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 회의 장면, 이 학교는 초등학교지만 학생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설립한 게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다.

 

1995년 5ㆍ31 교육 개혁에 따라 1995년 2학기부터 시험 운영을 시작해 1998년도부터 각급 초ㆍ중ㆍ고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전면 실시되고 있는 학운위는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등으로 구성되어 운영하는 심의ㆍ자문기구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기구가 왜 의결기구가 아닌 자문ㆍ심의 기구일까? 여기다 공립학교는 심의기구로 사립은 자문기구로 되어 있어 형평성의 문제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더구나 의무교육기간인 중학교조차 공사립의 차이를 둔다는 것은 사학연합회의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학교운영의 투명성과 자율성, 그리고 학교 실정에 맞는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운위가 하는 일이 무엇일까?(초중등교육법 제32조)

 

1. 학교헌장 및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2. 학교의 예산안 및 결산에 관한 사항

 

3. 학교교육과정의 운영방법에 관한 사항

 

4. 교과용도서 및 교육자료의 선정에 관한 사항

4의2. 교복 · 체육복 · 졸업앨범 등 학부모가 경비를 부담하는 사항

 

5. 정규학습시간 종료후 또는 방학기간중의 교육활동 및 수련활동에 관한 사항

 

6. 교육공무원법 제31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초빙교원의 추천에 관한 사항

 

7. 학교운영지원비의 조성 · 운용 및 사용에 관한 사항

 

8. 학교급식에 관한 사항

 

9. 대학입학 특별전형중 학교장 추천에 관한 사항

 

10. 학교운동부의 구성 · 운영에 관한 사항

 

11. 학교운영에 대한 제안 및 건의 사항

 

12. 기타 대통령령, 시 · 도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

 

초·중등교육법 및 동법시행령, 학교운영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가 명시하고 있는 학운위가 하는 일이지만 이 밖에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활동에 관한 심의나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의 민주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학운위의 의결기구화다. 물론 지금도 학교장이 학운위에서 결정한 사항과 다르게 집행할 때는 교육청에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의결기구나 다름없다. 그러나 심의기구와 의결기구는 성격상 같을 수 없다. 학교장이 민주적인 의지만 있다면 학운위를 자문기구나 심의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바꿔주기를 요구해야 하지만 학교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교총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학운위는 학교장의 들러리인가? 학운위를 구성하고 있는 학운위원은 대부분 친교장 성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승진 점수가 필요한 교사위원, 그리고 업무와 연관 있는 지역위원, 자기 아들 딸이 특혜를 받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이 학운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형식적으로는 운영위원장이 따로 있지만 내용은 대부분 친교장성향의 인사들이요, 학교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지 출처 : 경기도 교육청>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학운위는 자문·심의 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바꿔야 한다. 자문기구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자문을 구할 것인지 여부와, 그 결과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학교장이 자유재량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학교장의 의사결정 보조기구일 뿐이다. 심의기구는 심의하도록 규정된 사항은 반드시 심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위법이 되는 기구를 말한다.

 

이에 반해, 의결기구란 어떤 정책이나 계획의 실시를 허락할 것인지 반려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행위다. 심의와 의결은 그 목적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으나 그 심의․의결결과가 가지는 효력 또는 구속력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학교를 일컬어 교장 왕국이라고 한다. 그만큼 학교장의 권한이 절대적이라는 말이다. 견제기구가 없는 집행기구는 독재로 흐를 수밖에 없다. 학교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견제기구인 학운위의  의결기구화는 시급하고도 절실하다. 학교장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학운위가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하기 위한 기구라면 당연히 의결기구화하고 사립학교 또한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화해야 한다. 형식적인 학운위로 어떻게 학교의 민주화, 특색 있는 학교를 기대할 것인가?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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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직도 보면...학교의 결정에 따라가는 학운위많은 것 같던데...쩝~

    잘 보고가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2013.01.07 08: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쪽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네요..

    2013.01.07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학교운영위원회...
    주변 부모님들께서 참여하는 분이 계셔서 그 활동을 들여다보니 들러리 맞더라구요.
    아이들에게 민주화 교육을 시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적 성향을 가진 교육 기관이라니 아이러니 하네요.

    2013.01.07 10:56 [ ADDR : EDIT/ DEL : REPLY ]
  4. 학운위 참여 경험자로서 백 번 맞는 말씀입니다

    2013.01.07 13:30 [ ADDR : EDIT/ DEL : REPLY ]
  5. 학교장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학교장과 일심동체인 경우들이 많지요.
    도대체 그걸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2013.01.07 15:13 [ ADDR : EDIT/ DEL : REPLY ]
  6. 도도리표

    학운위가 거수기인 현 상태에서 의결기구화 한다고 뭐가 됩니까?
    또 의결기구화 한다고 하면 책임이 뒤따르는데
    그렇다면 자격부여도 엄격히 해야합니다.
    암것도 모르는 코흘리게 초중생 앉혀놓고 의결한다? ㅋㅋㅋㅋㅋㅋ
    교사되면 아무나 학운위 들어가나요?

    2013.01.07 15:57 [ ADDR : EDIT/ DEL : REPLY ]
  7. 있긴 해도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건 못 본 듯 해요.
    좀 바뀌어야겠지요?

    2013.01.07 17:1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