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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가난이 죄가 되는 세상에 산다는 것은...(1)

by 참교육 201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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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H대 여대생 이모씨는 "키는 경쟁력이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던 일이 있다. 방송용어로는 적정치 못할지 몰라도 현실은 그 말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가난하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젊은 시절 교단에서 수업 중 학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경험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사진 : 제119주년 세계노동절 민주노총 자료실에서>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법을 지키면서 청렴하게 살면 부자가 될 수 없을까?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볼 때마다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우리나라 지도층인사들의 도덕 불감증이 한계를 넘었다는 생각은 나만의 안타까움은 아닐 것이다. 대통령이 그렇고 국무총리며 장관후보 경제인 심지어 지역 단체장들도 예외가 아니다. ‘탈세며 위장전입, 병역 면제, 논문 표절 등...’ 하나같이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우리나라에는 인물이 저렇게도 없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정직하게 사는 사람만 바보지...’라는 허탈감과 분노를 터뜨리곤 한다. 정치인들만 그럴까? 며칠 전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내세우던 이명박정부는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의 형이 확정된 중범죄인 이건희 전 삼성그룹회장"을 특별 사면해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자본주의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난 키가 작다는 것은 ‘패배자’가 되듯이 자본주의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불편이 아니라 ‘부끄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 어떤 방송국에서 티코를 타고 호텔에 갔을 때와 벤츠나 에쿠스를 타고 호텔 앞에 갔을 때 안내 하는 이의 태도가 티코 운전자는 티코 대접을 벤츠나 에쿠스 운전자는 벤츠나 에쿠스 대접을 한다는 내용을 보도 한 적이 있었다.

가난하게 산다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만으로 버틸 수 있을까?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같이 살면서 사회가 만든 가치관, 관습이나 풍토를 무시하고 살아가기는 어려운 것이다. 상업 TV 방송 광고에 ‘상류사회’의 주거취향과 소비욕구를 담아 “백만 명 중의 하나를 위하여 지었다’ 느니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제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세상이 됐다.

가난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는 부자가 되는 과정 따위는 문제조차 되지 않는다. 식민지시대 민족을 배신한 변절자였거나 국민의 권리를 도둑질한 역적이었거나 탈세며 위장전입이며 병역 면제, 논문 표절 같은 건 더더욱 문제가 될 리 없다. 비록 가난하더라도 신의를 지키며 살아 온 가정에서 자란 자녀라는 긍지나 자존심 따위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정의롭다거나 신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거나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아는 용기 따위는 ‘부자’ 앞에 초라하기 그지없다.

과정이 무시되고 결과만 인정받는 사회는 힘이 지배하는 막가파 사회다. 승자가 선(善)이 되는 세상에서는 법이며 원칙이며 도덕 윤리 따위는 들키면 죄가 되거나 부끄러울 뿐이다. 한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면서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 이 땅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 예수의 꿈이요 기독교인의 꿈이다)이 저희 것이오.’라는 성경 구절은 우리와 상관없는 말일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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