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학교란 공교육의 실패를 인정한다는 말 아닙니까?”
“대안 학교란 문제아들을 모아 놓는 수용소 아닙니까?”

결국 두차례의 예산을 거부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2010년 개교한 학교가 태봉고등학교다. 공립대안학교로서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그러나 기숙형으로서는 처음이다.

필자가 태봉고 설립 TF팀장을 맡아 태봉고가 탄생하기까지는 예산통과에서부터 우여곡절을 겪어야했다. 그러나 교육감의 지원과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진 TF팀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2010년 개교를 하게 되었다. 2010년 전체 경쟁률 ‘2.66 : 1’에서 보듯 대안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태봉고등학교가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일반계고등학교에서처럼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침 8시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자율학습, 정규수업, 방과후학교, 자율학습...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강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제고사, 모의고사, 수능모의고사..와 같은 시험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은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째, 일반학교에서 교도소나 군대에서조차 금지한 체벌, 개성이나 인권을 무시한 복장이나 두발규정, 강압적인 생활지도... 반 인권적인 생활에 비해, 테봉고는 체벌없는 학교. 복장이나 두발의 자율화,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초중학교에서 상처를 받은 학생들에게는 이상적인 학교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장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인턴십과 같은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신비감을 심어주고도 남을 정도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호기심... 그 꿈을 멘토와 연결시켜 가능성을 탐색한다는것... 그것은 특성화고등학교인 태봉만 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일반계 학교는 어떤가? 가수가 꿈인 학생에게 일주일에 국영수를 5~6시간.... 파티쉐가 꿈인 학생에게 수학을 5~6시간 수업을 듣기를 강요하는 학교는 차라리 지옥이다. 거기다 강제자율학습에 보충수업에 일제고사, 기중, 기말고사 모의고사까지...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란 배움에 대한 즐거움도 있어야하지만 꿈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꿈을 잃은 아이들에게 입시준비를 위해 국영수 점수로 서열을 매긴다는 것은 인권 침해요, 학대에 다름 아니다.

<대안학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립대안학교는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 태봉고등학교는 성공을 향해 탄탄대로로 가고 있는가? 태봉고등학교가 학부모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태봉고등학교가 대안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살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에도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는 일반계학교에 대한 실망이 반사적으로 대안학교를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서는 안 된다.


태봉고는 대안학교로서 성공한 학교인가? 한마디로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아직 이르다. 대안학교로서 태봉고등학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아니 공립대안학교인 태봉고가 제대로 된 대안학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문제다.

태봉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좋은 학교,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좋은 교사의 확보다. 대안교육에 대한 마인드가 없거나 열정이나 사랑이 없는 교사들은 대안학교를 살릴 수 없다. 인문계학교가 싫어서... 혹은 대안학교에 대한 전망을 보고 그 분야에 출세(?)를 하기 위해서... 승진을 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혹은 예체능계 홀대로 인한 기피처로... 혹은 수업시수가 적어 인문계 학교보다 고생을 적게 할 것이라는... 그런 선생님들이 모이는 대안학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는 진학문제다. 지금까지도 진학에 대해 걱정하던 몇몇 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안학교에서의 진학의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개교한 지 2년차. 이제 2학년이 되면 슬슬 진학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할 때다.

공립대안학교에 입학한 학생치고 대학을 완전히 포기하고 LTI를 통해 자격증을 얻거나 취업 쪽으로 방향을 굳힌 학생이 몇이나 될까? 태봉고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비를 얼마나 하고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진학반은 없다. 그렇다면 학생이나 학부모들 중에 ‘자녀가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좋다’고 포기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학생들을 상담해 보면 현실감각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인턴십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보면 스튜어디스, 대학교수, 한의사... 실현가능성이 없는 꿈만 심어준다면 졸업이 가까워 올 수록 실망이 클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태봉고는 직업학교는 아니다. 특성화고등학교라는 이름의 인문계 학교다. 교육과정을 보면 입시위주의 시험 준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꿈은 이화여대, 서강대, 부산대...를 꿈꾸고 있다. 부모와 얼마만큼 상의한 꿈인지, 현실적으로 자신의 실력으로 기대할 수 있는 학교인지에 대한 냉정한 계산에서 나온 꿈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 아이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원하는 직장을 찾아 직업전선에 나가기를 바랄까? 아니면 가능한 전문대학에라도 진학하기를 바랄까? 수능을 앞두고 다가 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학부모와의 허심탄회한 대화나 진학에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인격적인 대우를 받기를 원하기도 하지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학부모가 많다.


대학졸업장이라도 있어야 취업도.. 결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정서다. 다시 말하면 대안학교조차 입시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대안학교가 진학에 대한 대안이 없다면 최악의 경우, 학교의 정체성과 학부모의 기대 가치가 상충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간디학교에 학생들의 경쟁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높아지는 이유가 뭘까? 몇 년 전 간디학교 학생 중 서울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나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학벌주의 사회에서 학벌에 초연한 학생. 그런 학부모들이라면 대안학교가 실패할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분명한 사실은 대안학교도 학벌사회 속에 있고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태봉고가 직업학교로서가 아닌 특성화고등학교로서 대안교육의 정체성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확고한 정체성 확보가 선결되어야 한다. 좋은 교사, 그리고 학교장의 확고한 경영철학 여기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감대가 하나 될 때 대안학교는 비로소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