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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온라인 수업을 교육이라고 착각하면 안 되는 이유

by 참교육 202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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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 페북에 온라인교육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뉴스를 보고 ‘아이들이 실험용이 아니다. 온라인은 교육이 아니다 중단하는 게 옳다.’는 멘트를 올렸더니 여러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그 중에 한 분은 “선생님은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시스템을 적용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이런 댓글을 남긴 분도 있었다. 좋게 말해서 그렇지 아마 ‘당신은 왜 그렇게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거야? 그렇다면 대안이라도 있다는 거야?’하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 나도 거두절미하고 무지막지하게 이런 글을 남겼으니 비판 받아 마땅하다.



요즈음은 많이 달라졌지만 70~80년대만 해도 군대생활을 해 본 사람은 기압의 공포를 잊지 못할 것이다. 잠을 자다가도 기상시켜 전체집합에 얼차려에, 앉아 일어서, 주먹 쥐고 엎드려 뻗혀, 뒤로 취침... 등 눈물이 나도록 받던 기억 말이다. 군대니까 복종을 체화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총알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돌격 앞으로... 명령에 누가 앞으로 갈거야?”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런데 학교에서 이런 복종을 강요한다면 이는 교육이 아니다. 그런데 학교가 이런 교육을 한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복종을 체화시키는 순치다.

온라인교육...! 얼마나 멋진가?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와이파이가 팡팡 터지고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고속 인터넷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는 나라가 어디 있어?”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런데 인터넷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는 것과 온라인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다르다. 교실에서 수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교사는 때로는 어릿광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애로운 부모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겁을 주는 무서운 사람이 되기도 해야 한다. 개성과 취미와 성격이 각각 다른 아이들 30여명을 딱딱한 교실에 앉혀놓고 똑같은 원리나 이론을 가르친다는게 쉽기만 한 일일까?

그런데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라? 어제는 중학교 2학년이 된 손자가 온라인 수업을 하는걸 곁에서 지켜보았다. 비교적 인터넷 환경이 좋은 집에서 별 어려움 없이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가도 선생님의 얼굴이 나오지 않은 이론만 딱딱하게 한 시간 내내 듣기만 해야 하는 공부는 어른들도 힘겨운 일이다. 그것도 5~6시간 고등학생이라면 아침부터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한다는게 쉬운 일일까? 처음이라서 호기심에서 관심을 갖겠지만 이런 수업을 앞으로 계속한다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잠자는 아이들을 깨우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영화의 줄거리를... 때로는 시사문제 등 온갖 사례를 들려주며 수업을 진행시킨다.

교육이란 지식의 전달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첨단 기계로 지식을 전달한다면 교사가 여러면 있을 필요가 없다. 잘 훈련된 인기강사가 컴퓨터 앞에서 수천수만의 학생들을 상대로 달변강의를 하면 되지 않은가? 특히 요즈음같은 알파고 시대에는 알파고 목사, 알파고 스님이 설교도 한다는데... 경제적으로도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지 않겠는가? 혹시 교육부의 정책입안자들 중에 이런 탁월한 발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까? 학생은 교사의 수준만큼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교사의 자질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임시방편이라고 하지만 온라인 수업의 부정적인 효과를 생각해 본 일이라도 있는가? 

교육이란 선생님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 말씨, 그리고 함께 웃고 진지해 지고 어릿광대처럼 행동해 가며 서로 눈을 맞추며 교감해야 하는 것이 교육이다. 그런데 교과담임선생님의 얼굴도 안 나오는 모니터 앞에서 혼자 앉아 6~7시간을 단정하게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는가? 그것도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중학생을... 고등학생의 경우는 공부가 재미있어 하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수능이 코앞인데 점수 몇점에 운명이 달려 있는데... 교육과정의 시간표대로 국영수음미체를 컴퓨터 앞에서 앉아 가능하다고 믿어도 되는가? 필수과목은 그렇다치고 선택과목을 얌전하게 듣고 앉아 있을 학생이 몇이나 될까?

자칫 지겨운 수업을 듣다 검색창에 글자만 몇자 치면 요술방망이 같은 컴에는 온갖 호기심을 채워줄 재미들이 유혹하고 있다. 요즈음 아이들 중에는 컴을 켜놓기만 하면 출석으로 인정된다는 걸 모를리 없다. 컴을 켜놓고 음란물을 보지 말라는 보장이라도 있는가?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는가? 자본의 온갖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고 믿는가? 컴퓨터를 켜 본 사람은 안다. 어른들도 보기 민망한 광고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는 보장이라도 있는가? 조주빈같은 악마의 유혹에 휘말려들지 않는다는 보장이라고 있는가? 

온라인 수업준비를 해야 하는 교사들은 어떤가? 녹화준비도 해야하고 수업도 진행해야 하는 교사들은 2중고통이다. 더구나 교사들은 자기 강의를 학생들만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의 부모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군더더기를 뺀 그야말로 딱딱하기 짝이 없는 이론만 가르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특히 선생님들 중에는 얼굴도 보여주지 않고 모니터에 판서만 보여준다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교사들이며 선생님의 표정도 보지 못하고 딱딱한 수업을 하루 7~8시간 학생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 놓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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