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잘하는데 사회를 못해요. 사회가 수학보다 어렵다는 데 어떻게 하면 사회 공부를 잘할 수 있습니까?”

학부모를 만나면 가끔 듣는 얘기다.

 

‘사회과목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개념을 이해 못해서 그렇습니다. 사회는 암기과목이 아닙니다”

학부모들의 질문에 사회선생님들 이렇게 대답한다. ‘사회 과목은 암기 과목이 아닌데 왜 자꾸 외우기만 하려고 하느냐’는 말도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시험이 코앞인데 성적은 올려야 하고 언제 개념을 알고 시험에 대비하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일에만 순서가 있는 게 아니라 공부에도 순서가 있다.

 

한글을 읽지도 못하는 학생에게 논술시험을 보게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까? 점수 잘 받기가 급해서 암기한 지식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학문의 깊이가 깊어지고 논리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면 따라가지 못하고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순서나 절차를 밟아 공부를 해야겠지만 벼락공부로 암기해 성적을 올리다보면 상급학교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성적이 뒤질 수밖에 없다. 사회공부 잘하는 비법이란 없는 것일까? 우선 사회과목이 무엇인지부터 보자.

 

사회과목이란 어떤 학문인가?

 

학문이란 크게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으로 나눈다. 말 그대로 자연과학이란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 지학’과 같은 학문이요, 인문과학이란 ‘사회현상’ 즉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예, 언어 따위를 포함하는 학문’을 탐구하는 과학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과학이란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탐구하는 학문'이요, 인문과학은 '사회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모든 학문이 다 그렇듯이 사회과학도 문화현상의 한 장르다. 사회과학도 언어를 통해 진술되고 인지되고 습득된다.

 

사회과목 공부를 잘하려면 개념을 이해야 한다. 사회과목뿐만 아니라 언어나 기호로 진술된 모든 학문은 개념이해가 없이 접근하기 어렵다. 어제 포스팅한 ‘2×1=2’라는 구구단도 2라는 숫자가 왜 ‘3’이 아니라 ‘2’라는 숫자로 진술되는 알지 못하면 방정식도 미적분도 암기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그런 식으로 공부한 수학이 암기과목이 되고 말듯이 사회과목도 마찬가지다.

 

 

언어란 상징체계다. 다시 말하면 실체가 아니라 ‘빨강색은 위험을, 파란색은 안전’을 표현한 것처럼 모든 언어는 상징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소’나 ‘말’이라는 문자는 상형문자처럼 실체를 닮은 것도 실존하는 물체도 아닌 ‘A네 집의 누렁 소, B네 집의 검은 소...’ 이런 모든 소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 문자로 ‘소’라는 모양으로 나타난 표현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누구누구네 집의 어떤 소가 아니라 문자라는 수단을 동원해 상징적으로 진술되어 진 것이 ‘소’라는 모양으로 표현되어 진 것이다.

 

기본개념은 암기할 필요가 있다. 학문의 기본원리원론적으로 이해가 선결되고 다음은 인지, 기억되어야 한다. 물론 전자사전이 있어 찾으면 금방 알 수 있기도 하지만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기초원리는 기억하고 있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모든 지식을 다 암기할 수도 할 필요도 업다. 

 

사회과목이 암기과목이라고...?

 

사회 성적을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회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사회는 개념을 이해해야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개념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개념이란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종합하여 얻은 관념, 어떤 사물에 대한 일반적인 뜻이나 내용’이라고 진술해 놓았다. 개념의 뜻을 알아보려는데 관념이니 요소추출이니 하는 더 어려운 말로 설명해 놓았다.

 

개념을 국어사전에 풀이한 것처럼 공부하다가는 또 다른 암기를 해야 하는 부담만 늘릴 것이다. 쉽게 말하자. ‘사람’의 경우 개념을 보자. 사람이란 ‘ㅅ+ㅏ+ㄹ+ㅏ+ㅁ’이라는 자음과 모음을 조합한 문자이기도 하지만 ‘남자와 여자, 젊은이와 늙은이,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피부가 흰 사람, 검은 사람, 날씬한 사람, 뚱뚱한 사람....’을 통틀어 상징하는 표현이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자. ‘권력’이란 무엇인가? 권력이란 ‘다른 사람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기도 하지만 폭력의 다른 이름일기도 한다. 폭력을 ‘정당하게 행사하면 권력이 되지만 부당하게 행사하면 폭력’이 된다. 폭력이란 이렇게 ‘문자 속에 담겨 있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는 내용을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사회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법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는 것과 독해는 다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자를 소리로 표현한다는 의미요 독해란 글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한다는 말이다. 독해가 안 되는 학생, 벼락치기로 성적을 올리겟다는 생각으로는 사회교과를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 개념을 이해해야하는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사회교고도 저학년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독서가 자양분이 되어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회공부는 개념만 이해한다고 사회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교과도 마찬가지지만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불안한 심리상태에서는 수업에 대한 집중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점수를 잘 받아야겠다는 부담으로 암기라도 하려고 든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리 없다.

 

점수에 매달리는 공부. 소숫점 이하 몇자리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점수만 올리기 위한 사회공부는 고학년으로 올라 갈수록 흥미를 읽고 뒤따라가지 못한다. 진정으로 사회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벼락치기 암기가 아닌 옳고 그름과 시비를 가릴 줄 아는 판단력을 키우는 공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공부를 할 때 삶과 연관된 살아 있는 사회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교육정책2011.07.04 05:00



고교 국사교과서 현대사 비중 30% →10%로 축소된다. 지난 30일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태진)가 ‘2011 역사 교육과정 개정안 공청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국사 교과서에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가 차지하는 기존의 2 대 8의 비율이 5 대 5로 변경해 근현대사의 비율이 대폭 축소된다. 개정안에는 조선 전기까지의 비중이 30%,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가 60%이고 광복 이후 현대사는 10%다.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 6종은 광복 이후 현대사 비율이 24∼30%를 차지한다.

                                            <모든 이미지 자료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6월 30일 공청회를 열어 ‘2011 역사 교육과정 개정(안)’을 발표한바 있다. 고등학교 역사를 한국사로 바꾸는 2010 개정교육과정이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2011 개정교육과정이 다시 개정됐다는 것은 국사교육의 기초 설계가 불과 석 달 반 만에 새로운 교육과정이 만들어진 셈이다. 2011 역사 개정교육과정은 ‘국가 정체성 강화’ ‘쉽고 재미있는 교과서’, ‘학습량 20% 감축’ 등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 교육과정 개정안을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구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초, 중, 고 교육과정의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등‘정치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 생활사, 문화사 및 인물사 중심’으로 구성하도록 했고, 중학‘정치사와 문화사 중심의 통사 체제’로 구성했으며, 고등은 ‘통사 체제 속에 사회경제사, 사상사, 대외관계사를 중심’으로 다룬다고 밝혔다. 과연 이런 분류사적 구분만으로 차별성이 확보될 수 있을까? 결국 통사를 3번 배운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2007, 2009, 2010, 2011 교육과정에 따라 계속 바뀐 고등학교 한국사의 경우, 전근대와 근현대 단원을 3:3으로 구성해 전근대까지 포괄하는 통사 체제로 환원되었다. 그 결과 현대사에 대한 비중은 크게 줄었다. 이런 결과는 ‘논란이 되는 현대사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힌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나 추진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런 조치는 일부 수구세력의 이념 공세에 굴복한 것으로, 과거를 통해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역사교육의 본연적 가치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고등학교 한국사 교육 시간이 크게 줄어, 30% →10% 감축되었다는 것은 교육과정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 국사는 필수였고 1년 동안 주당 2~3시간 수업이 이루어졌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국근현대사를 주당 3~4시간 씩 배웠다. 그러나 이제 한국사 관련 과목은 한국사 밖에 없으며, 그 수업 시수는 5단위, 즉 한 학기 주당 5시간이 기준이며,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2.5시간에 불과하다. 이 시간 동안 사회경제사, 사상사, 대외관계사를 중심으로 한 전근대와 근현대 통사를 모두 배워야 한다. 이를 두고 ‘쉽고 재미있게’ 개정했다면 일선 교사라면 누구나 냉소할 일이다.


해당 정책 연구진들까지 반대했던 현대사 축소를 강해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해방과정에서 정통성 시비를 여기서 다시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근 항일투사들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자신들의 충혼비에 제사를 지내고 독립투사의 머리를 일본 군도로 잘라 기념 촬영한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인 백선엽을 영웅으로 미화‘하고, 4.19혁명으로 민주주의 이름으로 심판을 받은 독재자 이승만을 찬양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일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에게 해야 할 국사교육이 친일세력의 후손이거나 군사정권이나 독재정권의 운혜를 입은 사람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면 제대로 된 국사교육이 가능할 리 없다. 국사편찬위원장이나 교과서 편수관이 권력의 눈치나 보는 인사라면 2세 국사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지를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자신의 선조들이 저지른 민족에 대한 배신과 친일의 전력을 감추고 군사독재와 공생의 길을 걸어 온 과거를 덮기 위한 음모가 담긴 교과서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인가?

- 이 글은 전국역사교사모임 성명서를 참고로 썼음을 알려드립니다. -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