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만든 국민의힘 자기네가 빨갱이
“빨강색이 좋지 않겠어요? 색깔도 예쁘고 자기주장도 강하게 드러나니까요.”
“선생님은 빨강색을 왜 그렇게 좋아 하세요? 북한사람들처럼...!”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린가?
아마 공식 석상만 아니었다면 “선생님은 빨갱이니까 역시 빨강색을 그렇게 좋아하지요.”라고 했을 것이다.
며칠 전 교직원 회의에서 교감 선생님이 ‘신입생 명찰 색깔을 무슨 색으로 했으면 좋겠는가 생각해 보라’고 숙제로 냈던 얘기를 확인하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내가 밀한 빨강 색깔이 ‘빨갱이’ 색이라서 싫다고 반대한 선생님은 미술 선생님이었다. 결국 신입생 명찰은 빨강이 아닌 파랑색으로 결정 났다.
■ 31년 전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탈퇴각서 안 썼다고 당한 수모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탈퇴각서 한 장 써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5년간 교단에서 쫓겨났다가 1994년 복직됐을 때 얘기다. 전교조 경남지부장을 지냈다는 죄 아닌 죄(?) 때문에 마산이 연고지인 나를 울산, 방어진으로 발령냈다가 마산으로 내신서를 냈더니 경남 교육청은 나를 마산에서 하루에 차를 왕복 무려 6번씩 갈아타야 하는 경남 고성의 시골 중학교로 다시 발령 나 근무할 때의 얘기다.
■ ‘전교조는 빨갱이다!’
국정교과서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며 탈퇴각서 한 장 써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1526명의 교사가 교단에서 쫓겨 났다. 이들이 5년간 경제적인 어려움을 덮어두고서라도 ‘전교조는 빨갱이’라는 딱지는 어디를 가든 따라 다녔다. 아니 전교조뿐만 아니다. 민주노동당이며 진보적인 시민단체에 소속된 사람은 약국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별명이 빨갱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진보세력에게 친일 후예세력(새누리당의 뿌리)들의 정적은 무조건 좌익이요, 빨갱이세력이다.
이들이 좌익이요, 친북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전교조와 진보적인 시민단체 그리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등 진보적인 정당이나 노동·교육·사회단체가 추구하는 가치는 자유니 경쟁, 효율이라는 가치보다 평등과 분배, 복지를 우선가치로 주장한다. 이념적으로 보면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가치와 맥락이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 빨갱이는 역사
‘빨갱이, 좌익, 친북세력...’ 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악마의 상징이요, 제거의 대상이 됐을까? 도대체 진보적인 세력들에게 땔래야 땔 수 없는 빨갱이라는 딱지는 왜 붙어 다닐까? 빨갱이라는 말은 사전에서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1917년 V.레닌에 의해 볼셰비키 혁명이 성공하자, 소련에서는 L.트로츠키에 의해 '붉은 군대' 즉 '적군(赤軍)'이 창설된다. 또 중국에서는 1927년 '홍군(紅軍)'이 결성되어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의 김일성에 의해 '붉은 군대'가 창설되어 북한 내에서의 사회주의 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빨강색이 사회주의를 상징한 색깔이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빨갱이라는 말은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패망과 함께 친일세력들은 자신의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미제국주의자와 친미사대주의자, 그리고 북에서 쫓겨 내려온 친일파 세력들과 손잡고 항일독립운동세력에게 덧씌웠던 이름이 빨갱이다.(당시 항일독립운동은 사회주의계열이 주도함) 다시 말하면 변절한 친일파들이 자신들의 친일행동을 독립운동으로 은폐하고 기득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만든 이데올로기다.
이승만 반공정권의 탄생은 1948 제주 4.3사건, 10월 여순사건을 시작으로 빨갱이들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민족독립운동세력을 빨갱이 ‘살인마’라고 선전하면서 ‘좌익=빨갱이요, 이들은 이땅의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렇게나 죽여도 좋은 존재’로 만들어 나갔다.
이승만 정부는 1948년 제주에서 8~10만명에 이르는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데 이어, 1950년부터 6.25사변을 겪으면서 보도연맹사건을 조작, 무려 20만명(위키백과사전)을 학살하기에 이른다. 그 후 박정희군사정권을 비롯한 친일세력들은 정적을 제거의 대상인 빨갱이요, 악마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 빨갱이를 악마라고 할 때는 언제고...
빨강색만 보면 몸서리를 치는 레드콤플렉스(Red compiex). 공산주의의 위협에 대한 과장되고 왜곡된 공포심과, 그 공포심을 근거로 인권 탄압을 정당화하는 정적 제거용이 바로 빨갱이수법이었다. 이승만독재와 박정희 군사정권은 국민들로 하여금 빨강색만 보아도 몸서리를 치도록 하는 반공교육을 시켜 왔다. 그런데 이제는 빨갱이 만든 국민의힘 로고며 옷이며 넥타이까지 온통 빨강색이다.
한국 사회에서 ‘빨갱이’로 낙인찍힌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지금까지 한국 현대사에서 이승만독재와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집권 세력들은 과거 반공교육으로 길들여 놓은 레드 콤플렉스를 체제안정과 정적 탄압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빨갱이=악의 상징’이라는 논리는 자신과 정치적인 이념이 다른 정적제거용 이데올로기다. 미술 선생님까지 빨강색이 악마를 상징하는 색이 어떻게 새누리당의 색깔이 됐는지 모르지만 이제 빨강색으로 흑색 선전하는 후진정치는 마감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후예 국민의힘이 당의 색깔로 선택한 이상 ‘빨강색=악마=친북=좌익’이라는 흑백논리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의식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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