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세를 불러 그대를 보내는 이 날 임금님의 군사로 떠나가는 길
우리나라 일본을 지키랍시는 황송하신 뜻 받아가는 지원병
2. 씩씩하고 깨끗한 그대의 모양 미덥고 튼튼키 태산 같구나
내 고장이 낳아준 황군의 용사 임금님께 바치는 크나큰 영광
3. 총후봉공 뒷일은 우리 차지니 간 데마다 충성과 용기 있어라
갈지어다 개선 날 다시 만나자 둘더둘러 일장(日章) 불러라 만세
일본 왕과 제국주의를 위한 총알받이로 끌려가는 조선 청년들에게 일장기를 두르고 만세를 부르라는 춘원 이광수의 ‘지원병 장행가’이다. 3·1혁명 100주년이 된 지금도 ‘지원병 장행가’를 쓴 이광수가 작사한 노래를 교가로 부르면서 나라사랑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이광수는 ‘동편 아침이 밝았으니 만세를 부르며 일어나서 일본 임금의 분부를 받아 온 세상에 일장기(日章旗)가 휘날리는 새로운 세계를 이룩하자’는 노골적으로 ‘희망의 아침’이라는 가요를 작사하기도 했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26일 발표한 ‘3.1운동 100주년,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1차 조사결과를 보면 서울 초·중·고 10%가 김동진, 김성태, 이광수, 이흥렬.... 등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인사들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부르고 있는 학교가 서울시내에서만 무려 113개교나 있다. 3·1혁명 기념일이 되면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3·1절 기념행사로 시끌벅적하지만 이런 일회성 행사를 거듭한다고 달라지는게 있을까? 국민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과 선열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이어 받을 수 있을까?
서울의 1300여 초·중·고교 가운데 친일 인사의 동상이나 기념관이 있거나 100년의 역사를 가진 보성중고, 대광중고, 오산중고, 배화여중고와 같은 사립학교를 비롯해 120개교나 되는 학교가 이광수가 작사한 교가를 부르고 있는 등 전체학교의 10%에 달하는 학교에 친일 잔재가 남아있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발표한 ‘3.1운동 100주년,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1차 조사결’를 보면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인물이 작사나 작곡한 학교가 113개교나 됐다. 급별로는 초등학교 18개교(공립 13개교, 사립 5개교), 중고등학교는 95개교(공립 27개교, 사립 68개교)였다.
‘작사뿐만 아니다. '천황폐하 중심의 일본 정신으로 국체 관념을 뚜렷이 함으로써 시국인식을 고취하고 황군을 격려한다'는 취지로 만든 <가는 비>, <서울>, <전송>, <후지산을 바라보며>을 직접 작곡하고 일본제국주의 찬양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기획하였던 현제명이 작곡한 노래를 교가로 채택하여 현재까지 학생들에게 부르게 하는 학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서울대학교 음대 초대 학장을 지낸 그의 동상이 지금도 국립서울대교의 교정에 세워져 있을 뿐 아니라 서울대, 명지대, 인하대, 경북대, 전남대 등 전국의 유명 대학들이 그가 작곡한 노래를 교가로 지금도 부르고 있다.’
‘명지중고(이희승 작사-현제명 작곡’), 남강고(이희승 작사-김동진 작곡), 서강대(이희승 작사-안익태 작곡) 등의 학교는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이희승 선생이 가 가사를 짓고 친일음악가인 현제명, 김동진, 안익태 등이 곡을 붙인 노래를 지금도 학생들이 교가로 부르고 있고, 공립학교인 성동고 역시 독립운동가인 정인보 선생이 지은 가사에 친일파인 김성태가 곡을 붙인 노래를 교가로 부르고 있다..... ‘독립운동가가 작곡하고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은 알기나 할까?
최근 광주교육청을 시작으로 하여 충남, 충북, 경남 등의 교육청에서부터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지은 교가를 확인하여 이를 교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늦기는 하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스스로 명문학교니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에서 친일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와함께 학교 안에 남이 있는 불량선인을 색출하기 위한 교실첩자인 주번제도며 순서나 방위를 나타내는 교명(校名), 황국신민 정신을 주입하기 위해 시행하던 애국조례며 학교장 훈화, 일본식 군국주의 교육의 잔재인 ‘차렷, 경례’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사전에 찾아도 없는 학교장의 ‘회고사(回顧辭)’나 ‘훈화(訓話)’, 학년말 평가를 뜻하는 ‘사정회(査定會)’ 등도 일본식 조어가 남아 있는 학교에 어떻게 나라사랑과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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