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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민’ 이제 쓰레기통에 버립시다

by 참교육 201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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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이 다스리는 국민 여러분!’

일본 왕이 일본백성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해방된 지 65년이나 지난 대한민국 대통령이 백성들에게 하는 말이 이렇다면 듣는 사람의 기분이 어떨까?

‘국민’이 황국신민(皇國臣民)의 준말이 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국어사전에 ‘황국신민’이란 일제 강점기에, ‘천황이 다스리는 나라의 신하 된 백성이라 하여 일본이 자국민을 이르던 말’이라고 풀이해 놓고 있다. 그래서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66년이 가까워 오지만 아직도 ‘선거 유세에서 혹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나 라디오 연설에서 ‘황국신민여러분~!’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이란 한자 사전에 ‘民자는 象形. 즉 ‘눈동자가 없는 눈을 바늘로 찌르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로 눈을 찔러 사물을 볼 수 없게 된 노예’를 나타내는 글자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시 말하면 '백성이 국가의 주권주체가 아니라 황제 혹은 통치권자에 종속된 노예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본의 교과서 왜곡을 개탄하고 혹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일본정부에 분노하면서 식민지 찌꺼기인 일본 말은 왜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속에 남아 있는 군국주의 문화, 식민지 문화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황국신민서사’를 모방한 ‘국기에 대한 맹세’가 그렇고 “일본식 한자용어, 일본식 땅 이름, 일반 학술용어, 일제시대에 썼던 법률용어 등 지적하기조차 부끄럽다. 식민지 잔재는 정치 속에 경제 속에 교육, 언어, 문화, 의식 속 구석구석 없는 곳이 없다. 부끄러운 식민지 문화는 왜 우리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이미지 출처 : 미디어 오늘>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첫 단추는 광복 직후 미군정에서 비롯된다.

1945년 미군정은 미군정법령 제21호를 발표, ‘법률 제명령의 존속’을 제정, 일제의 법령을 그대로 유지하게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도 “현행 법령은 이 헌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한 효력을 가진다.”는 규정에 따라 일본 법령을 그대로 사용케 했다. 애국지사의 가족들이 비참한 생활을 하는 동안 매국노, 친일분자들의 자식들은 민족을 배신한 대가로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해방정국의 주역이 됐으니 일본문환들 어찌 승계하지 않았겠는가?

 


가지 예를 들어 보자.

황국신민 정신을 주입하기 위해 하던 애국조례며 학교장 훈화는 여기서 논외로 치자. 법률용어며 경제용어, 종교며, 건축, 생활 속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는 일일이 열거조차하기 부끄럽다.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로부터’(~으로부터)는 일본말 ‘~からの’(~よりの)를 직역한 것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우리말로 바꿔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표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
라는 말도 일본 말 ‘~の’(주격조사)로 “모든 국민은 근로할 의무를 진다.”로 고치는 것이 옳지만 고치지 않고 있다.

법률용어뿐만 아니다.
일본말이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를 하며 즐겨 부르는 노래 ‘아침바람 찬바람에~’는 일본 ‘노래말 셋셋세(せつせつせ)다. 생활 속 언어는 어떤가? 접시를 사라(さら)로, 보온병을 마호병(まほうびん)으로, 가락국수를 가께우동(かはうとんを) 등 일본 말 그대로다.

일본식 한자말도 있다.

임시처분가처분(假處分,ねかりしよふん)으로, 다짐글, 약정서 각서(覺書,おぼえがきね)로 쓰고 있는가 하면, 수습 견습(見習,みならい)으로, 어림셈, 추산견적(見積,みつもり)으로, 알림, 통지고지(告知,こくち)로, 선임자고참(古參,こさん)으로, 공장값공장도 가격(工場渡價格,こうじようわたしかかく)으로 쓰고 있다. 그밖에도 계좌구좌(口座,こうざ)혼내기, 벌주기기합(氣合,きあい)으로, 알아듣다, 이해납득(納得,なつとく)으로 쓰고 있다.

 

              <독일의 과거사 청산: 무릎꿇고 사죄하는 빌리브란란트 서독수상-1970년)>

일본식 외래어는 또 어떤가?

돼지고기 튀김
돈까스(豚/pork-cutlet)가 되고, 인조가죽 레자(leather)로 발음하고 있는가하면 속옷 메리야스(madias:스페인어)로, 뒷거울백미러(rear-view-mirror)로 일본식 발음을 그대로 쓰고 있다. 지퍼자꾸(zipper, chuck) 운동복 연습복츄리닝(training)으로, 재봉틀미싱(sewing machine)로 발음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생활 속의 식민지 잔재를 다 찾으려면 끝이 없다.

전쟁영웅으로 미화하고 있는 일본 야스쿠니 신들에게 하는 행사가 참배(参拝“さん‐ぱい)다. 그런데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국립현충원에 대통령이나 정부요인이 '참배'를 한다니... 호국열령들께서 얼마나 황당해 하실까?
나라말을 천대하고 식민지 찌꺼기나 영어단어 몇 자 섞어 쓰는 게 유식하다는 얄팍한 허세는 이제 그만 부릴 때도 됐지 않았을까? 생활 속에 남아 있는 일제잔재를 청산도 못하면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말할 자격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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