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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통일방안, '2국가론' 아닌 '1국가론'

by 참교육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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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남한을 향한 김정은의 ‘적대국’, ‘제1의 적대국’ 발언으로 북한의 통일방안이 ‘2국가론’으로 전환되었다고 전문가들과 정부는 평가했다. 그에 대응하여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민족개념과 국가연합 과정을 없애는 통일방안을 구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민족과 통일을 강조하면서 기존통일방안을 유지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8.15 광복절에 일부 수정된 통일방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의 통일방안이 ‘2국가론’으로 전환된 시기와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전문가들과 정부는 북한의 ‘2국가론’ 시작을 김여정의 작년 7월, ‘대한민국’ 발언에서 찾는다. 필자가 볼 때, 김여정의 발언은 남한도 북한처럼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 ‘주권국가’로 주체적으로 행동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작년 연말, 김정은의 ‘대한민국’ 발언부터 보아야 하는가. 올해 1월에도 ‘대한민국’이라고 칭했었는데, 여기서는 분명히 동족(민족)이 아닌, 통일의 대상도 아닌 섬멸의 대상 국가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 이것을 ‘2국가론’ 제시로 평가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김정은정권은 처음부터 ‘1국가론’을 목표로 했다. 김정일식이 아닌 김일성식 통일방안을 따랐다. 다시 말해, ‘고려연방제’를 수용했다. 고려연방제는 1973년 채택된것으로 1국가 2체제(사상,제도)론이다.

김정일식 통일방안인 ‘낮은단계연방제’는 2국가 2제도로 2000년 6.15선언에서 남한의 통일방안(남북연합)과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며 서로 이 방향으로 통일을 지향해 나가자고 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김정은정권의 통일방안을 ‘낮은단계연방제’로 계속해서 받아들이며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정권은 초기부터 고려연방제를 받아들여 1국가론을 지향해 왔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간과하고 있었고, 현재 북한의 2국가론 평가는 큰 오류가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은 2016년 제7차 당대회시 ‘남북통일방안’에 대해서 김일성이 1956년 처음으로 제시한 ‘조국통일3대원칙’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1국가 2체제 연방제식의 통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낮은단계연방제’가 아닌 ‘고려연방제’ 방안을 내세운 것이다.

또한, 김정은은 2019년을 ‘통일을 여는 해’로 상정했었다. 남한을 통일전선을 통한 통일의 대상으로 여겼다. 그 전략으로 남한에게 한미연합군사훈련중단 및 미국견제를 주문했다. 이 당시 남한을 ‘벗’으로 부르며 남북을 민족공동체로 설정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를 2국가론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남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본 것에 지나지 않다.

김정은의 ‘대한민국’ 발언도 2국가론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남한을 통일전선으로 인한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섬멸의 대상으로 본 것뿐이다. 하지만, 둘 다 ‘1국가’론은 분명하다. ‘벗’이 아니라 ‘적대국’으로 용어가 바뀌었을 뿐이다.

그럼, 어떤 이유로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섬멸의 대상으로 남한을 규정했는가. 크게는 두 가지다. ‘워싱턴선언’(2023.4.26.)과 ‘9·19군사합의 일부파기’(2023.11.22)이다. 전자의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한반도 진입과 후자의 전방지역에서의 공중감시와 정찰활동 재개가 북한으로서는 매우 뼈아팠던 것이다.

그 미명으로 남한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부르며 유사시 핵무력을 동원하여 남한 전 영토를 평정하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현재 통일방안을 수정하는게 능사인지는 잘 모르겠다. 통일방안이 아닌 대북정책을 빈틈없이 다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북한에서 얼마 전까지 내세웠던 ‘민족’개념은 사실, ‘김일성 민족’을 뜻하는 것으로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까지도 포함시킨 용어로 ‘남조선 적화’ 목표를 담고 있다. 현재의 적대국, 주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 통일의 대상이냐, 섬멸의 대상이냐 차이일 뿐이다.

고려연방제 통일방안.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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