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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

세상을 보는 안목없이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by 참교육 2015.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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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3년 3월 1일에  썼던  글입니다. 경기도에서는 ▲초등학교 3~4학년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의  4종을 발간 철학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선택과목이기는 하지만  철학을 배운다는 것은 나를 찾는 과정이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안내 받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국영수보다 철학을 더 중요한 교과목으로 생각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척학을 가르치지 않을까?  그 해답은 역대정권의 정체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친일의 과거가 부끄러운 기득권 세력들은 자신의 과거가 2세 국민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운 것입니다. 2세 국민들이 세상을 보는 안목, 비판의식, 민주의식을 가진 국민이 되는 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지식은 가르쳐도 척학을 가르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경기도 교육청이 개발한 철학 교과서>


경기도 교육청 산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비록 정규과과시간은 아니더라도 교과 시간에 연계하거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또 '민주시민' 선택과목을 개설해 척학 교과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교철학교과서에는 나는 찾아가는 과정, 인권, 노동, 평등, 다양성, 평화, 연대, 환경, 민주주의, 미디어, 선거, 참여 등 주요 사회이슈를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철학교과서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총파업, 공기업 민영화, 사회에 대한 국가의 책임 범위,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 등 사회에서 실제로 논의되는 현안을 학생들이 균형잡힌 시각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돈은 어떻게 써야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결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지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국어, 영어, 수학에 그리고 윤리에 대한 지식이 많아도 그 지식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른 인격자가 되 수 있습니다. 이성이 아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정치계를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최고의 학벌과 스팩을 쌓은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살아온 삶을 보면 부끄러운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내가 너보다 몇가지 지식을 더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게 사람답게 사는 길인가를 가르치는 교육, 행복하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경기도 도교육청은 중학교 철학교과서 '더불어 나누는 철학'을 비롯해 중학교 음악, 고등학교 수학 Ⅰ·Ⅱ, 철학, 음악과 생활, 실용경제 등 국가고시 및 도교육청 선택과목의 창의지성 교과서 7종을 개발보급한 바 있습니다. 혁신학교도 중요하고 학부모교육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삶을 안내하는 학교교육이 더 중요합니다. 아래 글은 2003년에 썼던 글입니다. 아직도 학교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철학을  가르치지  않으면...



점수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는 마감해야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아름다움이다, 철저하게 주관적으로!' 


나는 잘 꾸며진 공원이나 분재를 보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자그마한 화분에 심어져 얼마나 고생을 시켰으면 저런 고목의 모양이 됐을까? '맘대로 자라게 뒀더라면 저렇게 자랄 리 없지'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고는 실소를 한다. 

사실 분재란 가꾸는 사람의 의도대로 자라도록 하기 위해 나무들이 심한 몸살을 앓아야 한다. 굵은 철사로 비틀린 흔적에서도 고통을 확인할 수 있다. 나무들이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나무의 뜻과 다르게 인고의 세월을 보낸 셈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이기에 분재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분재를 가꾸는 사람이나 정원사처럼 내 생각대로 아이들을 자라기를 강제한 일은 없었을까? 나의 기준에서 또는 가치관에서 아이들을 강제로 휘고 굽히고 한 일은 없을까? "국어와 영어와 수학을 잘 해야해!" 

아이는 시를 쓰고 싶은데 "국,영,수는 현실이야!" 수많은 교육자와 부모들은 분재사처럼 아이들이 마음대로 자라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일류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사람대접 받고 살수 없어!" 여덟 시간 정도는 자고 싶은데, "3시간만 자야 돼!" 다그치고 또 다그친다. 

"내가 못다 푼 한을 너는 반드시 해 대신 해 줘야 한다! 돈 따위는 문제가 아니야! 너만 일류대학에 갈 수 있다면..." 파출부로 나가서라도 과외비를 마련하겠다는 어머니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나무를 괴롭히는 정원사를 닮지는 않았을까?

"이건 검은 색이고 이건 흰색이야!, 검은 색 아닌 건 다 흰색이야!, 5·16은 쿠데타가 아니고 혁명이야! 교과서에 있잖아, 선생님이 맞다면 맞는 줄 알아!" 

국정이라는 교과서를 만들고 그 책에 담긴 지식이 더 권위적이고 가치 있다고 가르치고 외우게 해 왔다.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시도 읽고 싶은데... 사랑에 대해, 그리고 이성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데, 그런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따위는 알아서 뭘 해! 공부나 해 공부나!" 왜 수학공식까지 외워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1등을 향해 뒤돌아보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무조건 시험을 잘 쳐서 1등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외우는데 익숙해져 갔다. 지면 죽는다. 경쟁사회니까, 당연히 경쟁에서 이겨야지. 패배는 죽음이라는 것이 사회적 가치로 인식하는데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학교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하지 왜 말이 많아? 말이 많으면 빨갱이야!"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 군사독재와 그 아류들이 장학한 사회는 군사문화가 표준문화가 된다. 살아남기 위해 높은 사람이 돼야 하고,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 굴종과 침묵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아는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경기도에서 배우는 철학교과서 목록>


드라마의 배역과 실재인물이 구별되지 않는 시청자의 수준처럼 헌법에 선언적으로 보장된 평등사회가 실질적인 평등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고 있다. 평등이라는 것, 자유라는 것. 그것이 나에게 주어져 있다고 믿는 관념으로 계급사회가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사회에서는 교감선생님은 평교사보다 높은 사람이고 교장선생님은 교감선생님보다 높은 사람이다. 공과 사가 구별되지 않는 사회에는 사회적 지위가 곧 개인의 신분이 된다. 불의한 세력이 교육권을 장악하면 선언적으로 명시한 관념을 내면화시키기 위해 교육이 본질적 기능을 불가능하게 한다.

언술적인 평등사회에서 교육은 자아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아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진실한 사랑에 대한 명확한 개념조차 정의할 필요가 없다. 후진성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사람이 교육권을 장악할 때 철학교육은 외면 당할 수밖에 없다. 

친일세력들이 장악한 정권은 식민지시대의 가해자 청산을 하면 자신의 존립기반이 무너진다. 민족을 배신했던 조선일보과 동아일보가 그렇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청산을 하면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장학한 해방정국에서는 자기부정인 식민지잔재가 청산될 리 없다. 

재벌이 주인인 나라에서 또 상업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검소한 생활을 강조할 리 없다. 이윤이 선이 되는 사회, 힘의 논리가 정당화되는 사회에서 합리성을 강조하면 재벌이 피해자가 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사회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철학을 가르쳐야 한다. 철학교육을 거부하는 정권은 부정과 비리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불의한 정권이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제가 방송에 출연했던 원고, 경남도민일보 사설이나 칼럼, 대학학보사, 일간지, 우리교육, 역사교과, 국어교과모임, 우리교육,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3년 03월 01일 (바로가기▶)'철학을 가르치지 않으면'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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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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