뉴스에서 봤어요.
    찬반론이....더세더군요. 쩝..

    잘 보고가요

    2013.03.16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돌돌이

    아 이분도 참교육님 사상검증대상이 된건가요? 하이에나 앞의 먹이감 신세로군요.

    2013.03.16 09:21 [ ADDR : EDIT/ DEL : REPLY ]
  9. 그렇군요.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글을 읽어 보니 뭔가 매듭이 필요하네요.
    그렇지 않으면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될 테니까요.

    선생님!
    뜻깊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3.03.16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3.03.16 10:21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마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가 중에 이은상 작사가 적지 않을 겁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도 마산과는 반대편에 위치해 있었지만 이은상 작사의 교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가 위대한 문인이기 전에 독재정권에 편승해서 민중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다면 그 자체로 기념의 대상이 될 수는 없겠지요. 박근혜 대통령 시대에 가장 우려했던 부분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는 것 같아 착잡합니다.

    2013.03.16 10:2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