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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이야기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

by 참교육 201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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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만 교육이 없다!’

무너진 학교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까? 교육이 없는 학교에 기를 쓰고 보내려는 학부모! 그런 교육을 결사적으로 고집하는 교과부... 이런 학교가 싫어 해마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교과부는 무너진 교육을 끌어안고 끔쩍도 않는다.

무너진 교육... 언제까지 이대로 둘 것인가? 이런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면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언제까지 어른들의 기대를 위해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 1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지난 해 2월 현재 7만286명으로 전체 학생의 0.96%에 달하고 있다. 경남에서만 2633명... 이들 중 유학이나 이민을 떠난 484명과 검정고시와 취업을 준비하는 2200여명의 학생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 2 시장인지 학교인지 구별이 안 된다. 1교시가 끝나기 바쁘게 달려가는 곳. 발디딜 틈이 없는 학교매점에는 삼삼오오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빵이며 우유를 마시고 있다. 1교시 수업을 늦게 마친 학생은 서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학생도 눈에 띤다. 어떤 학생은 컵라면에 물을 부어놓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운지 연신 뚜껑을 열었다 덮었다 하고 있다.

#. 3 수업이 시작된 지 한참이나 됐는데 엎드려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선생님이 깨워도 일어났다가 바로 엎어져 다시 잔다. 한쪽에서는 둘이서 무슨 예기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잡담삼매경(?)이다. 한쪽에서는 책상 속에서 거울을 꺼내 보고 있는 학생, 한쪽에서는 열심히 스마트폰 문자를 보내고 있다.

#. 4 상담실에 선생님과 학부모인 듯한 중년의 여인이 앉아 있다. 순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닦는다.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자퇴 권고를 하고 있다. 학부모는 다른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애원을 하고 선생님은 자퇴하지 않으면 퇴학처리 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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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학교를 찾아가 보면 이런 어이 없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학교가 있다.

‘학교가지 말라는 말이 가장 싫어요!’

교육하는 학교. 경기도 양평의 조현 초등학교!

2012년 1월 19일 저녁 9시부터 방송한 ‘아이들이 가고 싶은 행복한 학교, 양평 조현초등학교... '는 신기하게도 교육을 하고 있었다.

100명 미만의 학교는 폐교의 대상이다. 전교생 90명으로 학교 문을 닫기 직전 경기도에서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독일의 발도로프교육을 모델로 운영하는 조현초등학교가 바로 그 학교다. 폐교 직전의 학교가 이제 학생이 230명으로 늘어난 교육하는 학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무엇이 이 작은 시골학교에 아이들을 찾아오게 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교과서의 지식을 천편일률적으로 외워 서열을 매기는 그런 재미없는 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자기 생각을 갖도록 하는 학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는 어떤 학교일까?

이 학교는 공부가 놀이다. 자연을 배우고 자연 속에 내가 동화돼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삶을 배우는 학교다, 1학년 꼬마가 논에 들어가 모심기를 하기도 하고 수업시간이 40분이 아니라 80분이요, 쉬는 시간이 10분이 아니라 30분이다.

미술시간에 거꾸로 보고 그리기를 하는가 하면 벼가 누렇게 익은 들판에 나가 메뚜기를 잡기도 하고 들판에서 피리를 불며 음악수업을 한다. 친구와 개울가에 나가 물고기를 잡으며 물장구를 치고 신나게 노는 학교... 노는 게 공부다.

친구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나의 또 다른 분신이라는 것을 배우는 학교.
친구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것을 배우고, 놀이를 통해 규칙을 배우고, 질서의 필요성을 배우고, 인내심도 배우고, 양보도 배운다. 자연이 얼마나 고마운지 햇볕이 왜 소중한지를 깨닫고 배운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남의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을 갖도록 가르치는 교육... 살아 있는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다.


100m달리기도 할 수 없는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량이 부족해 비만이 된 아이들의 핏기없는 얼굴..... 방부제로 뒤범벅이 된 식자재로 만든 간식을 먹고 잠이 부족해 병든 닭처럼 졸면서 교육인지 순치인지 분간할 수 없는 통제와 단속에 길들여 지는 아이들.... 학원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학원으로 개미 챗바퀴도듯이 점수따기 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걸 모르는 아이들이 어떻게 친구가, 부모가, 이웃이, 민족이 소중하다는 걸 알까? 내 인생에 내 생각이 없이 남의 흉네만 내는 아이들이 어떻게 항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교육은 없고 암기한 지식으로 서열을 매기는 학교에 교육이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이 없는 사람, 주관이 없는 사람, 철학이 없는 사람은 허수아비다. 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학교,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깨닫게 하는 학교가 좋은 학교다. 일등만이 대접받고 승자만이 살아남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교육하는 학교를 되찾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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