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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교권, 그런 교권으로 어떻게 교육 살리겠다고...?

by 참교육 201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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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수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니까 정부와 보수적인 언론, 교원단체가 교권이 무너진다고 안달을 했다. 학생인권만 있고 교권이 없다면 교사가 설자리가 없다는 이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이하 교총)이 무너진 교육을 살리기 위해 교권을 찾아야겠다며 ‘교권보호법 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 기관지 한국교육신문은 ‘교권보호법 제정 시급하다’는 6월 18일자 사설을 통해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자긍심, 교사로서의 보람과 존경을 강조하며 교권보호법 제정을 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교실현장을 들여다보면 이게 교육을 하고 있는 교실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교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이 겨우 몇 명밖에 안되는 과목도 수두룩하다. 수업뿐만 아니다. 생활지도를 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하고 학부모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도 일어나곤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건 교사는 물론 교원단체도 정부도 그 심각성을 인식한 지 오래다. 교권을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는데 이이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교총이 이토록 바라는 교권을 요구하는 건 맞다. 그런데 학생인권을 반대하던 단체가 왜 교권을 요구하고 있을까? 교총이 요구하는 교원이란 ‘교사가 학생을 물리적으로 강제하는 함’이다. ‘학생들을 강제하는 물리적인 힘’이 없어서 우리 교육이 이지경이 됐을까? 진정한 교권이란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힘이 아니라 ‘타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교육하는 것’, ‘교육이 정권의 교체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다.

 

교총은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체벌을 허용하고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끊임없이 반대해 왔다. 학생들의 인권을 반대하면서 교권을 주장하는 교총의 교권은 ‘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교권이 무너지면 교사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등 위기의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 교사들에 사법권을 주어야 한다고 법안까지 제출하지 않았을까?

 

교육이란 가치 내면화를 통한 피교육자의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자는 강제는 교육이 아니다. 물리적인 힘으로 학생들을 제압하겠다는 것은 자칫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면 자력구제라도 하겠다는 대응 아닌가? 설사 그런 법이 만들어져 있다 하더라고 제자들을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것은 교사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교사들이 학생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면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죽은 교실이 되살아날까?

 

 

교총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쳐다보기 어려운 존재'(?),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되는 존재'로 군림하고 싶을까? 교사는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다. 교육이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일'이다. 피교육자인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가능성 즉 지성과 감성, 의지, 신체적이 측면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게 교육이다. 사랑은 없고 권위와 위엄으로 군림하겠는 교사가 지정한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믿어도 좋을까? 

 

'교육이 소통'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실력(?)이 없으면 힘이나 매로 권위를 세우려고 하는가? 힘으로 아이들을 제압하겠다는 그들이 찾는 권위는 교사가 가져서는 안 되는 위험한 힘이요. 그런 힘으로 군림하는 권위란 훈장시절이나 식민지시대 교육에서 필요했던 폭력이다.

 

진정한 교권이란 어떻게 가능할까? 학생과 교사, 스승과 제자들 간에는 공포나 억압이 아닌 사랑과 신뢰로 만나야 한다. 힘으로 누르고 복종을 강요하는 건 교육이 아니라 억압이요, 폭력이다. 그런 권위로 군림한다는 것은 겉으로는 달라질 것 같지만 학생들을 ‘이중인격자’로 키우게 된다.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힘 앞에 굴복하는 것은 권위가 아니다.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 불의와 맞서서 싸운 사람들이 존경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큰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아도 고민거리가 있으면 스스로 찾아와 사생활에 대한 문제를 상담하러 오는 선생님에게서 우리는 진정한 권위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폭력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겠다는 발상은 전제군주 시절이나 식민지시대에 가능했던 가치다. 그런 미련이 남아 있어서일까? 권위가 떨어지면 체벌로, 체벌이 모자라면 경찰권을, 그것도 모자라면 총을 달라고 할 것인가? 가당치도 않은 권위를 주장하는 것은 사이비 교육자들이나 할 일이다.

 

교육을 살리겠다며 힘이 필요하다는 사람들... 그들은  교육의 기초원리에 ‘라포(Rapport)’라는 게 있다는 것조차 잊었는가?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건 교사들의 교권보호법보다  그들을 격려해주고 믿어주고 사랑한 주는 일이다.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살리고 싶다면 그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입시위주 교육과 학벌문제부터 해결에 나서는 게 더 시급한 일이 아닐까?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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