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부모’를 아십니까?

 

마치 헬리콥터처럼 자녀의 주변을 맴돌며 끊임없이 간섭하고, 지시하고, 자녀가 원하기도 전에 미리 채워주는 부모를 일컬어 ‘헬리콥터 부모’라고 합니다. 아이를 때어 내야할 시기에 그러지 못하고 언제나 옆을 지키며 아이들이 무언가를 하고 싶다 말하기도 전에 제공해 주고 또 무언과 먹고 싶다 생각하기도 전에 입에 물려줍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저하 시키고 끊임없이 간섭하고 지시하는 부모를 일컬어 헬리콥터 부모라고 합니다.

 

 

혹시 이글을 일고 있는 분 중에는 이런 부모는 없을까요?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자연을 잃어버리고 놀이도 잃어버리고 아이다움도 잃어버리고 몸과 마음과 영혼이 병든 ‘양계닭’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너무나 일반화된 플라스틱 장남감과 교육용이라는 미명하에 제공되는 각종 교재 교구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병들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본문 중에서)

 

허은미선생님이 쓴 ‘우리아이 좋은 유치원 찾기’에 소개된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책에 나오는 글입니다. 어린이를 키우는 집에 가보면 장난감 가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없는 게 없습니다. 수백만원씩 하는 고가의 장남감이 있는가 하면 레고, 드레곤 볼, 공룡을 비롯해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며 이름도 생소한 온갖 낯선 장난감들이 방에 한 가득입니다.

 

마산 YMCA 어린이 유치원에서 10년간 세상과 소통하고 좋은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살아 온 ‘우리아이 좋은 유치원 찾기’ 작가 허은미선생님은 말합니다.

 

아이들은 자연에서 뛰어 놀며 자연스럽게 배워야 합니다. 이 시기 만큼은 꼭 그래야 합니다. 자연에서, 자연이 주는 섭리와 교훈을 알아가야 합니다. 지식공부가 아닌 마음공부로 마음속의 그릇을 크게 해 주어야 합니다. 나무와 풀, 산과 들, 하늘과 별과 달, 꽃과 작은 생명들까지 자연에는 삼라만상의 학습재료가 가득합니다. 함께 부대끼며 사계절을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바라보며 자연이 가르쳐 주는 가르침을 매워야 합니다. 배운지도 모르게 배우는 교육이 최고랍니다. (본문 중에서)

 

 

서너 살이 되기 바쁘게 유치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원정출산에 기저귀를 찬 아이에게 영어를 잘 하기 위해 혓바닥수술을 하고, 채 걸음마도 하기 전에 어린이 집으로 내 몰리고... ‘지면 안 돼!’ ‘너만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해!’하며 없는 것 없이 해달라는 대로, 아쉬운 것 없이 자라는 아이들... 아침마다 아파트 출입구에는 엄마의 손을 잡은 아이들이 학원차를 기다리는 모습을 이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있습니다.

 

유치원에 보내지 않으면 놀 친구가 없는 아이들... 학교를 마치고 아파트 놀이마당에서라도 뛰어 놀아야 할 텐데 아이들은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놀 친구가 없습니다. 하루에 두서너 곳에 많게는 5~6곳의 학원으로 다니며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일등을 해야 해!... 영재학교로 자사고로 특목고에 가야 해!’라며 등 떠밀어 학원으로, 학원으로 내 모는 엄마의 등살에 아이들은 쉴 틈이 없습니다.

 

허은미선생님이 쓴 ‘우리아이 맞춤 유치원 찾기를 보면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밥이니 밥을 안 먹으면 살 수 없듯이 아이들은 놀이를 해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놀아야 사회성도 발달하고 상상력, 인내력, 집중력, 협동심, 상황 판단력, 논리력 등 부모가 바라는 여러 배움이 생긴다‘는 놀이 운동가 편해문선생님의 주장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어떨까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놀면 불안합니다. ‘공부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게 우리나라 부모들입니다. 친구들은 ‘영어 학원’에 다니는데... 논술학원, 미술학원, 피아노 학원을 다닌다는데, 수학선행학습도 하고 논술공부도 해야 하고, 태권도도 가르치고, 한자도 가르쳐야 한다며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어린이들은 과연 행복할까요? 학원으로 가는 게 아이들이 가고 싶고, 배우고 싶어 가는 것일까요? 엄마들의 성화에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지치고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아이들, 어떤 유치원에 보내세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나이가 된 부모들은 한두 번쯤 고민을 하지 않는 부모가 없습니다. ‘어떤 유치원이 좋은 유치원인지를....’

 

시설이 좋고 원비를 많이 내는 유치원일까요? 아니면 ‘부모에게 잘하는 유치원일까요?’

 

‘요즘 유치원에는 재롱잔치며 공개수업이며 갖가지 행사들이 많습니다. 재롱잔치야 일 년에 한번 뿐이더라도 공개수업은 종류도 많습니다. 영어마을, 미술작품 전시회, 부모 참여수업, 운동회, 사랑의 바자회 등 보통 적게는 한 학기에 2~3개, 많게는 5~6개나 되는 행상들이 있습니다. 거기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견학도 가고 수영수업도 하고 농산물 체험 캠프와 사계절 캠프에도 가는 등 야외수업도 많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아직도 코흘리갠데, 유치원 행사에 나가 자기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부몬들 대견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행사를 치르기 위해 아이들이 정말 교육적인 과정을 밟고 있다고 생각해 본 부모들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한다고 믿을 수 있을까요? 출연을 위해 대기실에서 긴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 그렇게 잘 해내기 위해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을 지에 대해 생각해 본 무모들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입이 떡 벌어지게 멋진 작품에 붙여진 자기 아이 이름을 보고 감탄을 하기 전, 저 작품이 정말 우리아이가 그린 그림이 맞는지.. 창의력을 망가뜨린 건 아닌지 생각해 본 학부모들은 또 얼마나 될까요? 보여주기 위해... 학부모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연출한 전시회나 수업, 이런 게 정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본 학부모들은 얼마나 될까요?

 

 

아이들은 부모의 분신이기 전에 하나의 인격적인 독립체입니다. 아이의 적성이나 취미 소질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기준에서 입학도 하기 전에 온갖 학원에 보내 만능 인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옳을까요?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두뇌에서 '뇌량'이 어느 정도 자라야 좌우뇌가 통합되어 학습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곱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무리하게 문자를 익히게 되면 두뇌의 뇌세포에서 시냅스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위축되고 작아져 '싫증', '혐오',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팔랑 귀가 된 엄마 때문에 아이들의 의지와 다르게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시련을 견뎌내지 못하는 아이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못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어려움에서 보호하려다 오히려 어려움에 빠뜨리는 형국이 되고 맙니다. 어머니가 자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아이가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잘 극복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전 부모가 먼저 아이를 품안에서 떠나보내는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훨훨 날아 갈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무엇이든지 챙겨주고 밥도 떠 먹여주고 옷도 입혀주고, 용변 뒤처리까지 해주는 부모가 좋은 부모일까요? 헬리콥터 부모는 결코 아이가 완벽한 인격체로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키우지 못합니다. 부모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원고는 '맑고향기롭게'(2014. 5)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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