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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육칼럼

교육하는 학교를 찾아서....

by 참교육 201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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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교사마다 대학 이야기 뿐, 이게 고등학교인가요?' 광주 K 여고에 다니는 L양(17)의 얘기다. 청소년신문 바이러스 기자가 만난 L양은 담임선생님이 상담을 하자면서 ‘서울권 대학은 가야 하지 않겠니?’라며 입학한 지 이제 1주일 된 학생에게 부담을 줘 짜증난다고 했다.

신입 고등학생에게 11시 반까지 자습을 할 것을 강요하고, ‘대학 아닌 것에 관심 두지 말고’ 오직 ‘빡세게 입시 공부해라’라는 식으로 ‘세뇌’를 시키고 ‘왜 꿈이 없느냐?’라고 부담을 준다고 불평을 털어 놓았다.<청소년 바이러스' 기사 참고> 

학교는 정말 교육을 하고 있을까? 지난 11일 대학교문에 ‘자발적 퇴교선언문’이라는 대자보를 학교를 떠난 김예슬씨는 ‘25년 동안 경주마처럼 길고 긴 트랙을.. 경주마로 질주하면서 친구들을 제치고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명문대 입학'을 입학했지만 ’취업이라는 관문 자격증이라는 관문 앞에 끝없는 벽을 만난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을 용서받고,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만을 키우며 값비싼 상품으로 가공해 온...’ 자신을 발견하고 ‘쓸모없는 상품’이 되기를 거부하고 학교를 떠난다.
'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된 대학. 대학의 하청업체가 되어,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2년간 규격화된 인간제품을 만드는 국가.....

김예슬씨의 인간선언 앞에 우리 모두는 얼굴을 들 수 없다. 이땅의 교사들, 교육관료들, 그리고 대학교수님들, 김예슬씨의 인간선언 앞에 무슨 변명이라도 해야 할 텐데 입은 있어도 말문을 닫고 있다. 이 땅의 교육자들에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학교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

학교에는 교육이 없다고 한다.교육은 없고 이겨야 산다는 경쟁만 있는 학교. 무너진 학교를 살리자.
교육을 하는 학교를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게 경남 마산에 세운 기숙형 대안학교, 태봉고등학교다. 흔히들 대안학교하면 문제아를 모아 두는 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아이를 사람답게 키워보겠다는 부모들. '내가 통제와 단속의 대상으로 입시지옥의 포로가 되기 싫다'며 모여든 45명의 학생들이 모인 학교. 그곳이 태봉고등학교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기숙형 공립
대안고등학교인 태봉교등학교란 어떤 곳일까?

"대학을 가야 하는데 수업시간에
공부도 하지 않고 불안해요."
어떤 학생과 상담을 하다 나온 얘기다. 제도교육이 만든 FM학생이 눈물을 흐리며 안타까워 하는 말이다. 
그렇다.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말하면 공부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을 배우는지 카메라가 잡은 태봉학교의 모습을 살펴보자.   

<태봉고등학교 전경>


<
"토끼를 깨워서 함께가는 거북이가 되어야 합니다." 교문 입구에 걸려 있는 로고 포스트다. '이겨야 산다'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학교. 그런 학교가 가능하기나 할까? 언론의 시선은 회의반 호기심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은 여태전 교장선생님이 신입생에게 꽃을 전해주고 있다. 그런데 학생의 머리
색깔이 그게 뭐야? 불량학생 아야? 보통학교에서는 말도 안되는 얘기다. 교복도 없고 머리에 염색을 하고 귀거리에 약간의 화장을 한 아이들도 눈에 띤다.

'학생답다는 게 뭘까? 외모? 외모가
기준이 되면 내면의 '학생다움'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교육이란 학생의 외모로 인간을 판단하고 진단하는 곳이 아니다. '가치 내면화'를 통한 변화를 추구 하는 곳. 그게 학교여야 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머리에 염색을 한 이 학생은 문제아가 아니라 재주꾼이다.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은 수준급이고 상냥하고 인사성이 있고 매사에 적극적이다. 

 인문계나 실업계 학교에 입학했으면 입학허가도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색깔로 문제아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이 학생은 문제를 일으키기는녕 모범생이다.

1학년 담임 선생님 왈 "야 너희들에게는 자유가 있다. 그런데 기껏 그 정도 뿐이야?"
머리에 염식을 하고 고무줄로 머리를 묶어 꽁지머리를 하고.. 그런 모습을 보고 한 말이다.
쥐꼬리만한 자유를 누릴 자유도 허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자유를 가르치겠냐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는 게 자신의 몸을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자유인데 그걸 못 봐주는 학교다. 그런 학교에서 과연 자유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가?


<학생들의 복장은 자유다. 복장뿐만  아니다. 교칙도 없다. 아니 학생들을 옭아매고 있는 규정따위는 아예 없다. 그렇다고 교육이 안 될까? 이 학교 학생부장선생님 말처럼 '우리학교교칙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모든 문제를 푼다. 그렇다. 교육을 규제와 단속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거다.

감시와 단속이란 학생을 범죄 예비생으로 보는 학생관이다. 사랑으로 키우는 교육. 그래서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학교 24명 선생님들의 결의다.>

<사진 설 명 : 입학식에 참여한 학생들.. 입학식이 뭐이래?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나이많은 학생은 누구지? 이날은 모두가 학생이다. 학부모도 선생님도 학생도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있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하)>

<'함께가자 우리' 아직교가가 없어서일까? 함께가자 우리가 교가 대신불리워졌지만 그게 교가가 됐으면 좋겠다는 게 사진기자만의 생각일까?>


<교장선생님도 학생들과 똑같이 
마루바닥에 앉았다. 식구 총회다.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다. 그것도 간접민주주의가 아니라 직접민주주의를 말이다. 루소는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국민은 투표할 때만 자유롭다. 투표가 끝나면 다시 노예로 돌아간다." 고 했다. 간접민주주의의 허구성을 지적한 말이다.

전통적인 학교에서 '학급회의'시간이란 학습부, 생활부, 체육부...로 나누고 회의도 한다. 그런데 정작 이들이 결정하면 학생지도부에서 아니 교장선생님의 일언지하에 잘리기 일쑤다. 생활기록부를 기록하기 위한 요식적인 민주주의 그런 시간에 민주주의를 배우는 학생이 몇명이나 될까?

식구총회에는 무슨 얘기든지 못할 말이 없다. 교장선생님이나 선생님, 학생들도 똑같은 말언권에.. 애로사항 건의 사항도 있지만 학교생황에서 학생들의 잘못된점, 고쳐야할 얘기도 거침없이 나온다.여기서 결정되면 교장선생님도 거부할 수 없다. 직접민주주의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자유와 권리와 책임과 의무.... 민주주의는 그렇게 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한표. 다수결의 원리를 배우고....> 

<선생님들이 얼굴을 맞대고 앉아 교육계획을 짜고 있다. '칼 퇴근'이라는 말이 있다. 퇴근준비를 해뒀다가 5시가 '땡'하면 총알같이 교문을 빠져 나가는 선생님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7시부터 회의다.

공립학교선생님들이 왜 퇴근도 않고...? 그렇게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40년 가까이 교직생활을 해 온 나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 열정? 입시위주 교육에 신물이 난 학생들이 모였으니 '입시위주의 교육. 규제와 단속으로 길들이는 그런 통제는 교육이 안다'라고 판단한 선생님들... 몸은 고단하고 힘들어도 교육자로서 포기할 수 없는 길.... 사랑과 신념으로 무장(?)한 이 학교 선생님들을 보면 고개가 숙여진다. 회의 중 교장선생님은 차를 끓여 선생님들에게 나눠주고...> 


<'눈이 오면 누구나 아이가 된다.' 때 아닌 눈이 오자 선생님과 아니들이 함께 어울려 신나는 한 때를 즐기고 있다.  
<즐거운 식사시간. 기숙형인 이 학교에는 하루 세끼를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친환경으로 제공되는 식단은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는 당분간 힘들겠지만 잠을 제 시간에 자는 일, 밥을 제 때 먹는 일.... 그걸 배우는 것이다. 
온갖 방부제며 농약,
식품첨가물, 색소로 뒤벅벅이 된 식단이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식단 교육.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지식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밤늦게까지 학운에서 혹은 컴퓨터에 빠져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집. 그러나 기숙형에는 그런 걱정이 없다. 사감선생님과 함께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고....

밥맞이 없을리 없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체화하는 것.... 

잠도 들 깬 눈으로 등교해 일교시가 끝나기 바쁘게 매점으로 달려가 컵라면으로 혹은 우유와 빵으로 아침을 떼우는 아이들에 비하면 여기는 교육하는 학교다.



<학원이 없다. 아니 갈 수 있어도 학교에서 허용하지도 않는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이렇게 자율적으로 앉아서 공부한다.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 인문계 학교에서도 선택과목이 개설되지 않을 경우 혼자서 공부한다. 

내가 수능에서 경제를 선택할 경우 학교에서 경제과목이 개설되지 않으면 정치시간이나 지리 시간에 혼자서 공부를 한다. 사실 공부는 혼자서할 수 있다.

도움을 주면 능률이 오른다. 맞다. 학원이나 선생님이 도와주면.... 그런 방법이 없다고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다. EBS강의가 좋은 예다. 

컴퓨터를 통한 EBS 시청. 아직 학교는 그걸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까지... 
오래 참고 견디며 아이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필요를 절감할 때까지 선생님들은 인내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시간이다. 이름하여 인턴십을 통한 학습. 학교 바깥의 세계로 눈을 돌린 인턴십을 통한 프로젝트학습을 일컫는 말로 학생들 개개인의 관심에서 출발하여 이뤄지는 자기 주도형 학습, 맞춤형 학습이다. 목적도 없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배우는 공부. 목적이 대학입시면 그런 지식이란 대학을 입학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나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해서 배우는 지식은 그렇지 않다. 내가 좋아는 건 무엇인가? 나는 무슨직업을 가지고 자아실현을 할 것인가? 그기서 출발한다. 그것도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것이다. 
아이들과 진로 희망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넌 커서 뭐될래?" 할머니가 물으면 "대통령!"하고 답하면 오냐, 내새끼. 그래 대통령이 돼야지"  수준이다.

 인문과목과 자연과목에 대한 이해조차 없다. '자연의 법칙성을 찾아 내는 과목이 자연과목이고, 사회의 법칙성을 찾는 게 인문과목'이라고 얘기해 준 뒤에야 과목선택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조금씩 직업과 진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찾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3.15가 뭐예요? 고등학생들에게 3.15는 관심밖이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 그런걸 알아서 뭘해!" 공부밖에 모르는 아이들의 시각은 그렇다. 태봉고등학교는 그게 아니다. 역사를 모르고 현실을 산다는 것은 나밖에 모르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가 될 뿐이다.

'역사의식'이란 부채의식이다. 부모에 대해, 선생님에 대해, 선배들 그리고 선열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그분들이 없었다면 나의 오늘이 없다. '돈이 답이다. 돈만 있으면...' 이런 인간에게 역사란 쓰레기일뿐이다. 프랑스에는 버스나 기차 안에서 노인들이 타면 젊은이들이 서로 일어나 앉게 한다고 한다. '그분들이 아니면 오늘의 우리가 이런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 하는 역사의식 때문이란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대접받겠다는 노인들도 문제지만 역사의식이 없는 젊은이도 문제다. 

태봉고등학교는 역사를 가르친다. 그것도 현장에서... 마산에 살면서 3.15를 모른다? 3.15가 없었으면 4.19도 민주주의도 없다. 억압과 굴종에 침묵하는 사람은 민주주의를 향유할 자격이 없다.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 그게 3.15정신이다. 마산에는 3.15정신이 있는가? 천만에...! 감자바위가 된 마산(도지사도 도의회도 시장도 군수도 시의회도 군의회도 한나라당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 3.15 기념사업회는 민주주의가 있는가? 3.15 기념사업회 지도부는 과연 3.15정신과 코드가 맞는가? 마산에서 민주주의를 말하지 말라! 마산의 민주주의는 죽은지 이미 오래다.

3.15 아트센터 '3월이 오면..'이라는 뮤직컬 공연을 보러 입장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 그리고 '3월이 오면' 뮤직컬의 한 장면.


<청소하는 교장선생님. 이학교에는 교무실, 교장실 청소당법이 없다. 교장실은 교장선생님이 교
무실은 선생님들이 청소를 한다. 일반 학교에는 '벌 청소' 라는 게 있다. 학생들이 교칙을 어겼거나 반성이 필요할 때 주는 벌이다. 참으로 반교육적인 교육이다.

'노동은 무식하고 못 배운 사람들
하는 일이다?' 그럴까? 노동하는 사람이 없으면 무얼 먹고 뭘 입지? 노동을 천시하는 생각을 선입견을 갖도록 한다는 게 교육이 아닌데도 말이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그것을 교사들이 실천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봉사하는 정신. 그것은 오
지선다형의 문제풀이로 체화될 수 없다. 태봉고등학교는 한달에 한 번 토요일에는 4시간을 봉사활동을 통한 현장학습(봉사활동)을 한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우리 사회는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게 선'이라는 막가피식 자본주의 사고에서 벗어난 '더불어 사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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