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라고 했던가? 운동경기든 패권다툼이든 패색이 짙으면 솔직하게 시인하고 깨끗이 승복하는게 세상사의 도리다. 그런데 뭔가 돌아가는 낌새가 이상하다. 그가 불러 쓰던 가신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그를 위해 입 안에 혀처럼 굴던 찌라시들도 돌아선지 오래다. 특히 미국이 조기 대선 전에 사드를 한밤중에 도둑처럼 들여오는 걸 보면 탄핵 인용이 기정사실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측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일보>
그런데 뭔가 낌새가 수상하다. 머리가 나빠서 판단이 안 되는 걸까? 아니면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걸까? 어제 헌법재판소는 내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하기로 발표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대리인단을 통해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헌재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박근혜대통령은 선고 이전에 기자회견이나 자신의 입장을 밝힐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자기네들이 건국대통령이라고 우기는 이승만도 4.19로 민심이 돌아선걸 알자 한밤중에 하와이로 야반도주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박근혜는 왜 그럴까? 어디에 믿는 구석이 있기에 누가 봐도 승패가 결정난 게임을 보고도 저렇게 태연하게 버티는 것일까? 대통령 병에 걸린 환자들조차 나라걱정보다 집권의 망상에 한 표라도 더 얻겠다고 동분서주하고 다니는걸 보면 탄핵인용을 기정사실로 믿고 있다. 정말 그들은 박근혜가 페어플레이로 깨끗이 승복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고 물러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사실 처음 촛불집회가 열릴 때만해도 그랬다. 그의 지난 국정농단 행보로 보아 탄기국의 주장처럼 계엄령을 선포하고 제 3의 쿠데타라도 벌이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19차례 촛불집회의 민심이 끌고 온 탄핵정국. 이제 우여곡절 끝에 이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국정농단세력들의 노골적인 수사방해며 청와대가 나서서 촛불반대집회까지 사주하는가 하면 김진태, 김평우를 비롯한 극우세력의 선동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것은 우리국민들의 성숙한 민주의식의 덕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뭔가 낌새가 수상하지 않은가? 지지율 5%의 대통령, 1500만 명이 촛불을 들고 하야를 외치고 있지만 그는 뭘 믿고 저리도 당당할까? 실제로 우리헌법 제113조1항은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재판관은 현재 8명이다.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박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반면 8명 중 3명 이상 기각 의견을 내면 박 대통령은 현직에 복귀하게 된다. 헌재재판관의 성향은 강일원·김이수·이정미 재판관 정도가 중도 내지는 진보 쪽에 가깝고, 나머지 6명(김창종·박한철·서기석·안창호·이진성·조용호)은 보수 성향이 짙다. 박근혜대통령 쪽은 헌재 재판관의 성향을 믿고 기각 혹은 각하 쪽으로 판결 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까?
탄핵이 인용되면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박근혜 자신이 더 잘 안다. 그가 탄핵인용으로 쫓겨나기보다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고 스스로 사퇴를 한다면 탄핵은 기각되고 박근혜는 전직대통령으로서 연금과 예우를 받게 된다. 물론 사퇴를 한다고 실정법의 범법사실조차 용서 받는건 아니다. 그러나 돈을 받고 동원된 탄기국집회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를 동정해 선처를 바라는 사람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내일 그는 스스로 파 놓은 무덤으로 들어갈 차례만 남아 있다.
법의 목적은 정의다. 법리야 헌법재판관의 판단에 따라 해석할 일이지만 만약 1500만 촛불의 뜻에 역행하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그가 어떻게 남은 임기를 채울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아무리 유체이탈 화법의 장본이라도 실정법을 어긴 범법자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는가? 그에게 양심을 기대하는 것조차 무리겠지만 제발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를 엉뚱한 망상을 버리고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를 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헌법재판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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