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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교육개혁

고교학점제가 아니라 대학평준화가 먼저다

by 참교육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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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다. 고교학점제라는 빅뱅이 닥쳐오는데 예상외로 고등학교가 조용하다. 학부모도 학생도 교사도 별 반응이 없다. 지금까지 입시개혁을 주장하던 수많은 시민단체들도 하나같이 침묵이다. ‘시키면 시키는대로...’에 익숙해서일까? 당장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5년의 일인데 말이다. ‘대학처럼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신청'해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 기준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라고 하니까 뭔가 달라질 것 같은 막연한 기대 때문일까?

 

 

<고교학점제의 혼란 어떻게...?>

앞으로 4년 후,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실문제와 교원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학교는 대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왜냐하면 선택제라고 했으니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교과목이 현 교육과정의 교과목 10여 가지뿐일까? 한국고용정보원이 펴낸 ‘한국직업사전’에는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무려 1만 6891가지다. 이런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교과를 개설할 것이며 거기에 필요한 교사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그것도 4년 안에... 교육부는 학생들의 장래희망을 몇가지만 정해놓고 학생들의 희망을 맘대로 조정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교실과 교사부족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교육부는 고교선택제가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기존 교육과정과 가장 차이’라고 선전을 하고 있지만 상품도 만들어 놓지 않고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해 선전부터 하는 모습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기 위해 2018년부터 1, 2차에 걸쳐 연구학교와 시범학교를 통해 교육과정 다양화와 학교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있다지만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에서 부정된 사례가 단 한 건이라도 있는가?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출산 준비부터 먼저 하겠다는 모습이다.

 

교원충원문제도 그렇다. 교육부는 여러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우선선발하겠다고 하지만 수학교사에게 체육도 가르치고 미술도 가르치라고 할 것인가? 급하면 일선현장에 있는 무자격교사, 기간제교사로 채용해 충원하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교사들의 수업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검증조차 되지 않은 교사들을 채용해 교육의 질 저하와 그 혼란을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것인가? 시범학교나 선도학교에서는 그런 사례가 나올리 없다. 교육부는 자질미달 교사들을 골라내겠다면서 교원자격도 없는 교사들을 교실에 투입해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예상해 보기나 했을까?

 

 

<쉬운 길을 두고 왜 어려운 길을 택할까?>

교육부가 추진하겠다는 고교선택제는 보수적인 교원단체인 교원단체총연합조차 반대하고 있다. 교총은 고교학점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교원수급을 비롯한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선결 과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하고, 충분한 교사 확보와 시설‧인프라 확충에 대한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도 마찬가지다. 전교조는 ’대입제도 개선, 교원대책 없는 고교학점제 안착은 '공염불'이라는 기사에서 대입제도 개선 방향 제시와 안정적 교원수급 대책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고교학점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교원단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에는 왜 교육전문가가 없는가?>

교육부가 고교선택제를 도입하겠다는 목적은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있는 학생들도 평판이 좋은 학교에 진학할 기회를 주어 교육기회 불균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란다.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 교육기회의 불균등문제가 해결될까? 중앙대학교 김누리교수는 ‘경쟁교육은 야만이요, 폭력’이라고 했다. 학생들을 점수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교육을 두고 입시제도를 무려 18번이나 바꾸고 입시전형을 3790가지나 만들었지만 달라진게 없다. 아니 갈수록 경쟁교육, 한 줄 세우기는 더욱 심각해지지 않은가? 학생들이 대학을 가겠다는 이유는 학문탐구가 아니라 대학졸업장이 필요해서가 아닌가? 일류대학, 스카이 케슬을 두고 고교선택제를 시행하면 교육기회 불균형문제가 해결되는가?

 

<고교선택제가 아니라 대학입시제도부터 바꿔야...>

오스트리아에서 귀화한 베르니라는 KBS 1TV에서 방영했던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시험 안 봐요. 대학에 가는 시험이 없어요. 오스트리아는 고등학교 졸업하기가 힘들어서 한번 졸업하면 마음대로 어디든지 들어갈 수 있어요. 그리고 그런 랭킹도 없어요. 좋은 대학교 나쁜 대학교,.,, 그런 것도 없고,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3개의 대학에서 동시에 공부했어요. 같은 시간에,,, 하지만 한 학교만 졸업했어요. 제가 일본어하고 한국어에 관심 있어서 다른 대학교에 가서 거기서 한국어 배웠고 아니면 사회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어서 또 다른 대학에 갔어요. 등록금 한 번만 내고, 하나만 내고 어디든지 공부할 수 있어요.“

 

오스트리아만 그럴까? 지금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는 경쟁교육이란 없다. 시험성적, 졸업장으로 사람의 가치를 한 줄로 세우는 것은 야만이요 폭력이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면서 왜 수요자가 원하는 하고 싶은 공부, 배우고 싶은 교과를 대학에 가서 공부하도록 제도화하지 못하는가?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치고 대학은 원하는 대학에 가서 공부하면 되도록 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지금은 고교선택제가 급한게 아니라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대학졸업장이 없어도 사람대접받을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을 살리는 길이요. 국가가 해야 할 의무가 아닌가? 왜 쉬운 길을 두고 학교를 혼란으로 몰아갈 고교선택제부터 강행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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