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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역사

오늘은 6·10항쟁 33주년입니다

by 참교육 2020. 6. 10.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지하에서 김재규의 총소리는 18년 철옹성 박정희의 유신정권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무주공산이 된 권력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 등을 중심으로 한 하나회 세력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실권을 장악한다. 전두환은 5·18 광주 민중항쟁을 진압, 1980년 9월 박정희가 만든 유신헌법에 따라 체육관선거로 대한민국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전두환의 집권기간인 1980년 9월 1일에서부터 1988년 2월 24일까지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민중의 눈물겨운 투쟁의 나날이었다.



유신헌법을 수호하겠다는 군부세력과 호헌 철폐를 요구하는 민주화운동 세력의 힘겨루기는 마침내 박종철열사의 고문치사와 이한열열사의 죽음으로 정점에 달하자 마침내 내전 상태로 번질 수 있는 유혈 사태 직전 노태우는 국민들을 속인 6·29선언(일명 ‘속이구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속이구선언’ 아세요>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통한 1988년 2월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한다. 대통령선거법 개정을 통한 공정한 경쟁 보장하고, 김대중의 사면복권과 시국관련 사범들의 석방, 인간존엄성 존중 및 기본인권 신장, 자유언론의 창달, 지방자치 및 교육자치 실시, 정당의 건전한 활동 보장. 과감한 사회정화조치의 단행...” 6월 민중항쟁의 결과 시민들의 직선제 요구를 수용한 집권여당의 대표였던 노태우가 발표한 6·29선언이다. 제5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끊임없는 불신과 저항으로 궁지에 몰린 집권여당의 대표가 발표한 이 선언으로 인해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현행헌법은 이때 개정된 제9차 개정헌법이다.

훗날 이 6·29선언이 정권연장을 위한 기만적인 ‘항복선언’이었음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노태우의 육이구선언을 ‘속이구선언’으로 불리게 된다. 1987년 1월14일 치안본부 대공분실 지하에서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사망한 이래 ‘4·13 호헌조처’, 5.18 천주교 사제단의 박종철치사사건 진상조작 성명 발표, 5.26 전면 개각, 5.27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결성, 6.9 연세대생 이한열 시위도중 최루탄 파편 피격 사만, 6.10 잠실체육관서 여당 대통령후보에 노태우 선출, 같은 날 전국적 반정부 저항운동인 6월항쟁 시작, 6.18 전국의 도시에서 150만명 최루탄 추방 거리시위, 6·26 180여만명의 국민평화대행진이 이어진다. 이로서 ‘넥타이 부대까지 가담한 전국에서 계속된 지위는 무려 2,145회에 이르렀다. 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사용한 최루탄만 해도 무려 35만발이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이 땅의 민중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열망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6·10민중항쟁의 전개과정>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는 감정이 없는 건조한 문자일 뿐, 분노의 함성도, 백골단의 광기도 최루탄의 숨 막힘도 찾아볼 수 없다, 건조한 문자로 남아 있는 기록으로는 역사의 뜨거웠던 그날의 함성도 분노도 느끼지 못한다. 역사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사학자들의 의지와 열정으로 숨결을 불어넣어 재조명함으로써 그 날의 진실은 비밀의 빗장을 풀고 민중들 앞에 조금씩 고개를 내민다. 6월 항쟁의 역사도 그렇게 찾아야 보인다. 오늘은 6·10민중항쟁 제 33주년을 맞는 날이다.



정의는 불의와 공존하지 않는다. 민중은 평시에는 가장 잔인한 억압의 대상이지만 불의 앞에서는 성난 파도와 같이 멈출 줄 모르고 저항한다. 민중의 피로 쟁취한 역사는 김영삼이 유신잔당과 광주학살세력과 손잡고 제 6공화국시대를 만들어 낸다. 배신자 김영삼은 민중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하고 전두환, 노태우를 법정에 세웠지만 구속 2년만에 사면 복권되면서 민주주의는 다시 기만의 시대로 돌아서고 만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노동자 농민들의 비참한 삶도,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지위를 대물림하는 교육도,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언론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고 운명론과 이데올로기로 기만당한 민중들은 깨어나지 못한다. 역사의 진전일까? 주권자들은 김대중, 노무현정권을 탄생시켰으나 유신교육에 마취된 민중은 다시 이명박·박근혜의 시대를 열어 고난의 길을 걷는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민중들은 다시 촛불을 들고 정권을 바꿨지만 식민지잔재와 10월 유신이 남긴 상처 그리고 이명박근혜가 저지른 적폐청산은 아직도 요원하다. 6·10항쟁 33년... 6·10항쟁과 촛불시민이 바라는 민주주의는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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