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녀를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시킨 학부모들은 교과서를 받으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지금까지 교과서라고 하면 1-1, 1-2, 2-1, 2-2학기로 나눠서 만들었던 체계와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교과서가 이렇게 된 원인은 교과부가 2009개정교육과정을 학년군제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고 떠나지만 학교에서는 초등학교 1, 2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영어만)을 시작으로 이명박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1-1학기 교과서 : 국어 1-가, 1-나, 수학 1, 통합교과 4권(학교1, 봄1, 가족1, 여름1)

 

2-1학기 교과서 : 국어 3-가, 3-나, 수학 3, 통합교과 4권(나2, 봄2, 가족2, 여름2)

 

올해는 1학년만 바뀌지만 내년부터 이명박 교육과정에는 발달단계가 비슷한 2개 학년을 하나의 학년군으로 설정해 초등 1~2학년군, 3~4학년군, 5~6학년군으로 교과목을 편성, 운영하게 해 놓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지금까지 초등학교 1, 2학년 교과서는 국어(듣기·말하기·쓰기, 읽기), 수학(수학, 수학익힘책),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이라는 교재로 공부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바뀐 교과서는 초등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2학년 2학기가 한 학년군에 묶여 1년짜리가 아니라 2년간 연계해서 배우도록 만들어 놓았다.

 

국어의 경우, ‘국어’와 ‘국어 활동’으로 엮어 주 교과서와 보조 교과서로 만들고, ‘국어 활동’ 교과서는 ‘생활 속에서’ 부분은 학교에서, ‘더 찾아보기’와 ‘우리말 다지기’, ‘놀이터’는 가정학습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한 학기에 두권씩 만들어 놓았다.

 

수학의 경우,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교과서 내의 구성 체제가 각 단원별로 ‘생각열기, 활동, 약속하기, 마무리의 단계’로 이뤄져 있으며 보조 교과서격인 ‘수학 익힘 책’은 ‘준비학습, 제재별 익힘 학습, 마무리 학습’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배우던 바른생활,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은 통합교과서였지만 이번 바뀌는 교과서는 세 교과를 한 주제로 통일해 월별 교과서로 만들어 놓았다.

 

 

1학년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1학기에 국어, 수학 외에 월별 교과서 4권을 따로 받는데, 교과서 이름은 학교1, 봄1, 가족1, 여름1이다. 각 교과서의 구성 체제는 ‘만나요, 해봐요, 마무리해요’라는 순서로 이뤄져 있으며 당연히 모든 활동은 교과서의 주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과서가 이렇게 자주 바뀌는 게 좋은 일일까?

 

교과서가 이렇게 자주 바뀌는 이유는 이명박정권이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공약 때문에 시행도 안 된 2009년에 실행예정이었던 2007개정교육과정을 두고서 새교육과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년군, 교과군, 집중이수제 등 운영방법을 바꾸는 것이면 굳이 교육과정까지 바꿀 필요가 없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바꿔 이제는 “수시전면개편”시대가 된 것이다.

 

교과부 교육과정과까지 모르는 교육과정....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까지 교육과정 전달연수 한번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현실... 이를 두고 교육과정 잔혹사라고 했던가? 교육과정이란 학생들을 위해 필요시 바뀌는 게 정상이다.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려면 1학기 교과서는 1년 전 1학기에 만들고, 2학기 교과서는 2학기 1년 전에 미리 만들어 실험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육과정도 6개월 만에 만들고 교과서도 5~6개월만에 졸속으로 만들면서 그것마저도 무조건 2년치를 한꺼번에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또 있다. 담임은 1년제다. 그런데 교과서가 학년군제로 바뀌면 담임도 2년간 연임하면서 가르쳐야 순리에 맞다. 2년간 연임하지 않고 바뀌면 학생 발달 특성이나 수준을 고려해 가르치지 못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은 아예 고려의 대상도 아니었다니... 이명박 수준으로 결국 아이들만 이래저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는 교과서일뿐이다.

 

교과서는 교육을 위해 만들어 놓은 참고서다. 입문기 힉생들에게 교과서나 외워 지치도록 만드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폭력이다. 많은 분량의 교과서로 진도를 나가기 위해 허둥데다가 교육은 못하고 아이들만 지치게 하는 것은 학교가 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 달에 한권씩 배우도록 만든 교과서... 학부모와 함께 공부하도록 한 급조한 교과서로 얼마나 좋은 교육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에서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정치2011.09.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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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는 누구인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 미성숙한 인간을 성숙한 인간으로 이끌어 주는 사람? 언제부터인가 ‘교육자’란 ‘학교에서 교육과정대로 교과서를 가르치는 사람’이 됐다. 그렇다면 그 교과서에 담긴 내용은 ‘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을 완벽하게 양성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을까? 교육자들 중에는 ‘내가 지금과 같이 가르치면... 지금처럼 학교를 경영하고, 지금처럼 장학을 하면.... 완벽한 인격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하는 고위공직자 청문회를 보면 교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한다. 고위공직자가 될 사람들,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우등생이었다. 학교가 길러낸 ‘출세(?)한 사람’ 그들은 왜 하나같이 ‘부정부패와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할까?’ ‘사회지도층 인사들 중에는 왜 병역기피, 탈세,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이중국적소유자들이 많을까?...’, 일류대학을 나와 고위공직자나 재벌이 되면 당연히 도덕결핍증환자(?)가 되는 것일까?


교육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이수하고 교사자격증을 취득해 교단에서 교과서를 전달하는 사람’을 교육자라 한다. 그런데 그 교과서에는 진실만을 담고 있을까? ‘교과서 같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교과서 내용에 기득권의 논리, 자본의 논리인 이데올로기가 숨겨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르치는 교사는 얼마나 될까? 교과서만 잘 전달해 주는 교사는 완벽한 교육자일까? ‘내가 교사이니까, 전공한 지식을 교과서대로 학생들에게 주지시키는 것이 교사의 책무의 전부라고 믿어도 좋을까?

부모들은 어떤가? 자녀 교육에 대해, 학교 교육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하기위해 영양가 있는 음식, 좋은 식자재에 관심이 없는 부모는 없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자녀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에 담긴 내용은 어떤 것인지, 현재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그대로 배우면 훌륭한 인격자로 자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얼마나 고민해 봤을까? 학교에만 보내면...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 하면... 좋은 성적만 받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을까?


학교가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은 어떤 모습일까? 학교교육을 일컬어 의도적인 교육이라고 한다. 대통령령으로 ‘교육과정’이라는 걸 만들어 교과목을 정하고 내용을 정선해 담아 연간 시수에 따라 교육법이 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게 학교교육이다. 목표치에 도달한 정도, 성취도 평가를 잘 받은 학생이 교육의 목표를 잘 달성했다고 믿고 있다. 점수만 좋으면 내가 가르치는 제자가 훌륭한 인격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교사의 믿음처럼, 학부모의 믿음처럼 자녀들은 기대하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는가?

교육이 무너졌다고 아우성이다. 위기의 걱정을 하고 수많은 교육전문가들이 나서서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런 대안들이 하나같이 효력을 얻지 못하고 수십년을 혼란과 방황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의 역량이 부족한 탓일까? 아니면 대안이 없어서일까? 교육이란 피교육자의 필요나 요구보다 사회가 필요한 인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간을 양성한다.


봉건제 사회에서는 봉건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을...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자본주의가 필요로 하는 인간을... 사회주의에서는 사회주의가 필요로 하는 인간을...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양성하는 게 교육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 자본주의가 길러내 주기를 바라는 인간은 어떤 인간상일까? 자본주의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은 '홍익인간(홍익인간의 핵심은 '이타주의')이다. '지덕체를 겸비한 조화로운 인간의 양성'(교육법 제1조)이 교육의 목표다.

그렇다면 학교는 홍익인간이라는 교육목표, 지덕체를 겸비한 조화로운 인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가? 학교의 교훈이나 급훈을 보면 하나같이 ‘근면한 사람'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의적인 사람’을 길러내겠다는 학교도 많이 생겼다. 그런데 학교는 그런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목표수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학교는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식민지시대 학교는 피교육자인 학생들을 똑똑한 사람으로 길러내기 위해서라기보다 충직한 일본인(황국신민)으로 키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정직, 성실, 근면’한 사람은 오늘날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이 맞을까?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일까? ‘근면, 정직, 성실’은 상대적인 가치개념이다. ‘정직, 성실, 근면이란 상대적인 개념이다. 여건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의 이데올로기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의식이 없는 노동자,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노동자에게 ‘근면한사람, 성실한 사람이 되라’는 것은 자본이 바라는 기대치이다. 정직, 성실, 근면한 인간을 양성하겠다는 것은 개인이 행복한 사람, 훌륭한 인격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교사나 학부모가 원하는 인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로 승자를 가리는 사회를 막가파식 사회라고 한다. 요즈음 텔레비전을 보면 온통 서바이벌 게임투성이다. 패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승자만이 살아남는 세상. 교육을 비롯해 모든 게 상품이요, 약자는 공존이 아니라 폐기처분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학교는 왜 시비를 가리고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르치지 않는가? 사람다운 생각,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존하는 가치보다 영어수학 점수 몇점이 더 중요한가?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 사리분별을 할 줄 알고 선악을 가릴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진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불의한 권력이나 자본이 원하지 않는 인간상이기 때문은 아닐까?
 


독과점은 시장에서만 나쁜 게 아니다. 교육이 상품이 된 지 오래지만 교육수요자의 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내 아이를 학교에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는 정서가 남아 있는 사회에서 교육수요자는 아직도 죄인이다. 독과점체제가 된 공급자는 양심적일까? 시장에서 공급자는 비판받고 검증하면서 교육의 수요자는 공급자의 독과점에 순응해야 착한 수요자인가? 7차교육과정 이후 교과서가 공급자의 의도대로 바뀌고 있다. 정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초·중·고교 역사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모두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어 놓았다. 영어수학과 같은 도구적인 교과는 예외로 치더라도 도덕과 사회, 정치와 같은 교과에 담긴 이데올로기는 수요자인 피교육자가 원하는 가치를 담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만 있는 게 아니다. 인민민주주의도 있고 사회민주주의도 있다. 그 수많은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자유민주주의’로 한정하면 피교육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는 주로 '반공'과 동일시되고, 이렇게 되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등의 독재를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었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걱정이다. 친일의 후예들, 수구세력이 교과서 편성권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자는 공급자의 폭력에 속수무책일 뿐이다.


전교조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교육내용을 말하면 색깔칠을 당한다. ‘왜 아이들이나 열심히 가르치지 정치투쟁이나 하느냐?’고.. 10월유신을 한국적 민주주의요, 5·16을 혁명이라고 기록한 교과서를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가 되라고... 교과서가 틀렸으니 고쳐서 바른 역사관을 갖게 하자는 교사와 틀린 교과서를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 중 누가 더 훌륭한 교사인가? 누가 더 교육자다운가?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농부는 농사나 짓고 선생들은 아이들이나 열심히 가르치라’고 한다. 비정규직법을 만들어 정규직 노동자가 불이익을 받는데.. 한미 FTA가 통과되면 죽도록 농사를 지어도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는데... 평생 노동자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자본가의 가치관을 갖도록 의식화하는 교육을 열심히 하라고 한다. 열심히 노력만 하면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들 한다. 죽도록 일해도 일서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라면만 먹고 돈을 모으다가 병이 걸려 병원비로 다 날리고 노숙자가 된 사람들에게 그런 말이 통할까? 기본과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마취된 교과서로 병든 가치관을 갖도록 갈치는 교육은 차라리 폭력이다.

- 이 기사는 경남민예총 ‘시사IN 예술人’에도 보냈습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