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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학교급식

학교급식, 끼니 때우기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by 참교육 201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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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의 그릇된 편식습관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급식지도를 하다 보면 그로 인해 화병이 다 날 지경이다. 김치나 나물은 손도 안 대고, 생선요리는 젓가락 한 번 대지 않은 상태에서 고스란히 잔반통에 버려지기 일쑤다. 불고기나 돈가스라도 나올라치면 듬뿍 받아다가 아예 밥을 대신해 먹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오마이뉴스 「'미친개' 교사가 '엎드려뻗쳐' 교사에게 드립니다.」기사의 일부분이다. 학교급식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됐을까? 학교급식의 시행은 ‘편식의 교정, 올바른 식습관 지도’를 통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의 급식현실은 목적과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채소나 해산물은 젓가락도 안 대고 불고기나 돈가스가 나오면 밥 대신 먹는...’ 아이들의 식습관이 학교급식이 시작된 지 12년이 지났는데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라면 뭐가 잘못돼도 한 참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학교급식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곧은 학교급식을 위해 그 동안 시민사회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제 어느 정도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친환경급식이나 무상급식문제는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무상급식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면서 국어나 사회처럼 급식도 교과목으로 도입됐지만 아직도 학교교육이 가난한 학생들의 끼니 때우기라는 식의 왜곡된 인식이 급기야는 서울시의 ‘무상급식찬반에 대한 주민투표’에 붙이는 등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급식은 1953년 캐나다 정부가 원조한 분유를 결식아동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작된 이후 1981년에 학교급식법을 제정, 1995년부터 중고등학교 급식을 부분적으로 시작하였다. 1996에 「학교급식을 위한 시설의 설치 운영을 위탁하거나, 조리 가공한 식품을 운반하여 위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법이 개정 공포(1996.12.30, 제5236호)됨에 따라 지역에 따라 초중등학교에서 급식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 후 정부의 학교급식의 전면 확대 방침에 따라 특수학교는 1992년에, 초등학교는 1998년에 전면 급식을 이루어졌으며, 초·중·고 특수학교를 모두 합하여 평균 96.4%의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급식이란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심신의 건전한 발달과 편식교정 및 식습관의 올바른 자세와 협동, 질서, 공동체 의식 등 민주시민으로서 자질과 덕성을 함양하며 국민의 식생활개선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학교에서 일정한 지도목표를 설정하여 계획적으로 실시하는 단체급식’을 말한다. 이러한 학교급식은 ‘편식의 교정, 올바른 식습관 지도, 협동, 책임, 질서, 공동체 의식 등 민주시민으로서 자질과 덕성을 함양하여 조화로운 인간육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학교 일선 현장에서 이러한 목적과 방침에 맞게 급식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언젠가 기숙형 학교에 갔다가 아침밥을 먹는 학생이 전체 학생의 10분의 1도 안 되는 현실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했던 일이 있다. 급식이 교육으로 지도되지 못한다면 학교를 기숙형으로 운영할 이유가 뭔가? 마찬가지로 학교가 급식을 친환경이나 유기농급식으로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편식이나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지 못한다면 학교급식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점심시간에 당번교사를 두고 질서나 지키도록 감독하는 수준으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이루어지는 학교급식이 그 목적을 달성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집만 지어놓고 사람이 살 수 있는 가구나 환경조건을 갖춰놓지 못한다면 거주공간으로 가치가 없다.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기구만 해도 그렇다. 법적인 기구라고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놓고 학교의 주인인 학생대표도 참석하지 못하고 심의기구나 자문기구로서 제 역할을 못하듯 급식을 교육으로 도입해놓고 교육인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헛수에 불과하다.


좋은 교육이란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교사의 열정과 철저한 계획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식습관도 바꾸지 못하는 급식으로 급식교육의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각급학교는 영양교과와 보건, 가정 등 관련교과와 유기적인 계획을 세워 학교급식이 ‘심신의 건전한 발달과 편식교정 및 식습관을 개정’하는 급식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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