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이란 ‘영혼이 육체에서 벗어나 분리되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전유물... 박근혜 전대통령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이나 자신도 관련된 얘기를 마치 남 얘기하듯 하는 말하기...’ 를 두고 인구에 회자(膾炙)됐던 말이다.
“국가가 가장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한 말이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국민들은 몇 사람이나 될까? 오죽했으면 그가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1년에는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그것도 ‘으뜸 언어상’을 받았을까? 이명박의 ‘SRM, ISD’나 박근혜의 ‘지하경재활성화’니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과 같은 말은 <대통령 말씀 번역어 사전>이 아니고는 도저히 알아듣기 어려운 명언(?)이다.
1700만 촛불국민들이 뽑은 문재인대통령에게서 박근혜의 망령, 유체이탈화법을 다시 듣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대통령을 누가 지지하고 환호하지 않겠는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던 문재인대통령이다. 그러던 그가 ‘탄력근로제 확대’는 ‘유연근로제’로 ‘소득주도성장’이 ‘포용적 성장’으로... 교육을 살린다고 ‘정시확대’ 선언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한 평등이니 공정이니 정의라는 말은 박근혜의 유체이탈화법과 닮아도 너무 닮지 않았는가? 오죽했으면 국민들은 그를 두고 ‘좌회전 신호 넣고 우회전한다’고 질타하고 있지 않은가?
문재인대통령을 비판하면 정신이 멀쩡하던 진보성향의 사람들까지도 “그러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자는 말인가?” 하고 불같이 화를 낸다. ‘내게 잘하면 좋은 사람’이고 내편이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러도 덮어두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비판과 비난조차 구분 못하는 사람을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은 맘은 없다. 그러나 ‘착각은 자유’인 사람들을 붙들고 멱살잡이를 할 것이 아니라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하는 풍토부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남북이 분단되고 진보와 보수, 태극기와 촛불...의 싸움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거기다 조국사태로 하고 친구간에도 마음 털어놓고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신문이고 방송이고 온통 조국이다. 나는 조국이 잘했다고 비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잘못한 일은 비판 받아야 하고, 법을 어기면 응징을 받는게 마땅한 도리다. 그런데 사법부가 다른 수사도 조국수사처럼 해 왔는가?
더더구나 가관은 대통령의 태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딸 문제를 의식해 ‘대입제도를 재검토하라’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국회시정연설에서 국민적 합의를 무시하고 ‘정시확대’ 선언도 불사했다. 좌회전 신호 넣고 우회전이 아니라 호불호를 분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도대체 그가 만들겠다는 세상... 나라를 나라답게 특권과 변칙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더니 그런 세상은 언제 만들겠다는 것인가?
2017년 5월 10일 취임 후 취임사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인 7월 29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했을 때만해도 사람들은 한미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현실 때문에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그 후 남북관계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주한미군 방위비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박근혜의 유체이탈 망령일 어른거린다. 그는 진정 참모가 써준 원고를 읽는 수준으로 또 한 번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철학의 빈곤’이 요즈음처럼 안타깝게 느껴 본 적이 없다. 학자들은 강단에서, 정치인들은 장외에서, 언론인들은 가짜뉴스로... 유체이탈화법으로 선량한 국민 속여먹기 경쟁이다. 강대국이 만든 38선도 모자라 이념으로, 동서로 조국으로 태극기와 촛불로 친문과 반문으로 갈라진 나라는 언제 정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거기다 내일의 주인공들조차 정시확대로 시험문제를 풀이하는 기계로 만들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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