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철학2018.11.07 06:20


헛똑똑이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 보이나, 정작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르거나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 학교교육을 보면 헛똑똑이를 키우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초등, 중등학교, 대학을 졸업하기 까지 참 많은 지식을 배운다. 힘겹게 공부해 성공한 사람들이 순간의 판단잘못으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목은 국민윤리, 국어, 국사, 사회, 지리, 세계사,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체육, 교련, 음악 , 미술, 한문, 영어. 외국어, 기술, 가정, 특별활동...등이다. 인류가 찾아낸 자연의 법칙이며 사람들이 사회생활에 필요한 수많은 지식과 기술, 원리와 법칙을 배운다. 사람들이 한평생 살아가는데 정말 이렇게 많은 지식이 다 필요할까? 설사 이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시험을 위해 배운 지식은 시험이 끝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인생의 황금기라는 청소년기를 이렇게 교실에 가두어 시험을 위한 지식을 암기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일까?

오랜 세월 동안 동양사회에서는 인물을 평가할 때 적용하던 기준이 신언서판(身言書判)이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기준인 이다. ··를 보는 이유도 최종적으로 판단력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면 저 사람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를 곧잘 묻는다. 시비를 가리고 호불호의 판단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호기심을 학교에만 가면 무시당하고 지식이나 원리, 법칙을 외워 암기시키기에 바쁘다. 시비를 가리고 판단할 기회를 빼앗아 가 버리는 것이다. 가치혼란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비를 가리로 옳고 그름을 분멸할 수 있는 판단력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교육이었다. 순진한 국민을 교육을 통해 일본은 위대하고 조선이라는 나라는 미개하다는 것을 가르칠 필요가 있어서다. 이른바 우민화교육이다. 우리가 못난 민족이니 똑똑한 일본에게 배워 일본의 노예로 만들기 위한 황국신민화교육이 그것이다. 독재자들은 똑똑하기는 하지만 비판능력을 소거된 순종형 인간을 기르려고 했다. 그래서 일제의 영향을 받은 학교는 정직, 근면, 성실한 인간을 길러내려고 했던 것이다.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 그 소중한 하나밖에 없는 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길을 안내 받아야 할 학교가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이 아니라 일등지상주의, 출세주의로 자신의 소중함을 깨우칠 기회를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정의 소중함을 불의에 분노하는 정의감을 자연과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인 존재로 길러내지 못하고 소중한 청소년기를 교실에 가두어 서열화교육으로 실패와 열등감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7차 교육과정은 교육을 상품으로 보는 철학이다. 돈이 되는 것,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 되는... 과정을 생략되고 결과로 승패를 가리는 무한경쟁으로 암기한 지식의 양으로 사람의 가치를 서열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교육을 상품으로 보는 경쟁교육은 우민화교육이다. 박정희는 국민교육헌장을 만들어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수행하는 인간을 길러 내려고 했다. 교육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수월성교육은 자본주의형 인간을 길러내고 싶어 한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자본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목표는 홍익인간이지만 교실에서는 친구를 적으로 만드는 무한경쟁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이기적인 인간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철학이 없는 교육은 우민화교육이다. 일제가 그랬고 유신정권, 독재정권이 그랬다. 민주주의가 실종된 학교에는 시비를 가리고 판단력이 있는 인간을 길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수요자중심 교육이란 수익자 부담으로 개인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학교는 자본이 필요로 하는 인간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철학이 외면당하는 교실에는 암기한 지식으로 사람의 가치까지 등수 매기는 반교육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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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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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우리 초등교육 교과 과정에 일주일에 한시간이라도
    철학과목을 넣었으면 합니다

    2018.11.07 09: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말도 안 되는 것이죠, 사실.
    철학과 인문학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나날이 사회가 피폐해지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18.11.07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가장 바빠야 할 봄방학, 선생님들이 놀고 있는 이유...왜?

 



봄방학은 한 학년이 끝나고 새학기를 준비하는 시기다. 그런데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새학기를 앞두고 할 일이 없다. 3월 2일 개학하면 이동을 해 낯선 학교에 발령을 받은 선생님도 있지만 같은 학교에 그대로 근무해도 학년이나 교과목 그리고 사무분장이 대부분 바뀐다.




새로 맡을 교과목에 대한 교재 연구며 내가 담당하게 될 학생에 대한 파악 그리고 새로 맡게 될 분장 사무에 대한 연간 계획 등 봄방학은 선생님들이 가장 바쁘게 보내야할 시기다.

 

 

새학기 준비를 위해 가장 바빠야 할 선생님들이 봄방학 동안 할 일이 별로 없다. 내가 몇 학년을 맡을 지, 무슨 과목을 당당할 지, 또 어떤 사무분장을 맡게 될 지는 3월 2일에야 발표하기 때문이다. 인사이동의 시기가 3월 1일자이기 때문이다. 선생님들 중에는 같은 학교에 계속근무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속은 현재학교의 소속이지만 발령이 난 선생님들은 이미 이 학교 사람이 아니다.

 

'인사이동의 공백기'.... 2월은 선생님들에게는 들뜬 달이기도 하다. 가는 사람도 남아 있는 사람도... 특히 교장선생님의 이동이 있는 학교에는 그런 공백감이 더 크다. 선생님님들이 허송 세월을 보내는 이유 중의 하나도 결재권의 행사를 하느 교장선생님의 권한행사가 3월 1일부터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학기제는 3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다. 봄방학은 15일 정도지만 사실상 학기는 12월이면 끝난다. 학기말 고사가 끝나면 성적처리까지 마치고 출석일수만 채우면 새 학년이 되는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우리나라 학기제는 3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새학기 준비로 가장 바쁘게 보내야 할 교사들은 1년 중 가장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월 중순 경, 인사이동이 끝나고 새학교에 발령이 나면 신임교사들은 발령이 난 학교에서 가서 희망학년과 분장사무 희망원서를 제출하고 여유 있는(?) 방학에 들어간다. 발령이 3월 1일자로 나기 때문이다. 새로 맡게 될 교과목에 대한 교재연구와 수업설계는 물론 내가 맡게 될 학생들을 파악하는데 가장 바빠야 할 선생님들이 2월 말까지는 현재 근무하는 학교의 소속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에게 3월은 일년 중 가장 바쁜 나날이다. 담당교과며 교재연구며 새로 맡은 학생파악, 그리고 분장업무파악과 연간계획 등등 동분서주다. 여유 있는 봄방학동안 황금 같은 시간을 허송세월(?)로 다 보내고 학기가 시작되면서 손발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결국 교재연구면 학생파악조차 제대로 못한 채 첫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연륜이 쌓인 교사들이야 그동안 해오던 수업 노하우나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새내기 교사들은 그야말로 정신없는 나날이다.

 

 

생활근거지에서 원거리 발령이라도 받은 교사들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옛날처럼 2월 말에 발령이 나지 않아 다행이기는 하지만 과목에 따라 황당한 일을 겪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고등학교 사회과목의 경우 일반사회를 비롯해 도덕, 정치, 경제, 지리... 등 모두 11과목이다. 국사가 독립과목이 돼 달라지긴 했지만 학교에서는 아직 사회교사로 분류된다. 사회과 전공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전공과목과는 전혀 엉뚱한 과목을 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리를 전공한 선생님이 정치를 담당하거나 법을 전공한 선생님이 도덕을 가르쳐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더욱 황당한 일은 수업시수를 동학년끼리 조정하다 보면 수업시수를 누가 특별히 더 많이 맡지 않은 이상, 어떤 특정 과목을 쪼개 여러 사람이 분담해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연히 어떤 선생님은 일주일에 1시간 혹은 2시간을 맡아야 하는 웃지못할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어떤 선생님은 지리를 16시간 맡고 만만한 도덕시간을 쪼게 한두시간씩 분담하는 경우도 있된다. 이런 경우 지리선생님이 도덕 한시간 수업을 위해 일년 내내 교재연구를 해야 하는 곤욕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수업시수야 학생 수나 학급 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일이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치자. 그렇지만 3월학기가 안고 있는 문제는 선생님들에게 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정신없는 3월 을 보내야 한다. 봄방학 전 학년과 담당과목 배정만 끝난다면 그 많은 시간을 교재연구며 학생 파악 등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준비 없이 시작하는 3월은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대안이 없는 게 아니다. 학기제가 3월이 아닌 1월 이라면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도 있다. 어차피 성적까지 12월에 끝나고 인사이동이며 새학년 반편성이나 교과며 담임배정까지 끝난다면 1월 방학 한달동안 선생님은 여유롭게 교재연구며 학생 파악 등 새학기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마다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인사이동으로 인한 공백의 시기 2월... 이미 발령이 난 선생님들과 남아 있는 선생님... 그리고 발령은 났지만 3월 1일자로 발령이 나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교장선생님... 교사들의 방황기(?)인 인사이동 시기 조정... 어쩌면 그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새로 맡게 될 교과목이며 담임, 그리고 분장 사무를 인수인계 받아 봄방학동안 알찬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일년중 가장 한가한 시간이 되고 만 모순을 어제까지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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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바라기

    봄 방학기간이 선생님들에게 인사이동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정작 한가하기만 하군요. 좋은 날 되세요.^^

    2014.02.18 07:37 [ ADDR : EDIT/ DEL : REPLY ]
  2. 3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이유를 정말 알 수가 없어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소속도 없다는 걸.
    교육당국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2014.02.18 08: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좋은 방법이 될 듯 합니다만...
    고운 날 되십시오

    2014.02.18 08:08 [ ADDR : EDIT/ DEL : REPLY ]
  4. 여러모로 불편한 행정이 많군요.
    선생님들이 봄방학 기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이 양보하셔야 할 듯...^^~~

    2014.02.18 08:11 [ ADDR : EDIT/ DEL : REPLY ]
  5. 우리나라 교육문제가 곳곳에 있습니다. 고칠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2014.02.18 08:20 [ ADDR : EDIT/ DEL : REPLY ]
  6. 정말 모순이 많은것 같네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

    2014.02.18 08:28 [ ADDR : EDIT/ DEL : REPLY ]
  7. ㅎㅎ우리 교장 선생님은..
    신학기 준비로...봄방학 동안은...
    자가연수도 못내게 한답니다.

    방법이긴 하군요. 잘 보고가요

    2014.02.18 09: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지금 선생님 글 읽고 있으면서 엉뚱한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떻게 한 번에 '행간(行間)'을 키워서 가독성을 좋게 할까.....
    내용에 집중하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2014.02.18 0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어떻습니까? 김용택님!
    이러한 모습들을 보실 적마다 지난 교직 생활을 떠 올리시며
    희노애락을 보내셨던 그 때 그 추억들이 생각이 나시지는 않는지요.

    그 동안 김용택님과 같은 한결같은 스승님들이 계셨기에 그 수고는 결코 헛됨이 없이
    많은 제자들또한 분명코 아름답게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2014.02.18 11:49 [ ADDR : EDIT/ DEL : REPLY ]
  10. 자세히 알고보니 문제 투성이네요,,
    알면서도 고치지못한다는건 의지가 없기 때문일것 같고요..

    2014.02.18 13: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요즘의 방학과 개학의 시기와 기간을 조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학교 졸업 후 붕 떠버리는 아이들이 있기에 이러한 것도 방지할겸...

    2014.02.18 14: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유은미

    요즘은 2월 봄방학 기간에 학년업무를 미리 발표하여 새교육과정수립과 새학년도 준비로 매일 출근합니다 참 옛날 얘기하는 분이군요

    2014.02.19 20:25 [ ADDR : EDIT/ DEL : REPLY ]
  13. 오늘부터 설레는 새학기, 신학기입니다.
    아이들이나 선생님 모두에게 설레는 날이죠 :)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4.03.03 09:0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