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란 무엇인가? ‘학교민주주의의 불한당들(실림터)’을 쓴 정은균선생님의 눈에 비친 교육이란 분노요, 사랑이요, 정의다, 시리도록 아픈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책. 위선과 이데올로기의 가면을 벗겨내지 않고서는 타협할 수 없는 분노가 있었기에 태어날 수 있었던 책. 원론만 있고 현실을 무시한 그 똑똑하고 잘난 교육학자들이 만든 이론을 현장의 경험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부정한 용기가 이런책으로 탄생케 했던게 아닐까?
똑같은 교육을 놓고도 보는 사람들의 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은 오늘날의 교육을 무지를 일깨우는 도구로, 어떤 이들의 눈에는 계급상승을 위한 수단으로, 또 어떤 이들의 눈에는 교육을 지배이데올로기의 수단으로 본다. 그런데 왜 정은균선생님의 눈에는 교육이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한당으로 비치었을까? 그는 우리교육이 안고 있는 현실의 구조적인 모순을 두고 교육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이데올로기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이런 모순을 풀어내지 못하고 타협하는 위선을 처절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풀어낸 작품이 이런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의 공교육이 길러내는 권위 맹종형 인간상이 바람직한 민주시민상과 얼마나 거리가 먼지를 고발하는.... 한국의 교육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만큼 비판적 사회과학의 정수를 통섭하고 솜씨 좋게 버무려 내놓은 책을 나는 보지 못했다. 정은균선생님의 첫 번째 냈던 책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살림터)’를 전 서울시교육감 곽노현 징검다리공동체 이사장님의 추천사다. 아마 정은균의 이번 책 이번 ‘학교민주주의의 불한당들(실림터)’의 추천사를 그에게 다시 쓰라고 했다면 같은 평가가 나오지 않았을까?
책 한권을 쓰는데 이런 정성을 쏟아 붓다니... 학위 논문도 아닌데 이 정도로 정성과 객관적인 자료를 인용하여 책을 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정은균선생님은 이 책 ‘학교민주주의의 불한당들(실림터)’를 쓰기 위해 ‘참고한 책과 글’이 무려 66권이나 된다. 그는 지난번 책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도 40년 교직생활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성찰하게 만든 책. 나는 그 책으로 그 나이에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다시 뒤돌아 볼 수 있었다.
“선택에는 한계가 있다. 먼저 구조적인 것, 선택의 전제와 결과로 상정되는 아름다운 말들이 있다. 다양성, 효율성, 자유 따위다. 선택 시스템 아래 살아 가는 모든 사람이 그런 말들의 실제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의 선택치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정의 선택범위가 넓다. 정치 사회적으로 특별한 부류에 속하는 가정은 그들의 부와 권세에 힘입어 집중적인 ‘역선택’의 대상이 된다.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학생을 선택한다. 학교가 부유하고 권세 있는 가정을 ‘고객’으로 모셔온다”
저자 정은균은 ‘모든 선택은 합리적이다 : 선택권 담론’에서 이렇게 분석한다. 모든 교육자들을 신자유주의의 늪에 몰아넣고 오직 선택을 강요하는 거대한 이데올로기는 정은균은 단연코 거절한다. 시합전에 승패가 결정난 결과가 뻔한 기만이라는 이유다. 부모의 눈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모순을 녹여내는 이데올로로기의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타협하고 매몰된다. 결국 물귀신처럼 함께 매몰될 결과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공범자기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을 정당화시키려는 정책과 제도. 국가주의 교육정책, 교원평가제도, 성과급제도, 교원승진제도...의 모순에 대해 신랄하게 분석하고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안 없는 공허한 비판이 아니라 스스로 불소시게가 되어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한다. ‘학교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게으른 교사가 되고 싶다. 학교의 민주주의 지수, 교사의정치적 중립성과 정치적 자유권..으로 우리 자신과 현실을 통찰하고 분석하는 예리함과 교육기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의 교육을 살려내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기도 한다.
‘9살짜리 사회운동가, 협력이 경쟁보다 우월하다. 교사평가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학교 시험과 고사의 정치학, 핀란드 30년 교육개혁에서 배우는 교훈...에서 그는 결코 무너진 우리교육을 좌절하거나 방관할 수 없다는 다부진 결의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학교민주주의의 불한당들(실림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학교에 정은균 같은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신다는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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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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