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교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03 가장 이상적인 교장은 '술 잘 사주는 교장'...? (13)
  2. 2011.08.24 교장이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 (17)


'교직원에게 베푸는 교장', '즐거움을 나누워 주는 교장', '항상 웃는 교장', '교사를 믿어주는 교장', '업무를 믿고 맡기는 교장'

 

무슨 얘길까?

경기도내에서 교감, 교장들이 모여 '학교 경영자 리더십 과정' 연수 자리에서 나온 '좋은 교장의 조건 5' 가지다. 조별 연수를 하는데 어떤 조에서는 '저녁을 잘 사시는 교장', '술 잘 사주는 교장', '술·밥 잘 사는 교장', '술 잘 먹고 잘 사주는 교장'이 이상적인 교장이라는 추천도 나왔다.

 

<사진 설명- 지난 달 27일 오전, 조갑제 대표가 평일 학교에 가지 않고 행사에 참석한 교장들 앞에서 강연하고 있다.-오마이쥬스에서>

 

한교닷컴에 쓴 ‘관리자가 보는 좋은 교장의 조건’을 읽으면서 잘못 읽은 게 아닌가 하고 내눈을 의심했다. 물론 전국의 모든 교자선생님의 얘기가아니다. ㄱ렇지만 학교교육의 책임을 지고 있는 현직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의 수준이 이정도일까 생각하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학교를 경영하는 좋은 교장선생님의 가장 첫째 조건은 ‘철학’이 있는 교장이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소신과 믿음 그리고 교직우너과학생들을 사랑하는 바위같은 철학 말이다.

 

그런데 교직원과 전체학생들의 교육을 이끌어 갈 책임이 있는 교장이 무슨 약점이 있기에 교사들의 눈치나 살피고 술이나 밥을 사주는 사람이어야 할까?

 

교장 연수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받는 연수자리에 가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일을 만난다. 아까운 시간을 내서 천리가 멀다 않고 모여든 선생님들께 교육현장에서 도움이 될 절실한 얘기들을 나눠야할텐데, 강사라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구식이다. 디지털시대 아날로그 강사들로 채워진 연수시간을 때우면서 이수증이나 받아 가는 게 연수과정의 전부다.

 

무너진 학교. 그 현장에서 고뇌하는 선생님들과 만나 서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찾으면 좀 좋을까? 지금까지 교원 연수장의 분위기는 그게 아니다. 연수를 받으러 온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초등학생과 같다.

 

<사진 설명 - 서울혁신학교- 모든 학교운영은 ‘전체 교사회’에서 논의해서 결정하는 서울 혁신학교.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도 경력이 많은 교사도 올해 갓 발령을 받은 신규교사도 모두 1/n로 참여한다-오마이뉴스>

 

강사라는 분들을 어쩌면 하나같이 대학에서 강의하던 다 낡은 노트를 들고 와 영어와 한자로 한 칠판 가득 베껴놓고 혼자서 떠들다 사라진다. 연수생들의 마음은 콩밭에 있다. 적당히 연수시간만 메꾸고 채워 좋은 점수만 받으면... 그런 분위기다.

 

연수가 이런 분위기로 흐르게 만든 이유는 연수 성적이 승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칙 ㅣ때문이다. 연수를 받는 선생님들이 초등학생같이 되는 이유다.

 

연수가 끝나고 만날 제자들 걱정보다 어쩌면 좋은 점수를 받아 승진을 할 것인가 생각하다 보니 한자라도 놓칠세라 초등학생처럼 받아 적고 베껴 달달 외운다.

 

"그 좋았던 시절에 교장 한 번 못 해보고, 지금처럼 좋은 시절에 교사 한 번 못해 보네"

 

연수장에서 어떤 교장이 한탄조로 내 뱉은 말이다. 이 교장이 말한 ‘그 좋았던 시절’이란 어떤 시절일까? 교장의 말이 곧 법이요, 하늘이던 시절...! 교장 앞에서 교사들은 군대의 상사 앞에 선 부하처럼 쩔쩔매고 꼼짝도 못하는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선생들의 약점을 잡아 불호령을 내리던 그런 시절이 그리운 것일까? 자기 맘에 들지 않은 교사는 직권내신으로 쫓아버리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고분 고분하는 선생님들 앞에서 허세를 떨고 싶은 것일까?

 

솔직히 말해 지난 시절은 그랬다. ‘교장은 가까이 하기는 먼 당신’이었다. 서슬이 퍼렇게 권위적인 교장 앞에 선 교사들은 교장선생님은 무서운 존재 그 자체였다. 어리어리한 교장실에서 고고하게 군림하는 교장선생님 한번 만나러 가기란 평교사는 늘 준혹이 든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아무리 변화의 사각지대인 학교에도 민주화의 바람은 막지 못하는가 보다. 교장왕국의 시대는 지났다. 승진을 위해 점수가 필요한 교사들 외에는 교장선생님에게 고분고분하게 시키면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교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사리를 따지고 힘든 분담업무를 맡기면 순종하지 않고 원칙을 찾고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설명 - 서울 혁신학교,  전체 교사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교사회의-오마이뉴스>

 

교장이 누군가?

단위학교를 경영하는 최고 책임자다. 돈벌이를 위해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내일의 주인공이 될 2세들의 교육을 책임진 막강한 교육의 수장이다. 이런 학교 경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당연히 철학이다.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아이들에 대한 지고지순의 사랑... 경험이 부족한 선생님들의 멘토가 되어 자상하게 안내해 주는 아버지, 어머니 같은 사람.... 그것이 학교를 경영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요, 철학이어야 한다.

 

요령이나 피우고 게으름을 부리는 교사들에게 혼 줄도 낼 줄 아는 카리스마도 필요하고, 경험이 없는 신규교사에게 아버지처럼 자상하게 이끌어 주고 안내해 줄줄 아는 사랑도 필요하다. 학생들을 하늘같이 받들고 아끼는 할아버지 같은 후덕함도 갖춰야 한다.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대신해주며 힘들어 하는 선생님들께 따뜻한 웃음도 가끔씩 잊지 않는 다정다감하고 자상한 교장이면 더 좋지 않을까? 

 

무슨 약점이 많기에 교사들에게 술이나 사주면서 ‘좋은 게 좋다’며 타협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 세상이 바뀌고 달라진 게 맞다. 그런데 그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장왕국의 향수를 버리지 못하는 교장은 교장 자격이 없다. 민주주의시대의 교장이라면 당연히 경영도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

 

독재를 하거나 편애하거나 공정하지 못한 경영자는 교사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없인 여김을 당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학교에 비민주적인 경영철학을 가진 교장은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모두 피곤하게 만든다. 학교장이 어떤 철학을 가진 사람인가의 여부에 따라 학교는 좋은 학교도 될 수 있고 부끄러운 학교도 될 수 있다. 제자들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들로부터 존경과 사랑받는 좋은 연수를 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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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지음/생각비행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이 사진은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전임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일화는 하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당시 이 지역에 근무했던 선생님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구에 회자됐던 얘기다.

"박선생님! 글세 내말 좀 들어봐요. 어제 시내에서 우리 교장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했더니 글쎄 날보고 선생님은 요즘 어느 학교에 근무합니까?"하고 묻지 않겠어, 나 참 기가 막혀서..."

"아니 우리 교장선생님이 우리학교 교사를 모른다 말이야?" 박 선생님의 말을 들은 이 선생도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하기는 나도 며칠 전에 결제를 맡으러 교장실에 갔더니 "이 선생님은 과목이 뭐더라?"라고 하지 않겠어?" 똑같은 질문을 며칠 전에도 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에 근무한 지 6개월이나 지냈는데 길에서 인사를 하는 선생님이 자기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인지 구별도 못하고 무슨 과목을 담당하는 선생님인지 구별조차 못하는 교장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그 때 함께 근무했던 교사가 만나면 이야기 거리가 되곤 한다.

새 학기가 되어 학급 담임을 맡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학생파악이다. 학급학생 개개인의 인적사항이며 성격, 그리고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담임이 해야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담임의 첫 번째 임무는 학생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필자가 40년 가까운 교사생활을 하면서 새로 부임해 오신 교장선생님이 교사와 상담을 하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교장을 해 보지 않아서 교장 학에 상담 따위는 안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한 사회의 책임자는 그 사회의 구성원을 파악하는 것이 경영의 선결문제가 아닐까? 새로 발령이라도 받아오는 신임교사라면 자신이 수 십년 동안 겪어 온 교직생활의 경험이나 철학을 상세하게 안내해 준다면 교직생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물론 철학도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아 온 사람의 경륜이야 도움이 될 리도 없지만..." 유능한 교장으로 소문난 교장선생님을 만나면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다.

학교경영의 원칙을 세우고 민주적으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학교예산에 대해 설명하고 "선생님이 담당한 일을 하시려면 예산이 이렇게 있으니 소신을 가지고 추진하십시오, 다른 학교에서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안내를 하는 교장이 있으면 학교가 얼마나 신나는 학교로 바뀔까? 학교의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인정하는(주로 아부하는 사람이지만...) 사람을 자기 사람을 만들고 편애하는 데는 이력이 나 있다.


모든 교장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교사와 자주 만나 인정해 주는 척 하면서 충성(?)을 기대하는 방식으로 자기 사람을 만들고 공생관계를 만든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하는 일에 비판이라도 하고 바른 말을 하는 교사를 멀리한다. 학부모들이 담임의 하는 일이 맘에 안 들어도, 집안에서 부부간에 욕을 하면서도, 학교에 찾아가 따지거나 전화 한번 못하는 이유가 "찍히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누구누구 아이 엄마는 조심해야 해!" 이렇게 찍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그 학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다음 담임에게 인계까지 된다는 것을 모르는 학부모가 없다.
 
아이를 학교에 맡겼다는 죄 아닌 죄 때문에 학부모는 교사 앞에서 죄인이 되는 것이다. 교직사회도 마차가지다. 직원회의에서 바른말이라도 하는 날이면 그 선생님은 경영자의 눈에 찍히고 만다. 이렇게 찍힌 교사는 그 날 이후부터는 경영진으로부터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한다. 교장에게 찍히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아는 교사들은 그런 자살행위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나도 경륜이 쌓이면 교장이 되어 좋은 학교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꿈을 가진 신임교사들이 학교에 발령을 받아 몇 달만 근무해 보면 그런 생각을 포기하고 만다. 우리사회에서 교장이 되는 길은 형극의 길(?)이다. 학교장의 성향이 어떤가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참가해 보면 안다. 어떤 교장은 운영위원회에서 자신이 같은 교사위원이라는 사실에 자존심 상해한다. 마음을 열고 지역위원이나 학부모위원에게 학교운영에 관한 진솔한 논의나 협조를 구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사위원이 아닌 평교사에게 공개의 원칙을 알려주기는커녕 회의결과조차 몰라주기를 바란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공개원칙을 주장하는 운영위원이 있기라도 할라치면 못이겨 몇 자 적어 흑판에 게시하고 만다. 학생대표를 운영위원회에 참가시켜 민주주의의 실천도장으로서 학교를 만들자고 하면 동의할 교장이 몇이나 될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강조하는 교장일수록 학생대표가 학교운영위원에 참가해서 발언을 한다는 것은 "학생으로부터 간섭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운영위원회 회보라도 만들어 교사나 학부모에게 결과를 공개하자고하면 전국의 학교장 중 과연 몇이나 동의할까? 학생들이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일생의 행운이다. 철학을 가진 교사가 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다.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 하나가 학생들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교사도 예외가 아니다. 초임 발령을 받아 교육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진 교장선생님에게 "아이사랑의 비결이나 교직의 중요성"에 대해 안내해 준다면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교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느냐에 따라 학교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전교조에서 왜 개방형 공모제 교장을 주장하는 지 알만하지 않은가? 교육을 살리자는 수많은 구호가 나와도 지극히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교장승진제나 공모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학교를 살리는 길은 거창한 교육이론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 동료교사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교사가 교장으로 선출돼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학교사회는 몰라보게 달라질 수도 있다. 군림하는 교장이 아니라 봉사하는 교장, 사랑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민주적인 교장선생님이 학교를 운영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