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세상읽기2021. 2. 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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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禁書)란 ‘금지도서’의 약자로 ‘출판 및 판매, 독서, 소유를 금지한 책’이다. 주로 5공, 6공시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반하는 내용들을 담은 서적 ▲북한의 서적을 한국판으로 표지만 바꿔서 발간하는 내용 ▲역사적인 내용을 왜곡한 서적 ▲북한의 선전물을 담은 서적 등을 금서로 지정해 읽으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다.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사상의 자유는 허용하지 않더라도 양심의 자유와 언론·출판·집회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나라에서 읽거나 소지하면 안되는 책이 있다니...?

과거 반공주의가 강조되던 시절에는 사상적 이유로 금지된 불온서적이라는 게 있었다. “금서라는 게 다 있어? 그러면 안 읽으면 되잖아?” 금서가 있어도 평생 불편함을 못 느끼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금서를 읽었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혹은 간첩이 되어 죽임을 당하거나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면....? “나라에서 높은 사람이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하고 살면 되는데 왜 고생을 사서 해?” 이렇게 노예로 살기로 작정한 사람도 언젠가는 나에게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칼날이 겨눠진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종 관객수 1,137만명이나 보았다는 ‘변호인’이나 군사 독재 시절, 우리나라에서 금서 1호였던 막심고리키의 ‘어머니’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왜 금서가 필요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땅이나 파먹고 사는 천한 무지랭이들은 몰라야 해!’, ‘그런 걸 가까이 했다가는 집안이 풍비박산이 날 수 있어’ 이렇게 공포심을 갖게 하거나 “모르고 살면 속편해”, “못배우고 못났으니 천대받고 가난하게 사는게 당연해”라는 운명론이라는 이데올로기. “여자가 어디 감히..”와 같은 성차별 이데올로기, “권력을 위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다”는 종교 이데올로기...

 

<왜 금서가 필요했을까?>

 

전제군주국가였던 고려시대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느냐”며 반기를 든 책이 나왔다면 양반이나 귀족들이 모른 체할 수 있을까? 기독교가 국교인 나라에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이 출간됐다면 이를 묵인하겠는가?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원칙으로 하는 북한의 토지정책을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하던 이승만 정부가 남한의 농민들이 알도록 방치해 두겠는가? 고려 말·조선 초와 같은 왕조교체기에 정감록을 양반들이 맘대로 읽을 수 있도록 버려두겠는가? "미군은 즉시 철수 하라!", "망국 단독선거 절대 반대!"라고 구호를 외치는 제주도민을 미군정이 방치해 두겠는가? 박근혜정부는 ‘5,16을 쿠데타’라고 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전교조가 왜 빨갱이로 내몰았을까?

 

<금서를 통해 본 역사>

 

금서의 역사는 일찍이 서기 전 4세기에 중국 춘추시대 도가(道家)의 시조인 노자(老子)의 『도덕경 道德經』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노자의 무위자연사상은 당시 유가사상이 지배적이었던 때에 이단으로 인정되어 1281년 금서처분을 받았다. 서양의 경우는 서기전 411년 아테네에서 프로타고라스가 지은 『제신(諸神)에 관하여』라는 책이 독신죄(瀆神罪)에 해당된다고 하여 불태워 없애버렸다. 그 뒤 13세기 말 단테의 『신곡』, 14세기 중엽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16세기 중엽,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천체의 회전에 관해』 등의 책들이 금서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411년(태종 11) 좌의정 박은(朴訔)이 태종의 뜻을 받들어 서운관(書雲觀)과 민간에 소장된 참위서(讖緯書)와 음양서(陰陽書)를 수색, 압수하여 불태워 버리도록 명령한 것이 금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고려 말·조선 초와 같은 왕조교체기에는 많은 도참(圖讖)과 비기(秘記)가 성행하게 마련이지만, 일단 왕조가 성립된 다음에는 그와 같은 책자를 없애는 것이 왕조의 안위에 중요했다. 조선시대의 금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정감록』이다. 조선은 500년 만에 멸망하고 정씨(鄭氏)가 왕위에 올라 계룡산에 도읍을 세운다는 『정감록』은 조선의 국운을 예언한 도참서다.

일제의 무단통치하에서는 출판물에 대한 규제가 더욱 철저하였다. 이 시기의 금서는 김병헌의 정치소설인 『서사건국지, 윤치호의 『찬미가』, 이승만의 『독립정신』, 김병제의 『동서양역사』, 이해조의 『자유종』·『철세계』, 유길준의 『노동야학』, 김대희의 『상업범론』, 김택영의 『역사집략』 등이 있었다, 1920년대에 일제는 민족독립정신을 고취시키거나 공산주의사상을 전파하는 책자에 대해서는 그대로 두지 않았다. 일제에 의하여 1941년 1월까지 발매·반포가 금지된 우리말 책은 모두 342종이나 되었다.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은 1949년에만 11만8621명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거,투옥되었고 그해 9~10월에 132개 정당·사회단체가 해산 당했다. 전국 형무소의 80% 이상이 좌익수로 넘쳐났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지고 대통령 선거 때 각 후보자로부터 악법 개폐의 공약들이 나왔다. 이후 노동계·대학가·종교계·법조계 등 사회 각계 각층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 목소리가 높아갔다. 일제 강점기 치안유지법을 이승만은 이름만 바꿔 반공법, 국가보안법으로 정적이나 노동시민단체, 비판적인 지식인 제거용으로 활용됐다.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들...>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지 4개월도 안 된 1948년 12월 1일 공포・시행되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마지막 사형 집행이 이뤄진 1997년까지 919명의 사형수 중 국가보안법 위반을 이유로 사형당한 사람도 230명이다. 이 사람들은 형식적인 재판이라도 받았지만 제주4,3항쟁, 여수사건, 보도연맹사건...으로 젓먹이 어린이에서부터 7,80 노인들까지 수십만명의 무고한 백성들이 빵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해야 했다. 보안법이 제정된 이래 70년 동안 수천 명의 노동자, 언론인, 작가, 학생들이 구속되고 고통받았다. 보안법 수감자들 중 일부는 1998~1999년 석방될 때까지 30~40년 징역을 살아 세계 최장기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희대의 악법 국가보안법이 사라지는 날, 그날이 바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주의국가, 우리민족이 하나되는 통일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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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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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력이 집중되면 자연스럽게 민중의 눈과 귀를 막을 필요가 있으니, 금서도 있고 국가보안법 같은 악법도 생겨나게 되죠.
    1948년 당시, 이념대결이 극한에 다다른 남한에서 공산주의를 막기위해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것이 아직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죠. 우리 한국은 정말 21세기와 20세기 모습들이 마구 뒤섞인 나라같아요.

    2021.02.05 05: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역대대통령들이 피해자면서 대통령이 되면 없애겠다고 약속해 놓고 한 사람도 그 약속을 지킨 사람이 없어요. 기막히지요

      2021.02.05 18:51 신고 [ ADDR : EDIT/ DEL ]
    • 대통령이 문제가 아니라 법을 통과시키는 국회의원들이 문제죠. 자신들이 당선되는데 도움이 안되니 안하는 거죠. 즉, 국민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된거에요. 저는 국민탓이라고 봐요

      2021.02.05 18:53 신고 [ ADDR : EDIT/ DEL ]
    • 주권자들이 깨어나면 얼마나 좋겠어요.
      런 날으 ㄹ기대해 봅니다.

      2021.02.06 07:23 신고 [ ADDR : EDIT/ DEL ]
  2. 사라지기 힘든 악법이지요.
    에고고..ㅠ.ㅠ

    2021.02.05 06: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영화 변호인이 생각납니다 ..

    2021.02.05 06: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변호인을 본 사람들은 실감할 겁니다.
      히 7조... 이적찬양고무죄요. 북한의 이야기만해도 뒷골이 댕기는....

      2021.02.05 18:53 신고 [ ADDR : EDIT/ DEL ]
  4. 국가보안법 때문에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본 역사가 있어서 안타깝더라고요

    2021.02.05 06: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수십만명을 죽엿지요. 제주 4,3항쟁에서 여순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등 죽어 저승에서 만나 뭐라고 할까요?

      2021.02.05 18:54 신고 [ ADDR : EDIT/ DEL ]
  5. 먹고살기 바쁜이들은 이런게 있는지도 모릅니다.

    2021.02.05 06: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독자자들 통치술 중 하나가 ㅐ성을 가난하게 만들어아...고 했던가요?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한눈 팔 여유가 있겠습니까?

      2021.02.05 18:56 신고 [ ADDR : EDIT/ DEL ]
  6. 바로잡을건 잡아야죠~~

    2021.02.05 07: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금기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잡혀 갔다는 사실이 민주주의 사상과는 동떨어진 사고가 아닌가 합니다.

    2021.02.05 18: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