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2015.08.16 06:59


공교육 해체할 7차교육과정

 

 

교육체계의 지각변동이라고 할 수 있는 7차교육과정이 올해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학생 개개인의 성장 잠재력과 교육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라는 화려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7차교육과정이 전면 시행될 경우 학교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준별 교육과정의 도입, 10개국민공통기본교과 설정, 재량활동 신설, 특별활동 정비,라는 4가지 특징을 담고 있는 7차교육과정은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겉으로는 수요자중심의 교육, 수월성의 추구, 개별능력을 중시함으로서 세계화, 정보화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을 육성한다지만 교사,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까지 무한경쟁을 부추겨 강자만이 살아남게 하는 무한경쟁의 논리를 담고 있다.

 

 

 강자만이 살아 남는 교육  

 

7차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2004년이 되면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학생들이 연령별이 아닌 과목별·실력겨별 학년에서 공부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학급이 있어 학급의 담임이 지도하던 학급중심제는 교과중심제로 바뀌게 된다.

 

초등교사가 중등으로, 중등교사가 초등으로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동하게 되고, 교대와 사대가 통·폐합되는 등 직가변동이 이루어진다. 교사들도 초·중등 연계자격, 초등·유치원 연계 자격제가 시행되는가 하면 3개우러간의 연수를 받아 부전공 자격증을 여러개 가지고 있는 교가가 유능한 교사로, 수업을 많이 하는 교사가 임금을 많이 받는 시대로 바뀌게 된다.

 

 

7차교육과정에서는 11학년(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교과선택을 하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교사들은 지식의 공급자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과원()기잔제 교사, 순회교사, 상치교사, 시간강사가 되어 보따리 장사(?)처럼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7차교육과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학교에서 서울대반과 자립형사립고등학교반으로 나누어 각분야에서 빌게이츠를 키우자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 수준에 따라 선택한 과목을 공부하게 되는데 사실상 우열반(수준별 반편성)이 편성되기 때문에 열반()에 편성된 학생은 우반()녀성 받기 위해 학원의 과외를받는 등 열반을 졸업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수험생들은 우열반에서 각각 다른 내용을 배우고 수학능력고사를 비롯한 평가는 같은 내용으로 받아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7차교육과정이 시행되면 평가로 시작하여 평가로 날이 저문다.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취도 평가를 하여 학교간의 등급을 매기고 교사와 학생들을 평가하여 학생·교사·학교간의 등급을 매겨 서열화시킨다.

 

교육 황폐화 불보듯

 

 

공교육 붕괴를 앞당기는 7차교육과정의 시행은 전면 유보되어야 한다. 7차 교육고정은 교사의 전문성을 박탈하고 교육안정성을 위협하여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뿐만 아니라 학급을 해체하여 학교를 붕괴시킨다. 20%의 엘리트를 키우기 위해 80%를 낙오자를 만드는 미국식 교육을 답습해서 교육을 황폐화 시키는 교육과정 시행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보따리 상인처럼 거리를 헤매게 하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증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불행을 자초하자는 것이 7차 교육과정이다. 학생과 학부모·교사가 다함께 피해자가 되는 7차교육과정 시행은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마산여고 교사

 

 

 

이 글은 2000년 9월 18일 경남도민일보 열린/ 여론에 기고했던 글입니다.당시 교육부가 계획했던 7차 교육과정 계획은 여건상 계회대로 못한 것도 있고 교육주체들의 반대로 유보한 것이 있지만 오늘날 교육이 이 지경이 된 책임이 교육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인 7차교육과정이 만든 결과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교사들의 교육과정 불복종 운동

 

 

우려했던 문제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가 반대하는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저항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지역 200개교 고등학교 교사 대표자들의 ‘7차 교육과정 거부 고교교사 대표자 선언에 이어 전북.경기.인천.대전 교사들이 평준화를 해체하는 7차 선택중심교육과정을 반대하는 불복종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의 강행과 저지를 놓고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사들간의 자존심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교사뿐만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홈페이지에는 ‘7차 교육과정이 공교육을 포기하고 자녀를 교육시킬 책임을 학부모에게 미루는 무책임하고 비열한 짓이라는 학부모들의 항의까지 빗발치고 있다.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서 시행단계에 들어간 교육과정이 시행의 타당성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사들은 7차 교육과정은 학교시설과 여건을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잦은 이동수업으로 학급공동체의 해체와 학업성취도의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고교교육과정을 엘리트교육 과정과 열등반 교육과정으로 가르게 된다. 결국 상류층의 자립형 사립고교를 도입하는 명분을 제공하여 고교평준화를 해제하고 교육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은 수정고시 되어야 한다. 평준화를 해제하고 소수의 명문고와 다수의 3류고를 양산하는 7차 교육과정은 시장논리를 교육에 도입하여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심화 시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고교에서 선택과정을 시행할 경우 교사수급문제로 인한 상치교사.기간제교사.순회교사제가 불가피하게 되어 교사들은 수업을 진행하기조차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성취도 저하, 교육의 전문성 약화, 공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에서도 부분적으로 인정했지만 교육현장을 혼란과 파행으로 치닫게 하고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킬 7차 교육과정은 수정고시 되어야 한다. 허울좋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사들은 전공하지도 않은 과목을 가르친다면 교육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위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교단에 선다면 지식주입은 가능하지만 인성교육은 보장할 수 없다. 불평등을 심화하고 시장논리에 공교육을 맡길 7차 교육과정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20010604일 경남도민일보 사설)

http://m.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7769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제가 방송에 출연했던 원고, 경남도민일보에 썼던 사설이나 칼럼, 대학학보사, 일간지, 우리교육, 역사교과, 국어교과모임, 우리교육...등에 썼던 원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10604일 경남도민일보 사설2000년 9월 18일 경남도민일보 열린/ 여론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오늘날 교육현실에 비추어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현실화 됐는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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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하고도 4개월이 가까워 온다. 아이들은 아직도 9명이나 바다속에 잠겨 있는데 정부가, 우리가, 내가 한 일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진상규명....!

 

정부는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있는가? 마지 못해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 시행령에는 가해자가 진상조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만들어 놓았다. 유가족들은 삭발로 울분을 토하고 가슴을 치지만 대통령은 마이동풍이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살리겠다는 경제, 그 경제는 누가 죽인 것인가? 재벌경제를 살리면 민초들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가?   

 

세월호 참사...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게 숨져간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길이요, 제 2, 제 3의의 세월호참사를 막는 길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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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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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하. 이제는 2009년 개정안이 올해부터 도입됩니다. 미지수를 다루는 방정식과 함수가 초6으로 내려갑니다. 사회 교과를 봤더니 현대사 부분에서 5.16과 전두환 구데타가 빠져 있더군요. ^.^ 이박라인이 만든 것인 모양입니다.

    2015.08.16 09: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신자유주의 통치술의 핵심 중 하나가 차별을 공고히 하는 교육이지요.
    공교육 파괴가 목표인데, 교육바우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나라 한국에서 교육이 무너지면 답이 없습니다.
    조희연이 항소심에서도 지면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빨라질 텐데...

    2015.08.17 01: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교사들에게 물어보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인간상,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은 어떤 사람입니까?"

“.....................”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나는 내 제자를 이러이러한 인간으로 길러내기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교사가 몇 명이나 될까?

 

교사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다. 교육에는 분명히 목표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교육법 제 1조)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추상적인 표현으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인간을 길러낼 수 있는가의 여부는 여기서 논외로 치자. 대한민국의 교사치고 이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구상해 수업을 전개하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한국의 교육은 교과서를 가르치고 가르친 내용을 평가해 서열을 매기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교사들이 자존심 상해할까?

 

그러나 이게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요, 교사들의 역할이다. 교육과정이란 교육활동을 위한 기본 설계도지만 그런 건 교대나 사대에 다닐 때 수업시간에 들었던 옛날 얘기 일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을 생각할 여유(?)란 없다. 아니 교과서 진도에 쫓겨 그런 것 따위를 생각한다는 건 사치(?)다.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교과서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 교과서가 어떤 내용이 담겨 있건, 그런 건 교사가 알 일이 아니다. 국정교과서건, 검인정 교과서건, 만들어 진 교과서를 가르쳐 평가를 하고 평가 한내용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게 대한민국 교사들의 할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의 교사들의 교육목적은 ‘대학입시에 좋은 성적을 내게 하는 것’이다. 자기가 가르친 과목이 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이 나오면 훌륭한 교사요, 그렇지 못하면 무능한 교사다. 문제풀이 전문가를 키우는 교실에 전인교육이니 홍인인간 따위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기말고사건 국가단위 성취도 평가든 간에 평가란 ‘현재 학생의 발달 수준을 진단하여 다음 교육활동을 세우기 위해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평가란 무조건 좋은 점수를 받는 것, 1등이 목표다. 정서적, 의지적, 신체적 발달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있을 수 없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12년간 ‘진도 나가고 시험보기’의 반복의 연속이다. 모든 학생들은 ‘시험’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시험 후 매겨지는 서열 때문이다. 이런 평가는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등수를 가리기 위한 평가에는 당연한 일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서열을 매기기 위해 난이도나 변별도가 높은 문제를 출제하고 그런 문제를 귀신처럼(?) 풀어내는 기술자(?)가 우수한 학생이 되는 것이다.

 

점수높이기가 목표가 된 교육은 시험이 끝나면 끝이다. 난이도 가 높을수록 시험이 끝나기 바쁘게 학생들이 인지한 지식들은 바쁘게 망각하게 된다. 이런 평가란 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좋은 학생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성적이 뒤진 학생은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

 

실패를 양산하는 교육. 교사는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다 가르쳐야 하고 학생은 그런 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문제풀이 기술자로 만드는 교육, 교육은 없고 문제풀이로 날밤을 지새우는 학교, 언제까지 학교는 이런 교육을 계속할 것인가?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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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바라기

    오로지 시험에만 전전긍긍하니까 교사는 홍익인간의 자세는
    자꾸만 멀어져 가는것 같아요. 공감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날 되세요.^^

    2012.07.04 06:38 [ ADDR : EDIT/ DEL : REPLY ]
  2. 맞아요. 비교 당하고 억압 당하고..아이들이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교육이 이게 뭔지... 참 걱정입니다.

    2012.07.04 06: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시험 보기 전 아이들의 표정은 얼마나 어두운지 모릅니다.
    아이가 화장실 들락거리는 것까지 참견하고
    온 가족이 다 가는 나들이에서도 제외시킨다며
    죽고 싶다고 하더군요.

    2012.07.04 07:25 [ ADDR : EDIT/ DEL : REPLY ]
  4. 이런 교육은 너무도 미래를 어둡게 합니다.
    그 사실을 일부 선생님들은 알고 있고,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하지만 아직 그 변화가 전체적인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부족합니다. 쩝...

    2012.07.04 07: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우리 아이들이 중간고사를 봤는데 1학년과 2학년을 한 자리에 앉혀 시험을 치렀다고 합니다.

    2012.07.04 07:48 [ ADDR : EDIT/ DEL : REPLY ]
  6. 언제쯤 시험제도는 구술로만 자리 잡아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2012.07.04 08: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학교에 입학하니 시험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또 점수를 낮게 받아오면, 친구들 사이에서도 위축이 되고요. 좀 더 다른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2.07.04 16: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응?

    교사들이 의식이 없어서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자.
    교사의 문제인지.

    2012.07.04 20:39 [ ADDR : EDIT/ DEL : REPLY ]
  9. 흠...

    제 생각에는 교사들도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교육을 하고 싶어할 겁니다.
    그러나 만약 말 한 마디라도 잘못 내뱉는다면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그것이 가진 의미를 과장 해석해 무조건 비난하려고 하지는 않나요?
    그래서 어쩌면 더 창의적인 방법이 아니라 수동적인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창의적인 수업, 매력적인 수업을 만들려고 해도
    학생의 성적이 떨어지면 그만이니까요.

    2012.07.04 22:52 [ ADDR : EDIT/ DEL : REPLY ]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제도가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성적은 현행 9등급제에서 성취도에 따른 6단계로 표시하며, 석차를 표시하지 않고 원점수와 과목평균을 제공한다. 또 중학교와 특성화고는 올해부터 새 방식이 적용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의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2012~2013학년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2011.12.13 연합뉴스)

 

한국교육과정개발원은 현행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은 학생들의 경쟁심과 석차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조장하고, 내신에 대비한 사교육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절대평가의 도입하면서 표기 방식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4학년도부터 현행 9등급 상대평가 대신 'ABCDEF' 6단계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중학생이 되면 '수우미양가' 5단계 대신 'ABCDEF' 6단계로 성적이 매겨진다.

 

 

 

수우미양가 (秀優美良可)는 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를 하는 방식이지만 이 제도는 일본 전국(戰國)시대에 사무라이들이 누가 적의 목을 많이 베어오는가에 따라 ‘수우양가’로 표기하던 방식에서 해방 후 일제강점기의 학적부를 생활기록부로 바꾸면서 ‘미’를 추가해 5단계평가로 기술해 왔다. 지금까지 중등학교에서 성적 순서대로 수·우·미·양·가를 절대 평가로 바뀌면 100~90 수, 89~80 우, 79~70 미, 69~60 양, 59~0 가...로 표기하고 상대평가의 경우 10% 수, 20% 우, 40% 미, 20% 양, 10% 가..로 표기한다.

 

절대평가방식으로 바뀌면서 수우미...를 ABC...로 바꾸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왕 식민지시대 냄새가 나는 수우미를 버구겠다면 ABC...가 아니라 가나다로 바꾸면 안 될까? ‘국민학교’를 1986년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꿀 때 일이 생각난다. 진보단체에서 ‘황’을 양성한다는 뜻으로 지어진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자고 했을 때 수구세력들의 반발이 만만찮았다. 정부가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초등학교라는 이름을 바꾸면서 우리 생화 속에 남아 있는 식민지 잔재를 청산했어야 옳았다.

 

 

‘수우미량가’라는 성적 표시도 그렇다. 어원은 임진왜란 때 일본무사가 조선인의 수급을 베어 오는 수에 따라 나누던 끔찍한 사연과는 달리 그 뜻은는 빼어날 수, 는 우량할 우,는 아름다울 미, 은 어질 양,는 가능할 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 말이 마무리 좋더라도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역사가 담긴 말이라면 바꾸자는 게 옳다. 그러나 초등학생들까지 점수로 우열을 매기는 방식이라면 왜 우리말의 ‘가나다라마’가 아니라 ABCDEF로 바꿀까?

 

올해는 광복 67주년을 맞는 해다. 아무리 세월이 지났어도 식민지잔재는 청산되어야 한다. 친일세력의 후손들이 친일의 대가로 받은 땅을 되찾겠다고 소송을 하는가 하면 아직도 국립묘지에는 친일파들이 버젓이 묻혀있는 현실을 두고 민족의 자존감을 찾기 어렵다. 거리에는 일본식 상호가 난무하고 학교에는 황국신민을 만들던 애국조회며 어린아이들의 유치원이라는 이름까지 일본식 그대로 남아 있다.

 

아직도 시군읍면과 같은 행적 조직이 그렇고 공무원 직급조차 주사, 주사보, 서기보와 같은 일제시대의 직급 명칭도 그대로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뀐지는 25년이 지났지만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라는 이름은 그대로다. 1914년 식민지경제를 통제하기 위해 도입되었다가 일본에서조차 없어진 인감제도도 그대로요, 학교에서의 애국조회며 차렷, 경례, 앞으로 나란히..와 구호며 동중학교, 서중학교와 같이 방위가 표시된 학교 이름도 그대로다.

 

항일투쟁 독립운동가들을 '범인' '주범' '비적'으로 폄하 하고 일왕을 '천황폐하' 라는 극존칭을 사용했던 조선일보는 아직도 민족지로 자처해 ‘정의옹호’와 ‘불편부당’을 사시로 내걸고 있다.

 

수우미양가가 식민지잔재이기 때문에 ABCDE로 바꾼다고 달라지는 게 뭘까? 정작 필요한 것은 유럽의 선진국처럼 초등학교 평가방식이라도 서열을 나타내는 수우미양가가 아니라 서술형으로 표기하면 어떨까? 영어를 잘해야 사람대접 받는 나라라는 걸 과시라도 하려는 뜻이 아니라면 ABCDEF 표기보다 일제식민지 잔재청산부터 먼저 하는 게 순리 아닐까?

 

*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가져왔습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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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조삼모사군요.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로 바꾸면 어디 덧나나요? 늘 건강하세요. 선생님 ())

    2012.04.21 0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해바라기

    정말 그러네요. 이왕 바꾸려면 우리의 의식이 살아있는 말로 바꿨으면 하네요.
    수우미,라고하나 ABC,라고 하나 다를것이 없네요.
    좋은 주말 되세요.^^

    2012.04.21 07:07 [ ADDR : EDIT/ DEL : REPLY ]
  3. 일제잔재...남아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2012.04.21 07: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 기왕 바꿀거 가나다라로 바꾸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네요.. 일제식민지 잔재가 하루빨리 싹~ 없어져야해요ㅠㅠ

    2012.04.21 0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글로피스

    선생님 말씀에 절대 공감 합니다.
    정책 당국의 쇄신의지가 모방차원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수 있기를 소망 합니다.

    2012.04.21 07:52 [ ADDR : EDIT/ DEL : REPLY ]
  6. 중학교 들어간 우리 딸 아이 요즘 좌향 좌 우향 우 앞으로 가 같은 군대 제식훈련을 받는다고 합니다. 정말 황당했습니다

    2012.04.21 08:06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우리가 개선해야할 부분들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2012.04.21 08: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하모니

    벗꽃은 일제의 국화이기 때문에 벗나무를 전부 베자는 말과 비슷한듯..
    가나다라.. 한글순서외에 어떤의미가 있는지?
    서열화랑 똑같은거 아닌가?
    차라라 미인대회처럼 진선미는 어떤지?
    아니면 갑-을-병-정은 어떤지?
    결국 의미없는 이야기임.. 왜 바꾸려고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감..
    상대평가가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해도 달라지는건 그닥없구만..수우미양가를 abcd로 바꾼다고 교육이 뭐가 바뀌나?

    2012.04.21 09:30 [ ADDR : EDIT/ DEL : REPLY ]
  9. 그러게요. 저도 '가나다라'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abcd로 바꾼다면 바꾸는 사람들이 말하는 의미가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요.

    2012.04.21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한심하네요
    수우미양가 ABCDE 거기서 거긴데

    2012.04.21 11: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일제잔재청산의미가 그런건가?
    영어를 모르면 안되는 나라라는 된다는 증거네요?

    2012.04.21 16: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왜이러는 걸까요? 이런 기본적인 반발이 있을거란 예측을 못하는걸까요? 몇십년이 지나야 '가나다'로 되겠군요.

    2012.04.21 19:20 [ ADDR : EDIT/ DEL : REPLY ]
  13. 이정도는

    동네마다다센타가있는데이정도쯤
    미국의좋은점은
    절대본받지않아요

    2012.04.21 20:29 [ ADDR : EDIT/ DEL : REPLY ]
  14. 그래도 전보단 낫죠. 좀 긍정적으로 바라보시길

    2012.04.22 03:12 [ ADDR : EDIT/ DEL : REPLY ]
  15. 돌이끼

    수우양가에 그런 끔찍한 역사가 배어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걸 없애자고 ABCD를 도입하는 건 주체성이 전혀 없는 대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학생 행동발당상황이란 평가란에 '가나다'를 쓰고 있으므로 성적 역시 '가나다'로 표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고 봅니다.

    2012.04.22 08:53 [ ADDR : EDIT/ DEL : REPLY ]
  16. 마리

    동감합니다. 외국의 것을 모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것을 지키자는 이유에서 한글로 성적을 표기하는게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를 쓰지 않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을 갖다 붙인다면 한국의 주체성을 잃는 셈이 된다고 봅니다.그래도 9등급으로 학생들을 세분화 했던 것을 6등급으로 줄여 성적 격차를 줄인 것에 의의를 두고 싶네요.

    2012.04.22 14:08 [ ADDR : EDIT/ DEL : REPLY ]
  17. 흥미로운 기사와 멋진 웹사이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8.01 01: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