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일컬어 인면수심(人面獸心) 같다고 한다. 인면수심이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이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가지고 사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차마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하고도 뻔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지식이라는 사람들의 삶이 그렇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내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대방의 고통이나 불이익쯤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내가 좋으면... 내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철학도 신의도 헌신짝처럼 팽개치는 사람들. 상대방이 뻔히 알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 보이는 거짓말로 남을 기만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정치인들 중에는 공약정도야 안 지켜도 되는 것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고 출세를 위해 권력의 편에 서서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지식인들이 그렇다.
정치인만 그런게 아니다. 경제인이며 교육자, 언론인, 종교인들 중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인면수심의 인간들이 한둘이 아니다. 주권자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정치인들이 그렇고, 교주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사랑을 실천해야할 종교인들이 그렇다. 정의를 세워야할 법조인들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성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이 그들이다. 무엇보다도 사실을 보도해야할 언론인들이 진실을 감추고 권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눈을 감기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일들을 밥먹듯이 하고 있다.
“기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진실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게 청국장처럼 냄새가 풀풀 나는 현장을 보면서도 아무런 감정 없이 채팅하듯 기사를 뱉어내는 고급 룸펜들이다. 권력의 해바라기들이 되어 있는 편집데스크의 심중을 충분히 헤아리면서 만들어낸 원고들을 기사랍시고 만들어 낸다.”
“학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거짓과 위선으로 만들어진 가면이 없으면 한발자국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빙충이들이다. 그들이 논문에 써내고 강의실에서 뱉어내는 말들은 아무 곳에서도 써먹을 수 없는 그들만의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언제나 끼리끼리 만나서 자리를 나누고, 적당히 등록금과 세금을 연구비나 학술 보조비 따위로 나누어 먹으며 히히덕거리지만 돌아서기가 무섭게 서로를 물고 뜯고 비방하는 저열한 인간들이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의 저자 김경일교수가 기자와 언론인들을 향해 쏟아 부은 독설이다. 그는 정치인들을 향해 “당연히 그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본질적으로 유전자가 왜곡되어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한입에서 두 가지 말을 아무런 혀 물림 없이 내뱉을 수 있는 요괴인간들이다.”라고 질타했다. 대한민국의 지식인들, 기자와 학자, 정치인들만 그럴까? 돈과 권력의 맛을 들인 종교인들이며 권력에 기생해 살아남는 경제인들이며 정치계를 기웃거리는 먹물들이 시민단체에 잠입(?)해 사이비 시민운동가도 있다.
지식인들은 필요하면 자신의 기준에서 권력에 붙었다. 재벌에 불었다 하면서 가장 고고한 채, 양심적인 채 하면서 도덕을 말하고 법리를 따진다. 영화 내부자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이 땅의 언론인, 학자, 지식인들이 저지른 역사를 보면 필요에 따라 애국자가 되기도 하고 수탈자, 변절자...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아일보 사장 백관수는 “천황 폐하 만세”를 부르고, 조선일보 방응모는 “황군 만세”를 선창했다.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만든 일등공신 동아일보의 오보사건, 박정희의 영구집권을 위해 만든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포장하고 광주학살의 쿠데타 주역 전두환시절 땡전뉴스시대로 만들기도 했다.
SKY 3개 대학이 5년 동안 국가로부터 받은 돈은 무려 6조1161억원(2017년 기준)에 달했다. 전체 대학생의 254만2649명의 3.5%밖에 되지 않는 이들 3개 대학 8만9032명 학생에게 고등교육재정의 10%나 되는 1조 3334억8804만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에게는 1인당 1인당 3039만원, 연고대 학생들도 1인당 600~900만원의 국고 예산을 지원한다. 국민의 혈세로 길러지는 엘리트들.... 의사, 변호사, 판검사, 언론인, 학자들, 정치인들.... 이들은 정말 개인의 노력만으로 출세(?)하고 성공한 것일까?
‘고위 공무원의 48.8%가 SKY출신이요, 최근 6년간 외무고시 합격자 출신자 비율이 81.1%,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중에서는 296명인 50.5%사 SKY 출신’이다. 우리사회에서 그들은 국민의 혈세로 지원한 만큼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가?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니 애국과 정의를 말하는 이들... 국회인사청문회에 등장하여 화려한 스펙을 내세우는 서울대 혹은 일류대학 출신자들의 면면을 보면 영화 내부자의 극중 유력신문사의 논설위원 이강희의 말이 생각난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거 뭐 하러 개, 돼지들한테 신경을 쓰시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현실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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